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녀 아니 아지매 아기별꽃 남편님이 냉이 넣고 끓인된장찌개가 먹고 싶답니다.냉이 다듬는 게 얼마나 힘든데하며 면박을 주었습니다.많이 캐지 말고 딱 먹을 만큼만요러는 곱상 남편입니다. 햇볕이 따뜻하니 나물 캐러가기 딱 좋으네요.모자 덮어쓰고마스크 끼고장갑도 끼고호미 챙겨 들고 봉다리 들고 나갑니다. 어디에 가면 냉이가 있으려나먹잇감 찾아 나선 호랑이처럼어슬렁어슬렁 동네를 누빕니다. 동네를 벗어나 살살 걷다가묵밭을 발견했습니다.이런 데 냉이가 있을까?풀떼기가 간간이 보이기는 하는데 노안인지라이눔이 풀인지 냉인지구분하기도 힘드네요.
군위공부모임〈세이레 학당〉_ 삼국유사 함께 읽기 모임 “우리 모임 이름은 ‘웅녀 정짓간’으로 합시다!”농사를 짓거나 가공업을 하는 군위 지역민 10여 명이 둘러앉아 ‘밀키트 가공 협동조합’을 만들면 좋겠다는 마음을 모아가고 있었다. 아직 코로나19가 그 세력이 만만치 않을 때였고, 도시의 골목골목마다 밀키트 편의점이 유행이라는 소식이 전해질 무렵이었다.꾸준히 농업에 관한 공부를 해 오던 모임[행복을 가꾸는 농부] 가 코로나19로 잠시 모임을 쉬다가 다시 협력하여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디려 하던 차였다. 함께 협동조합 설립의 과정을 공
상담으로 답답함이 많이 해소되긴 했지만 나 혼자 상담받는다고 남편이 갑자기 살가워지진 않았다. 그래도 미칠 것 같은 답답함의 원인이 모두 남편에게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니 화만 나면 남편에게 화살을 돌리던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개인 상담에서 상담 선생님과 작업을 통해 유년기를 돌아보며 내가 그토록 육아에 몰입하고자 했던 이유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음을 다루는 책들을 진공청소기가 흡입하듯이 열심히 읽어나가면서, 내가 돌보지 않은 나의 감정이 남편에 대한 불만과 뒤섞인 것을 알아채게 되었다. 내 마음 다루기도 이렇게 어
믿거나 말거나지만 필자는 기차 나들이할 때 이젠 이거나 저거나 다 똑같을 텐데 하면서도 경향신문을 사든다. 그리고 운세를 본다. 마음에 담아둔 적도 없고 금방 잊어버린다. 이번 추위가 춥긴 추웠나 보다. 서울엔 눈이 쌓여 있고 지인 말로는 펑펑 내렸다고 하던데. 그러다 18일 몸이 아프고 열나고 자가진단키트는 영락없이 코로나19 양성으로 뜨는데 마누라랑 코로나 대 독감 주제로 월드컵 결승전도 아닌데 싸울 일 있겠냐 싶어 조용히 마누라 말을 듣기로 했다. 집이 감옥으로 변했다. 정상인이라면 인간 몸은 호메오스타시스(항상성)로 돌아가려
1. 코로나 시대, 영화제가 관객과 소통하기코로나 이후 많은 영화제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현장에서 눈앞에 보이던 감독, 배우와의 만남이 사라진 공백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행사의 안정적 개최와 확대된 접근성 보장 측면에서 환영하는 이들도 많다. 새로운 변화의 바람인 셈이다.매년 9월에 열리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영화제 행사 외에도 순회상영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상시적으로 벌여 왔다. 하지만 작년 이후 온라인으로 중심을 이동해 4월에는 4.16 세월호 추모 기획전을, 5월엔 5.18 민주화운동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 뒤편을 이제서야 이어봅니다. 에 나오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조금 고쳐 들려주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은 뒷간으로 가는 척하다가, 우물 옆에 있는 큰 소나무에 올라가서 가만히 숨어있었어. 아이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니까, 호랑이가 뒷간에 가봤지. 아무도 없는 거라.‘요것들 봐라! 도망가 봤자지! 끝까지 찾아내서 잡아먹겠다!!!’라고 중얼대면서 집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녀. (어흥 어흥 거리면서 돌아다니는 척을 하면 아이들이 좋아합니다^^)그러다 우물을 보니까, 우물물에
‘호랑이님~ 집에 어린 것들이 저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애들을 봐서 저 좀 살려주세요. 대신 이걸 드릴 테니 길을 비켜주세요.’오누이의 엄마는 떡을 줬어. 호랑이가 그걸 받고 길을 비켜줘. 그런데, 한 고개 넘으니 또 호랑이야. ‘호랑이님~ 집에 어린 것들이 저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애들을 봐서 저 좀 살려주세요. 대신 이걸 드릴 테니 길을 비켜주세요.’오누이의 엄마는 치마를 벗어줘. 호랑이는 길을 비켜줘. 그런데, 한 고개 넘으니 또 호랑이야. ‘호랑이님~ 집에 어린 것들이 저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애들을 봐서 저
소율아 잘 지내고 있어?오늘 아침 마당에는 하얗게 서리가 왔어. 창문을 열어놓으니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덮친다. 이쯤 되면 겨울이 왔다고 할 수 있겠지.삼촌이 어릴 적 살던 집은 산골의 기역 자 한옥이었어. 당연히 보일러 대신 아궁이에 장작을 넣어 불을 때 온돌방을 덥히고 물도 데웠어. 그러다 보니 겨울철에 따뜻한 물이 귀해 머리를 잘 감지 못했어. 하루는 머리가 가려워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더니, 머리에 이가 생겼다는 거야. 어머니께서는 시간이 지나 쓸모가 없어진 지난달 달력 한 장을 찢어 하얀 면이 나오게 뒤집어 펼치셨어. 그 옆
1_ 이상일 감독 略史 일본의 대중문화계에는 적지 않은 재일교포들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일본 내에서 한국식 이름으로 활동하며 고유의 입지를 굳힌 이들로는, 일본영화감독협회장 최양일 감독(대표작 “피와 뼈”)과, 이 글에서 소개하려는 이상일 감독이있다. 이외에도 독립영화나 저예산 예술영화 쪽에서 활약하는 무수한 감독들이 있지만, 주류 상업영화계에서 티켓파워를 인정받은 이들로는 독보적인 위상을 가진다.이상일 감독은 1999년부터 영화작업을 시작했다. 대중적인 흥행작으로 2004년, 1968년 전공투 시절의 사회적 분위기를 가미한 캠퍼
< 성주 사드기지가 위치한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은 아직 투쟁 중이다. 사드가 배치되었다고 해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소성리 마을 앞으로 미군은 통행할 수 없다. 사드를 운영하기 위해 기름 한 방울 운반할 수 없다. 사드를 운영하기 위한 장비도 이동할 수 없고, 군대를 유지하기 위한 그 무엇도 소성리 마을을 지나갈 수 없다. 소성리는 아주 오랜 세월을 거쳐서 사람이 살아온 마을이며 평화종교 원불교의 성지이기 때문이다.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사드가 달마산 꼭대기에 배치된 이상 우리는 단 하루도 발 뻗고 편하게 잠들 수
뿌연 하늘을 뒤로 보내며, 경주로 향하고 있다. 동네의 24시간 영업하는 김밥집에서 까만 비닐봉지에 김밥 한 줄을 넣고서.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연휴 마지막 날 혼자서 운전대를 잡고 있다. 연휴 전날 ‘전쟁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위한 뉴스가 베트남에서 들려오길 바랐지만, 멀지 않은 가까운 시기에 평화의 뉴스를 듣게 되길 바라면서. 대학 새내기 때 경주 남산에 처음 올랐다. 남산을 소개하며 가이드를 해 주신 분이 ‘마지막 신라인’ 고청(古靑) 윤경열(1916~1999) 선생이다. 담당이 김익수 교수셨는데, 독실한 기독
지난 8월 21일부터 ‘실크로드 경주 2015’가 열기를 더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단체가 참여해 북한 화가들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경주엑스포는 북한 현대미술품 수집 전문 기관인 예그리나 컬렉션 기획으로 최근 ’실크로드 경주 2015’를 기념하기 위해 9월 1일부터 오는 10월 18일까지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민간단체 차원의 자발적인 행사참여의 일환으로 ‘북한 유화 초대전’을 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행사는 북한 화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 그동안의 북한 작품 전시는 주로 근대 작고 작가나 한국화 위주의 전시였다면, 이번 전시는 생존하고 있는 당대 최고의 북한 작
2005년 대한민국을 달구었던 황우석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가 10월 2일 개봉했고 10월 14일 기준 125만 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하면서,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관람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인터넷 댓글에서는 사건 당사자인 황우석 박사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나, 진실을 밝히려는 언론인(박해일 분)의 분투는 오늘날 부쩍 위축된 언론 현실과 대비되면서 정의를 지향하려는 대중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이다. 영화적인 수준이나 재미를 떠나, 물론 에는 이런저런 한계가 존재한다. 황우석 연구팀의 체세포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얽힌 다양한 맥락이 생략되었고, 실제로 7개월 가량 진행되었던 사건에 관련된 인물들도 영화에서는 대거 빠져 있다. 이들을 러닝 타임 속에 넣기
동해를 따라 밋밋하게 내려달리던 해안선이 영일만을 이루면서 낚싯바늘처럼 꼬부라져 나온 곳, 우리나라 남녘땅 가운데 제일 동쪽으로 돌출한 땅끝, 한반도 남쪽에서 가장 먼저 아침 해를 맞이하는 곳이 호미곶이다.한반도를 짐승에 비유할 때 호미곶은 그 꼬리 부분에 해당한다. 일제강점기에는 비하의 뜻을 담아 ‘토끼꼬리’로 묘사했고 해방 후에도 그 표현을 한 동안 답습해왔다. 일본인 지리학자 고토 분지로(小藤文次郞, 1856~1935)는 1903년 발표한 논문 ‘조선산악론’에 조선의 형세를 두고 ‘토끼꼬리 형국론’을 펴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이탈리아는 지형이 장화와 같고 조선은 토끼가 서 있는 것과 같다. 전라도는 뒷다리에, 충청도는 앞다리에 황해도에서 평안도는 머리에, 함경도는 어울리
곳곳에서 과도한 카드사용의 결과로 빚어진 일들에 대한 소식이 들렸다. 아버지의 친구는 갓 결혼한 아들이 쌓아놓은 엄청난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날 자신이 만들 수 있는 가장 많은 신용카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카드들로 빌릴 수 있는 최대한의 자금으로 아들의 채무를 탕감시키고 혼자서 산으로 숨었다는 이야기는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다. 당시 경찰 공무원에 합격한지 1년 된 한 친구는 서울 방배동에서 근무했다.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고생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떤 날은 한 구의 시신을 건지자마자 건너편 다리로 바로 출동하기도 했다고 한다. 신입경찰로서 짧은 기간 동안 죽은 사람을 많이 보게 된 이 친구는 가능한 한 빨리 고향으로 근무처를 옮기고 싶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