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사가 매일 아침 출근 전 자기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준다. 그런데 의사는 아이의 아버지가 아니다. 그러나 아이는 그 의사의 아들이 맞다. 어떻게 된 일일까?”내가 만난 이백여 명 남짓의 열세 살 아이들은 이 수수께끼에 금세 ‘아이가 입양아다,’ ‘의사가 새아빠다’와 같은 답을 내놓았다. 놀랍게도 의도된 정답이었던 “그 의사는 아이의 엄마이다”를 아이들이 상상해 내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의사’를 생각할 때 우리 머릿속에는 가운 입은 남성의 이미지가 디폴트 값으로 번뜩 떠오른다. 비슷하게, ‘미국인’을 생각할 때 흑인-장애
위기의 시대, 구원의 손길이 되어준 책이번이 다섯 번째 미국 방문이다. 공항에 착륙하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미국 특유의 빈틈없음에 조금은 익숙해졌다. 사람들은 무언가 명확한 목적지와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고, 그 압력을 개인이 그대로 받아내는 것이 ‘개인주의’였다. 처음 미국을 방문하였을 때의 위압감은 30대 한국인으로서는 감내하기 어려운 강도였다. 나름 작은 도시에서 전통적 문화를 접하며 살아온 나로서는 미국의 ‘거대한 파편’이 익숙하지 않고 생채기처럼 눈에 확 띄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몇 번의 방문 가운데, 소소한 합치를 경험
28일,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는 “교육부가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자기 주도성, 다양성 존중, 상호 존중, 협력, 차별과 편견 해소의 중요성 등 인권의 가치를 반영한 점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평가” 하면서도,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각계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했다.이에 앞서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마련을 위한 ‘초·중등학교 및 특수교육 교육과정 개정안’에 대해 11월 9일부터 11월 29일까지 20일간을 기간 수렴 기간을 거쳤다. 하지만 지난 11월 9일 교육
지난 12월 나사가 발사한 우주망원경이 이름 논란에 휩싸였다. 과학자들은 성소수자 탄압의 논란이 일고 있는 나사 2대 국장 제임스 웹의 이름을 우주망원경의 이름으로 정한 것에 반발하며 이름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나사(NASA)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대체할 새로운 우주망원경*에 유인 달 탐사 계획에 크게 기여했던 나사 2대 국장 제임스 웹의 이름을 붙이면서 성소수자 탄압 논란에 휩싸였다.이러한 논란은 1963년 나사의 예산 분석 담당자 노튼(Clifford J. Norton)에 대한 해고와 관련되어 있다. 노튼은 ‘라벤더 공포(Lave
4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마련하여 2022년 8월 3일 대통령에게 권고하였다”고 밝혔다.또한, “제4차 기본계획 권고에서는 향후 5년(2023년~2027년) 시급히 해결하거나 집중적으로 개선해야 할 100개의 핵심 인권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총 6개의 장으로 분류하였다”고 소개했다.인권위는 앞서 지난 7월 11일 송두환 위원장 등 10명의 인권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4차 기본계획 권고안을 의결했다.인권위가 권고한 4차 기본계획은 △모든 사람의 기본적 자유 보장, △다양한
벌레와 인간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 시즌3 에피소드 〈보이지 않는 사람들〉(원제: Men Against Fire)은 혐오와 차별이 전쟁의 재료로 어떻게 쓰이는지 잘 보여준다.주인공 스트라이프는 군인이다. 어느 날 인근 마을 식료품점에 강도가 들었는데 마을 주민들이 ‘벌레들’의 짓이라며 신고하고 스트라이프의 부대가 출동한다. 마을 사람들은 벌레들에 오염되어서 남은 식료품까지 모두 버려야 한다고 울상이다. 벌레들이 어느 쪽으로 이동했냐고 묻자 마을 외딴곳에 사는 판 하이데커라는 사람의 집 쪽으로 벌레들이 갔다고 대답한다. 판 하이데
5월 24일(화) ‘김천교육너머’와 ‘전교조김천지회’ 주최로 율곡동 주민센터에서 오찬호 작가의 강연회가 열렸다.오찬호 작가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진격의 대학’, ‘1등에게 박수치는 게 왜 놀랄 일일까’ 등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그는 또 ‘어쩌다 어른’, ‘차이 나는 클래스’, ‘세바시15’, ‘명견만리’ 등과 다양한 장소에서 우리 사회의 ‘일상 속 차별과 혐오의 씨앗들’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그 현상들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석하고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짚
소설가 정보라 작가의 작품 『저주토끼』가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지난 2016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부커상을 받으며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상이다. 정보라 작가를 지난 4월, 민주노총 경북본부 활동가대회가 열리는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만났다.투쟁하는 작가로 이미 알려져 민주노총 조끼를 입고 있어도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정보라 작가는 올 초까지 연세대 러시아어문학과에서 연구와 강의를 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조합원이어서 가깝게 느껴지면서도 ‘인터뷰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전체 폐기물 처리량의 14%를 담당하고 있는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청주입니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지역이라는 이유로 각종 폐기물 소각장과 매립장이 청주에 세워지고 있습니다. 청주는 전국에서 미세먼지가 심각한 도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기후 위기, 미세먼지 대응을 말하지만 정작 대기업에서 만드는 발전소는 그대로 강행되고 있습니다.청주 SK 하이닉스가 공장을 돌리기 위해 LNG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이 발전소가 들어서면 연간 125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이는 청주 전체가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10%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 25일 지구를 떠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심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을 이룰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영롱한 별 사진을 보내왔다.지난 16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James Webb Space Telescope)이 지구를 떠난 지 77일째 되는 날 6.5m 주경의 초점을 맞추고 찍은 첫 이미지를 공개했다.미국 항공우주국(NASA.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이 공개한 첫 이미지는 지난 3월 11일 촬영한 것으로, 주경인
8일 민주노총 경북본부·지부 등은 조합원에게 빵과 장미를 전하며 세계여성의날 114주년을 기념했다.민주노총 경주지부는 8일 동국대학교병원분회, 경주월드노조, 현대IHL지회, 원자력환경공단노조 등을 방문해 장미꽃 600송이를 나누며 세계여성의날 캠페인을 진행했다. 11일에는 금속노조 경주지부 주최로 오후 1시부터 경주 황리단길에서 여성의날 기념 대시민 선전전을 한다.민주노총 포항지부는 포항지역 5개 노조를 찾아 조합원들에게 빵과 장미를 나누었다. 포항지부 김혜인 조직부장은 “코로나19와 대선이 겹쳐 매년 하던 여성의 날 집회를 열지
3월 4일 금요일 저녁 러시아 대사관 옆 정동제일교회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반대하는 촛불 집회가 열려 2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습니다.휴전하는 날까지, 전쟁 반대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은 러시아 대사관 근처 정동제일교회 앞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 7시에 ‘금요평화촛불:우크라이나에 평화를 Stop the War in Ukraine’ 집회를 합니다.촛불 집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 우공 씨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비군사적 저항들도 벌어지고 있음을 소개하며, 이런 소식들도 많이 보도되어야 한다는
2월 25일 오전 11시, 부산 영도의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 사내 단결의 광장에서 ‘소금꽃나무 김진숙 복직 행사’가 열렸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아래 지도위원)의 이날 복직은 1986년 7월 14일 해고된 지 만 35년 7개월 12일 만이다.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 문제는 부산 영도조선소가 대한조선공사에서 한진중공업으로 바뀌고, 다시 HJ중공업으로 바뀌는 동안에도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2020년 김진숙 지도위원의 정년이 되면서 무산되는 듯했다.하지만 김진숙 지도위원은 ‘복직 없이 정년 없다’는 원칙을 세우
“우리 사회는 언제쯤 차별금지법을 가질 수 있을까?”지난 17일, “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로” 〈평등길 1110〉 상영회 참여를 위해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산시지회를 찾은 사람들이 가졌을 의문이다.“차별금지법이 있는 내일을 열어야 한다.” 상영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품은 희망이다.우리 사회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의는 2003년 시작되었고 2007년 유엔인권이사회의 권고로 법무부가 발의한 이래 세 차례나 발의와 폐기를 반복했다.평등길1110은 2021년 안에 차별금지법 제정되기를 염원한 이들의 여정을 다루고 있는 영화다. 여러
햇살이 드는 복도에 앉아 도나타와 나는 인터뷰를 시작했다.“이스라엘에는 왜 왔어?”가을학기가 시작한 지 2주 차가 되자, 교수님들은 차차 과제를 내시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수업인 분쟁 보도 수업에서도 첫 번째 과제가 나왔다. 언론 수업을 듣는 학우들끼리 짝을 지어 서로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사를 쓰는 것이었다.“인터뷰 시작할게. 이스라엘에는 왜 왔어?”…사람들이 이스라엘이라고 쓸 때 나는 특정 도시명으로 읽는다. 우리가 익히 이스라엘의 영토라고 생각하는 지역들이 사실은 이스라엘의 영토가 아닌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
1_ 노숙인을 바라보는 양가적 시선 한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노숙인 문제가 대두된 것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위기 이후부터다. 그 이전에는 ‘노숙인(노숙자)’나 ‘홈리스’라는 명칭이 일반적으로 통용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대신 ‘부랑자’ 혹은 ‘행려병자’ 같은 멸칭으로 불리곤 했다. 구걸할 경우 ‘거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구제금융 위기 때 대량의 실직자가 발생하고 불황의 여파로 상당한 숫자의 자영업자가 길거리에 나앉으면서,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 갈 곳 없는 신세가 되면서 그 이전 극소수의 ‘나랑 상관없는 사람들’이란
10일로 다가온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 심사 시한을 앞두고 대구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 만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됐다.6일 오후 2시부터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제13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참가자 400여 명은 성 소수자 혐오·차별 반대를 외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대구·경북 44개 인권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제13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축제를 앞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한 지 14년이 지났지만 평등사회는 멀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본부장 김태영)는 지난 3월 노동자들의 알아야 할 주요 주제들에 대한 정책교육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 6월 ‘체제 전환기 노동의 선택과 제7공화국 운동’을 주제로 대담과 토론 형식의 정책교육 영상을 유튜브 ‘민주노총 경북TV’를 통해 공개했다.이번 영상은 일자리보장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제7공화국 운동 제안, 노동의 체제 전환 대응, 판을 갈아엎는 노동 운동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뉴스풀에서는 민주노총 경북본부 정책교육 영상 두 번째 편에 대해 4개의 강의와 종합토론에 대해 다섯 차례에 걸쳐 싣기로 했다
뉴스풀 시민기자 참여 확대를 위한 글쓰기 강연회가 구미에서 열렸다.경북미디어센터 뉴스풀은 5일 구미근로자복지회관에서 공저자인 희정 작가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희정 작가는 지난 12월 말 펴낸 를 비롯하여 산재, 폐업, 성소수자 노동 등을 주제로 다수의 노동 르포 저서를 출간하며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기록해왔다.에는 성주 사드 반대 활동에 참여해온 시야 씨가 인터뷰한 아사히 해고노동자 인터뷰도 담겨있다.구미지역에서 2013년 7월 시민참여 언론으로 창간한 뉴스풀은 2019년
지난 8일 경북지역 인권활동가 워크숍과 경북시민인권연대 준비위원회 출범식이 더케이호텔 경주 원화A홀에서 열렸다. 이날 워크숍에서 경북지역 인권 현안과 과제 발표에 나선 김신애 경북시민인권연대회의(준) 대표는 “1948년 세계인권선언 채택 후 인권이 보편적으로 세계적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인권협약에 가입한 유엔 회원국으로 인권증진 책무가 있으며, 지자체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인권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들의 인권보장과 증진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김신애 대표는 “각각의 문제들이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