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차가운 이슬이 데워지는 조금 이른 아침. 옅은 붉은빛 태양이 떠올라 있다. 머뭇거리듯 구름 가장자리로 햇빛이 새어 나온다. 저 멀리 바라본 하늘엔 먹구름 파도가 넘실대고 있다.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한 태양의 빛은 바람이 몰아 더욱 겹겹이 쌓인 검은 구름 뒤로 가려진다. 그렇다 한들 이른 아침의 체감온도는 26도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오전은 내내 흐린 날씨로 이어진다. 7월의 마지막 주 체감온도 33도. 훅훅 거칠게 몰아쉬는 숨이 이끌고 터질 듯 쿵쾅거리는 심장을 앞세워 산허리에 올랐다. 다행히 쌓이고 쌓여 자유롭게 퍼
봄 햇살은 머리카락부터 코와 턱선을 넘어 가슴을 데우는 데까지 단 몇 초면 충분하다. 이른 아침, 희뿌연 뭉게구름에 갇혀 허우적거리며 아무리 헤어 나오려 해도 깊은 잠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순간 데워진 마지막 봄볕을 배웅이라도 할 작정이었나? 허공을 휘저으며 버거웠던 눈을 떠 본다.방사형으로 쏟아지는 빛은 하늘 아래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직각으로 닿아 눈부시다. 수많은 구름들이 겹쳐진 가장자리를 뚫고 세차게 뻗어 나가는 빛 입자들은 눈동자를 덮고 있는 연약한 살갗에 내려앉아 간지럼을 태우지만,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속도감으로 강
봄이 온 것이다. 아침 차가운 꽃샘바람은 살랑살랑 숨바꼭질을 즐긴다. 그러다 정오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시간과 온도에 쫓겨 포근하게 느껴지는 공기를 은근슬쩍 툭 던져주고 간다. 덤으로 교태를 부리듯 이리저리 얄궂은 미소를 가슴 터질 듯한 설렘으로 밀어 넣고 있다. 달리는 내내 겨울눈들의 붉은 비늘잎을 벗지 못한 불그레한 먼 산을 응시한다. 여린 연둣빛이 짙은 녹색의 빛으로 가득 찰 숲을 그리며 온몸으로 스며들어오는 찬 공기조차 초록의 그리움으로 감싸버린다. 곧 숲에 도착할 것이다.역시나 계곡 입구에서부터 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