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경칩이 지났습니다.아흐레 지나면 춘분입니다.24절기를 축약하면 팔절입니다. 전지(全紙)를 세 번 접어 서 여덟 장으로 나누는 것을 팔절(八折)이라고도 하지만, 한 해 이십사절기 중 중요 맥락마다 있는 절기를 팔절(八節)이라고도 합니다. 입춘, 춘분, 입하, 하지, 입추, 추분, 입동, 동지입니다. 그 팔절 중 두 번째인 춘분을 재촉하는 봄비가 어둠과 함께 보현골에 찾아왔습니다. 꼭 여름 장맛비처럼 말입니다. 저녁 여섯시 반을 넘기면 해가 지고 아침 해는 여섯시 오십분 경에 뜨니. 얼추 낮밤의 장단이 비슷해져 갑니다. 철을 잊은
13일 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극대기를 맞으면서 많은 별똥별이 쏟아진다. 이번 주말부터 맑은 밤하늘을 만나면 여름철 별자리를 보기 좋은 날이 9월까지 이어진다.지구가 혜성의 부스러기 지대를 지나면서 13일 밤, 많은 별똥별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쏟아지는 별똥별은 페르세우스자리 방향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보여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로 불린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133년의 공전주기를 갖는 ‘스위프트-터틀(109P/Swift-Tuttle) 혜성’이 모체이다.올해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달빛의 방해가 없는 그믐으로 맑은 하
NGC 4631을 만나보세요. 북두칠성 꼬리 아래 사냥개자리가 있습니다.사냥개자리는 무려 네 개의 ‘메시에 은하’를 품고 있습니다.특히 충돌하는 두 개 은하를 볼 수 있는 M51은 너무나 유명하죠. 워낙 멋진 천체들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긴 하지만그냥 지나가기엔 아쉬운 은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NGC 4631입니다. NGC 4631은 고래은하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날씬한 옆모습에 한쪽으로 치우친 은하중심 때문에 혹등고래를 옆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주죠. ‘밤하늘을 유영하는 우주고래!’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태양을 공전하는 데 5만 년이 걸리는 혜성이 2월 1일 지구에 가장 가까워진다. 이때를 전후로 좋은 밤하늘을 만나면 맨눈으로도 볼 수 있고, 간단한 쌍안경이나 망원경을 이용할 경우 혜성의 중심부와 아름다운 꼬리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지티에프 혜성은 지난해 3월 2일 미국 샌디에이고 팔로마 천문대의 광시야 카메라인 지티에프(Zwicky Transient Facility)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 혜성의 공식 이름은 C/2022 E3로, 발견된 천문대의 천체관측 장비 이름을 따 지티에프(ZTF)라는 이름이 붙여졌다.지티에
지구를 바꾸는 제로웨이스트 페스티벌이 경산에서 열린다.제1회 제로웨이스트 페스티벌이 ‘영남대를바꾸는시간’(이하 영바시) 주최로 25일부터 27일까지 영남대학교 노천강당 앞 공터에서 열린다.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 문제를 알리기 위한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리필스테이션, 친환경 카페, 플리마켓, 샴푸바·마크라메 텀블러백 원데이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 입장료는 플라스틱 병뚜껑이다.경산지역 제로웨이스트 가게(북두칠성푸른별, 비건밀카페숲, 용기내요)가 공동으로 참여해 페스티벌 기획과 준비를 도왔다.영바시를 창설해 첫 번
4월, 동이 트기 전 토성·화성·금성·목성이 줄지어 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구의 형제들인 행성들이 줄지어 서는 현상은, 6월 오행성이 모이는 오성취(五星聚)까지 이어지는 하늘 잔치의 첫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행성들이 벌이는 하늘 잔치를 보려면 동틀 무렵, 동남쪽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샛별 금성을 찾으면 된다.4월 중순과 하순 샛별 금성을 중심으로 오른쪽(서쪽)에 화성과 토성이 있고, 목성은 동쪽 지평선 부근에서 얼굴을 내민다.샛별 금성은 지난달 20일 서방최대이각에 오면서 하늘 높이 오른 후 고도가 낮아지고 있고, 지구와 멀
3월 8일은 음력 2월 초엿새로 좀생이별의 날인 ‘좀상날’이다. ‘좀상날’이 되면 좀생이별이 달을 뒤따르는 정도를 보며, 한 해의 풍흉을 가늠하고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공동체 놀이를 했다.일제 강점기 초기까지도 방방곡곡 마을마다 좀상날 공동체 놀이를 했지만, 지금은 강릉 하평마을의 좀상날 행사로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매년 음력 2월 초엿새가 되면 강릉 하평마을에서는 사천하평답교놀이 등 좀상날 행사가 다채롭게 열린다.좀생이별은 황소자리 부근에 맨눈으로 보이는 약 6~7개의 별이 달 크기 4배 정도의 영역인 2° 내에 좀생
‘북두칠성 푸른 별 보며 숲에서 용기 내요!’경산에서 지난해 문을 연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가게 세 곳 이름이 이 문장에 숨어 있다. 제로웨이스트는 어떤 뜻일까? 사전에서는 ‘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서 쓰레기를 줄이려는 세계적인 움직임’이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가 사람의 일상을 바꾸는 사이, 제로웨이스트 가게가 하나 둘 셋 동네에 문을 열었다.봄인 듯 봄 아닌 듯 쌀쌀한 2월 어느 날 오후, 경산 제로웨이스트 가게 세 곳을 찾았다. # , 이런 이름은 처음이야!용기가 없어도 용기를 낼
글쓴이가 살고 있는 집에서 본 약 50여 호의 아랫마을 밤 풍경이다.사진의 야경 위쪽 밤하늘에서 많은 별을 늘 볼 수 있다. 도심에서 보이는 희미한 별을 상상하면 이곳의 별은 돌 전후의 아이들 눈망울처럼 선명하다. 그렇지만 욕심이 큰 때문인지 마을 밤의 불빛 조도가 낮다면 더 선명한 빛을 즐길 수 있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은 늘 있다.별을 우리 시대 낭만의 섬 제주 신화 에서는 이렇게 본다.‘별은 천지 탄생 이후 가장 먼저 생긴 것이다. 세상의 처음은 암흑과 혼돈이었다. 혼돈에서 차츰 개벽의 기운이 감돌아 하늘에서 청
집은 햇볕과 물과 바람과 흙과 나무와 쇠로 빚는 연금술이다. 바람길을 따라 창을 내고, 물길을 침범하지 않도록 비켜서고 햇볕이 지나는 길을 따라 앞마당과 뒤란을 내야 한다. 그런 집은 아침이슬에 젖은 지붕과 담벼락을 낮 동안 태양과 바람이 말려주면 곰팡이와 벌레들이 슬지 않는다. 창으로 볕과 바람이 들어와 집 안을 노닐다 가고 나면 하루가 지난다. 저녁엔 산과 내에서 일어난 시원한 바람이 뜨거움을 식혀준다. 물길은 누르고 밟지 않아야 강한 물기운에 가위눌리는 일이 없다. 단단하게 쇠와 나무로 땅에 뿌리를 박고 벽과 지붕은 비와 칼바
8일,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남지부와 가야별연구소는 함안 말이산 13호 분 덮개돌에 새겨진 별자리 발견을 계기로, 아라가야인이 본 하늘과 지금의 하늘을 비교해 보는 관측행사를 열었다.문화재청은 2018년 12월 아라가야 왕릉으로 추정되는 함안 말이산 13호 분 발굴 과정에서 무덤 천정의 덮개돌에 새긴 성혈(星穴, 돌에 새긴 별 자국)을 발견했다.함안 말이산 고분 13호 분의 돌덧널 내부는 점토를 바른 네 개의 벽면 위에 붉은 안료(물감)를 칠했다.붉은 안료를 바른 돌덧널무덤의 벽면과 별이 새겨진 덮개돌은 가야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
올겨울 별똥별 보기 가장 좋을 때는 1월 4일 밤 12시가 지난 시각이다. 이날의 별똥별은 사분의자리 유성우로 맑은 하늘과 좋은 어둠을 만난다면 시간당 120개 (*ZHR=120) 가량의 별똥별을 볼 수 있다.사분의자리 유성우는 매해 1월 1일부터 떨어지기 시작하여 1월 5일까지 이어지는 유성우로, 별똥별이 많이 떨어지는 때는 3일부터 5일까지다.국제유성기구(*IMO)에서는 2020년 사분의자리 유성우가 가장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극대 시간을 1월 4일 17시 20분으로 예측했다.하지만, 4일의 달이 밤 12시를 지나 5일 새
“북두칠성은 무슨 계절 별자리예요?”계절별 별자리 이야기를 하던 중 들려온 물음이다. 가끔 듣는 질문이지만 그때마다 당혹스럽다.북두칠성은 계절에 따라 볼 수 있는 별자리가 아니라, 북쪽 하늘(북천北天)의 별자리이다. 일 년 내내 지평선 아래로 지지 않아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사계절 볼 수 있다.북쪽 하늘 별자리 중 큰곰자리의 북두칠성은 봄과 여름 초저녁에, 카시오페이아는 가을과 겨울 초저녁에 쉽게 볼 수 있다.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는 주로 밝은 별들로 이루어져 있고, 모양도 특이하여 찾기 쉬울 뿐 아니라 북극성을 찾는 데도 이용
“이거 희뿌연 구름아니에요?”은하수 사진을 보고 있다가 뭘 보느냐는 물음에 보여드리고 돌아온 반문이다. 밝음과 어둠이 뿌옇게 이어지는 흐름을 보라고 열심히 설명을 해도 은하수 같지가 않단다. 가리키는 곳을 보니 아래 들어 있는 구름을 보고 돌아온 반문인 것을 알고 한참을 웃었다.문명의 이기인 전기로 밝아진 밤하늘은 우리에게 좀처럼 은하수를 허락하지 않는다. 은하수를 보려면 도심에서 한 시간 이상을 가야 구분이 쉽고, 좋은 하늘을 만나려면 차로 2~3시간은 움직여야 한다.날이 맑으면 도심에서도 밝은 1등성, 2등성 정도의 별들은 쉽게
“봄인데, 여름철 별자리도 볼 수 있어요?”어둠이 들면서 서쪽으로 기우는 겨울철 별자리를 보다가 잠시 후면 봄철 별자리가 머리 위에 오고, 이어서 여름철 별자리가 올라올 것이라는 말끝에 들려온 물음이다.순간 할 말을 잊은 채 머뭇거렸다.별 이야기 중 늘 듣는 말이지만, 들을 때마다 당혹스러움은 여전하다.겨울철 별자리가 가면 봄철 별자리가 오고, 봄철 별자리가 가면 여름철 별자리가 오는 것은 다 아는 일이다.계절이 바뀌면 별자리도 바뀐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생각한다.그러나, 지구가 하루에 한 바퀴씩을 돌기 때문에 하루 사이 사계절의
지난 30일, 산청 별아띠 천문대에서는 국제천문연맹(IAU) 100주년을 기념하여, ‘모두의 밤하늘’이란 주제로 제4회 경남메시에 마라톤이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남지부 주최로 열렸다. 오후 2시 산청의 하늘은 맑았다. 준비하는 사람들이 우려했던 것과 달리 날도 포근하고, 구름도 없다. 대회가 성공리에 마무리 될 것임을 알리려는 듯 꽃내음이 건너왔다.4시를 넘기면서 하나 둘 자신이 준비해온 천체망원경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방방곡곡에서 몰려든 다양한 천체망원경들로 운동장이 한가득히 채워진다. 그 중에서도 쌍안 천체망원경이 참가자들의 관
오는 30일 밤, 경남 산청의 별아띠 천문대에서는 ‘별 보는 사람들’이 모여 밤새워 마라톤을 한다. 길을 따라 달리는 마라톤이 아니라, 밤하늘에 흩어져 있는 110개의 메시에 목록을 찾아 족히 10시간 이상 밤하늘을 달리는 것을 ‘메시에 마라톤’이라 한다.메시에 마라톤은 언제나 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니다. 1년 중 춘분을 전후한 시기, 위도가 북위 25°이면 최적지이다. 적지가 아닌 곳에서는 목록을 더하거나 빼거나 다른 목록들과 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경남 산청은 35°22´으로 최적지는 아니지만, 해가 지고
밤하늘 별을 보는 사람에게, 빛이 없는 어두운 하늘은 축복이다.축복의 땅은 영양 왕피천 수하계곡의 ‘반딧불이 생태공원’과 주변지역이다.바로 그곳이 국제 밤하늘 보호협회가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한 곳이다.수하계곡은 ‘생태 경관 보전지역’, ‘영양 반딧불이 특구’, ‘영양 국제 밤하늘 공원지구’로 생태 경관 보전의 3관왕을 달성한 곳이다.이곳을 아마추어천문학회에서 연수 장소로 정하면서, 지난 설 연휴 끝자락에 하루 밤 머무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반딧불이 천문대장의 짧고 굵은 소개와 영양 국제 밤하늘 보호 협회장의 밤하늘 보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