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하네.추석 때 만난 소율이가 몰라보게 훌쩍 키가 큰 모습에 세월의 빠름도 다시 한번 느꼈어.어릴 적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추석이 참 기다려졌어. 친지들이 벌초하러 오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사촌들과 모여 재미난 장난도 치고. 골짜기 외딴 집에 살았던 삼촌은 우리 집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어.특히 숙부님은 손재주가 좋으셨는데 등유 횃불을 만들어 밤늦게까지 불을 밝혀 가재며, 물고기를 잡으셨어. 굵은 철사를 못 쓰는 천 조각과 함께 야구공처럼 둥글
소율이에게 소율아 잘 지내고 있어? 여름방학은 잘 보내고 있는지, 휴가는 잘 갔다 왔는지, 방학 생활이 궁금하구나. 요즘은 실내 수영장과 스포츠센터 실내 놀이터 등 아이들이 놀러 갈 곳이 아주 많은 것 같은데, 삼촌 어릴 때는 그런 것들이 별로 없었어.기껏 해봐야 바다나 계곡으로 놀러 가는 게 다였어. 화물차 짐칸에 솥 하나, 수박 한 덩이, 염소 한 마리 싣고 친지들과 계곡으로 떠나지. 가까운 곳으로 가기에 삼십여 분이면 도착해. 어른들이 음식 준비를 하면 아이들은 물놀이를 시작하지. 이리 첨벙 저리 첨벙 깨끗한 계곡물에서 버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