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그물이 답인가점점 형태가 다양해지고 여전히 줄지 않는 학교 폭력을 해결할 묘약은 없을까? 오랜 고민의 결과 2004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이하 ‘학폭법’)이 제정되었고, 2011년 대구 중학생 폭력 사건, 2017년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 등 사회적으로 큰 학교폭력 이슈가 있을 때마다 지금까지 10여 차례 이상 개정되어 왔다. 그 후 교육 주체를 대상으로 한 관련 의무 교육은 강화되고 늘어났지만, 학교 폭력 사안의 건수가 의미 있게 줄었다는 통계는 없다. 아이들의 세상이건 어른들의 세상이건 불화
1_ 역사상 가장 거대한 부의 집중, 하지만…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의 전성기, 노동자 계급과 상류계급 사이에 2.5배 소득 차이가 났다고 전한다. 갤리선을 젓거나 건설공사에 참여하는 전문기술자가 아닌 노동자 계급의 연간 수입은 280부셸, 자기 재산으로 무장을 갖추고 시민병으로 복무 가능한 오늘날 중산층에 해당하는 계급은 280~420부셸, 상류층은 700부셸 수입이 기준선이었다. 시민 사이에 드러나는 재산 유무는 금은 식기나 망토 정도에 불과했다.동유럽 붕괴 후 빈곤과 무능의 상징처럼 치부됐지만, 전성기의 소련은 미국의 절
1_ 노숙인을 바라보는 양가적 시선 한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노숙인 문제가 대두된 것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위기 이후부터다. 그 이전에는 ‘노숙인(노숙자)’나 ‘홈리스’라는 명칭이 일반적으로 통용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대신 ‘부랑자’ 혹은 ‘행려병자’ 같은 멸칭으로 불리곤 했다. 구걸할 경우 ‘거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구제금융 위기 때 대량의 실직자가 발생하고 불황의 여파로 상당한 숫자의 자영업자가 길거리에 나앉으면서,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 갈 곳 없는 신세가 되면서 그 이전 극소수의 ‘나랑 상관없는 사람들’이란
4년 전. 2017년 11월 포항 지진 이후 장애인들은 본격적으로 장애인 생존권을 외치며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포항시에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활동 지원정책은 장애인에게 생명과도 같다. 그동안 야간시간에 고립되어온 최중증 독거 장애인은 최소한의 안전과 자립 생활을 위해 24시간 활동지원이 간절히 필요하였다. 돌봄의 책임을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이 정책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의 생명까지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혼자서 살아가는 최중증장애인은 지원이 끊기는 야간시간을 오롯이 혼자서 버텨왔다. 고립되어 온 것이다. 그때
1_ 정치의 주체가 아닌, 인질이 되어가는 시민들 20대 대선이 이제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2022년 3월 9일에 치러질 선거는 최초로 21세기 출생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선이기도 하다. 대선이 끝난 직후엔 숨 돌릴 틈도 없이 6월 동시 지방선거가 연속으로 예정되어 있다. 2020년대 한국 사회의 향방을 좌우할 중차대한 결정적 국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시기다.하지만 주변에선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두 후보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들 아니면 대체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체념이 교차할 뿐이다. 한국 사회의 전망이나 미래
“내 꿈은 탑 저거 하나 내 힘으로 구부릴 수 있을 만큼 힘이 세지는 거지. 탑 저거 때려 없애고 싶은 기밖에 없어. 내가 탑 들어설 때는 탑 구덩이에 들어가 죽으려고 했는데. 그리 들어가 죽지도 못하고. 내 눈에 저 탑이 안 보이면 얼마나 좋겠나.” - 손희경 할머님 76만 5천 볼트의 초고압 송전탑 건설에 맞선 밀양 주민의 싸움은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나긴 시간을 정리하고, 여전히 싸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온라인 기록관’을 만든다.
코로나 바로 알기 시민행동(코바시) 단톡방에 47명의 선수가 심정지, 심근염 등으로 죽거나 혈전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기사가 올라와 있다. 러시아의 라는 시민 단체도 백신 접종 후 죽은 사람들 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러시아의 니쥐시 국립 건축 건설 대학교 학장인 안드레이 랍쉰이 2021년 올해 9월 12일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실 등 한 두명이 아니라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다. 해당 대학교는 랍쉰의 부고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하지만 해당 대학교 홈페이지를 가보면 ‘의심하지 말고
1_ 풍자로 코로나19 판데믹을 회고하다 코로나19 판데믹이 세계를 휩쓸고 난 이후로 세상은 강제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 중이다. 어느새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이전의 세계는 과거의 존재가 되어버렸다. ‘뉴-노멀’, ‘위드 코로나’ 같은 신조어들이 (그 의미는 아직 정착되지 않았음에도) 현재를 규정하는 중이다. 판데믹의 공포 속에서 방역과 봉쇄에 급급하던 시기를 지나 (그 어느 것보다 신속하게, 실은 다급하게) 백신이 개발되면서 바이러스와 백신 간의 일진일퇴는 해를 넘겨 현재진행형이다. 그런 가운데 전 세계는 이제 집단면역을 시험해가
지난 10월 하순의 일이었다.어릴 적부터 가까이 지내던 고향 동생을 보러 가기로 약속을 잡았다.전동휠체어가 신체의 일부인 중증 장애인인 나에게 시외 이동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전동휠체어로 시외를 이동하는 방법이라곤 시외 이동이 경북으로만 제한된 특별교통수단인 ‘부름콜’과 전동휠체어 좌석이 있는 기차뿐이다.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이 지역사회에는 헤아릴 수없이 많은 이동 수단이 있지만,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동할 수 있는 ‘탈것’은 늘 우리가 세어볼 수 있다는 사실이 낙엽 지는 가을날처럼 나를 한없이 초라하고 외롭게 만든다.
가을의 끝을 보내기 아쉬운 듯 그날의 하늘은 유난히도 청아했고 땅에는 무수히도 많은 마른 낙엽들이 나의 귀를 즐겁게 했던 10월의 끝자락이었다. 집을 나서면서부터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들뜬 기분이었다.평소 관심이 아주 많던 차별금지법 투쟁에 미력이나마 함께한다는 것, 이동하는 것 자체가 곤욕이던 내가 이동권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 눈치 보지 않고 사회활동에 참여하도록 함께해 주시는 활동지원사분까지 그날 하루는 나에게도 모든 것이 평등하게 느껴졌다.그렇게 마음 한쪽에는 가을 소풍을 나서는 듯한 설렘을 또 한쪽에는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눈물이 났다’, ‘세금을 이렇게 좀 써라’. 2조 원의 예산을 투입한 12년간의 연구 끝에 한국의 독자 기술로 개발되었다는 누리호가 발사된 순간, 미디어가 전한 사람들의 반응은 벅찬 감동과 환호, 자부심이 뒤섞인 것이었다. 같은 순간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굉음과 연기를 내뿜으며 솟아오르는 로켓은 우주를 향해 겨눈 총구 같았다. 파리의 에펠탑에 송전탑이 겹쳐 보였던 과거의 어느 날처럼, 나는 ‘자랑스러운’ 누리호와 북한이 걸핏하면 쏘아 대는 미사일이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었다.사람들의 눈은 로켓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그
1_ 재난: 천재와 인재 사이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째, 여전히 전 세계는 이 ‘역병’의 멍에로부터 회복되지 못한 채 백신 보급으로 그 파괴력을 약화하는 데 집중하는 중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순식간에 많은 익숙하던 것들을 과거의 유물로 바꿔버렸지만,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예전 전염병 사례에 비해 그 공포는 많이 줄어들었다. 말라리아나 콜레라, 천연두, 페스트(흑사병)들이 창궐했을 당시에는 ‘신의 징벌’이라고 밖에는 당시 수준에선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참혹한 결과를 불러오는 경우가 허다했으니. 기근 또한 과거엔 일단
1_박제가 되어버린 노회찬을 아시오? 2018년 7월 23일 故 노회찬 의원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새 3년이 지났다. 한국 진보정당 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적을 남긴 고인을 기리며 여러 기념사업과 추모행사가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영상화 또한 빼놓을 수 없다. 2021년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고인에 대한 전기 다큐멘터리 이 첫선을 보였다. 이후 내부 시사를 거쳐 10월 중순부터 일반에 개봉한 상황이다. 한국사회의 양당 독식 구도 중심 정치 지형에서 제3 정치세력의 특정한 결을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를 차지
오늘 10월 17일 ★#1110 평등길 도보행진 6일차청도 ▷ 대구 / 15.9km 전동휠체어를 타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평지 가고 했습니다재미있었고빨리 평등 세상 누구도 차별 없는 세상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추가 : 장애인화장실 없어 6시간 동안 참고 또 참고, 했다. 글 / 이종광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산시지회장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차별금지법 백만 보 앞으로 #평등길 1110국회의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 미류와 종걸의 부산에서 서울까지 2021년 10월 12일에서 11월 10일까지 30일간의 도보 행진 여정 중 5일 차 청도 구간에 경산지역연대단체가 합류했다.신거역을 출발하여 청도군청, 유등연지를 거쳐 목림교차로까지 18km의 구간을 우중에도 거침없는 도보 행진으로 평등길을 잇는 행동에 함께했다지난 8월,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종교단체의 전면광고가 지역신문에 게재된 일이 있었고, 그에 대해 차별금지법 연내
성우와의 첫 만남은 2017년 포항 지진 다음날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되었다.스피커폰의 잡음이 섞인 흐릿한 목소리로 “나도 이제 살고 싶어요…”라고 했었다. 식사 중이었던 나는 얼른 통화를 마무리하고 동료와 함께 포항 창포 주공으로 향했다. 12층으로 올라가서 벨을 누르는 순간까지도 성우의 모습을 상상하며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할지 궁금했었다. 도어록이 열리는 소리가 났고 아무도 나오지 않아 약간 멈칫하다 문을 살짝 열었더니 그제서야 들리는 성우의 목소리. “들어오시면 돼요.” 방까지 들어가는 거리는 5미터 정도였고 방 쪽으로
1. 당대의 풍운아들이 필연적으로 만나다마틴 루터 킹을 안다면 맬컴 X의 이름도 이제는 상식 수준으로 들어봤을 것이다. 무하마드 알리의 이름은? 굳이 권투 팬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익숙할 테다. 하지만 이 둘의 조합은 어떨까?사실 두 사람은 접점이 꽤 많다. 나이 차가 꽤 나긴 하지만(X는 1925년생, 알리는 1942년생), 사회적으로 둘 다 격동의 1960년대에 본격적으로 명성을 쌓았고, 기독교에서 무슬림으로 개종했으며 흑인 인권운동은 물론 미국 현대사에 거대한 아이콘으로 남았다. 두 사람은 공신력 있는 미국의 100대 위인이나
※《천명기 작가의 시만세》 연재를 시작합니다. 시만세는 ‘시사만화로 읽는 세상’의 줄임말입니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감동과 위로, 희망을 주었다는 올림픽이 끝났다. 사람들의 의식을 저당잡았던 올림픽의 광풍은 여느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다른 이벤트들에 자리를 내주며 잠잠해졌지만, 그 찌꺼기는 여전히 미디어를 떠도는 듯하다. 전염병 가운데 열리는 올림픽에 대한 개최 전의 수많은 우려와 비판이 무색하게도 막상 올림픽이 시작되자 점수와 승패, 메달에 대한 중계가 모든 목소리를 덮어버렸다. ‘올림픽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강박증은 이미 오래전에 퍼진 전염병인지도 모른다.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은
1. ‘소싸움’의 세계 : 동물 학대와 전통문화 사이에서라벨의 볼레로가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화면이 밝아지면서 한 마리의 소가 등장한다. 소는 그저 인간의 손에 이끌린 채 어디론가 향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 덩치는 위압감을 저절로 느끼게 할 만큼 웅장하고 거대하다. 소는 세로로 길게 뻗은 천변을 지나 계속 이동한다. 저 소는 어디로 가는 걸까? 화면 바깥 관객들 못지않게 화면 속에 찍힌 거리의 사람들도 궁금해하는 것 같다. 대낮에 소가 시골 초지가 아닌 도회지 저잣거리 한복판을 활보하는 경우를 보기란 드문 일이긴 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