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 수술을 처음 결심한 건 20대 후반의 어느 봄이었다. 근처 비뇨기과에 전화를 걸었다. “정관 수술 예약 가능한가요?” “네, 근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대뜸 나이를 묻는 상황이 이상했지만, 별생각 없이 답했다. “아… 근데 20대는 좀 곤란한데, 혹시 결혼하셨어요?” 하지 않았다고 말하니, ‘그럼 곤란하다.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일 거다’라는 답이 돌아왔다.따질 생각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정관 수술을 받는데 나이나 결혼 여부가 대체 왜 필요할까. 검색을 해보니 여러 증언이 나왔다. 어리면 안 해준다, 미혼은 안 해준다, 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