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절하게 반짝이던 손톱달이 오늘 밤엔 상현달로 변했다. 목성도 황금빛을 발한다. 까만 밤하늘을 흔드는 창밖의 바람은 어둑어둑한 공간을 마구 휘휘 저어대고 있다. 공허해 보이는 흑색의 밤바람이다. 어둑한 가로등 불빛 아래 우두커니 선 뽀얀 전봇대는 지난 자작나무숲을 오버랩한다.멀리서 바라보는 가늘게 앙상진 자작나무 붉은 빛깔 숲 머리들이 빛바람을 타며 넘실거린다. 그건 넘치는 거품 가득한 하얀 파도를 일궈내는 모습과도 흡사하게 보인다. 줄줄이 이어지는 크고 작은 흰 기다란 막대들 말이다. 그렇다. 며칠을 집안에 묶여 있었으니 가슴이
어느새 차가운 이슬이 데워지는 조금 이른 아침. 옅은 붉은빛 태양이 떠올라 있다. 머뭇거리듯 구름 가장자리로 햇빛이 새어 나온다. 저 멀리 바라본 하늘엔 먹구름 파도가 넘실대고 있다.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한 태양의 빛은 바람이 몰아 더욱 겹겹이 쌓인 검은 구름 뒤로 가려진다. 그렇다 한들 이른 아침의 체감온도는 26도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오전은 내내 흐린 날씨로 이어진다. 7월의 마지막 주 체감온도 33도. 훅훅 거칠게 몰아쉬는 숨이 이끌고 터질 듯 쿵쾅거리는 심장을 앞세워 산허리에 올랐다. 다행히 쌓이고 쌓여 자유롭게 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