소율아 잘 지내고 있어?오늘 아침 마당에는 하얗게 서리가 왔어. 창문을 열어놓으니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덮친다. 이쯤 되면 겨울이 왔다고 할 수 있겠지.삼촌이 어릴 적 살던 집은 산골의 기역 자 한옥이었어. 당연히 보일러 대신 아궁이에 장작을 넣어 불을 때 온돌방을 덥히고 물도 데웠어. 그러다 보니 겨울철에 따뜻한 물이 귀해 머리를 잘 감지 못했어. 하루는 머리가 가려워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더니, 머리에 이가 생겼다는 거야. 어머니께서는 시간이 지나 쓸모가 없어진 지난달 달력 한 장을 찢어 하얀 면이 나오게 뒤집어 펼치셨어. 그 옆
동해를 따라 밋밋하게 내려달리던 해안선이 영일만을 이루면서 낚싯바늘처럼 꼬부라져 나온 곳, 우리나라 남녘땅 가운데 제일 동쪽으로 돌출한 땅끝, 한반도 남쪽에서 가장 먼저 아침 해를 맞이하는 곳이 호미곶이다.한반도를 짐승에 비유할 때 호미곶은 그 꼬리 부분에 해당한다. 일제강점기에는 비하의 뜻을 담아 ‘토끼꼬리’로 묘사했고 해방 후에도 그 표현을 한 동안 답습해왔다. 일본인 지리학자 고토 분지로(小藤文次郞, 1856~1935)는 1903년 발표한 논문 ‘조선산악론’에 조선의 형세를 두고 ‘토끼꼬리 형국론’을 펴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이탈리아는 지형이 장화와 같고 조선은 토끼가 서 있는 것과 같다. 전라도는 뒷다리에, 충청도는 앞다리에 황해도에서 평안도는 머리에, 함경도는 어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