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직후 첫 일정으로 팽목항을 방문했다.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천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문재인 대통령은 방명록에 이렇게 썼다. 촛불의 시작은 세월호 참사이며,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외쳤던 것 역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적폐 청산”이었다는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그 촛불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5월 10일이 되면 정권교체 3년을 맞이한다.그러나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청와대는 지난해 5
대구·경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초토화 일보 직전에 있다. 31번 환자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가 10명을 넘어섰고,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등의 대형 병원 응급실이 폐쇄되었다.이 상황의 바이러스적 엄중함은 다음과 같다. 31번 환자의 감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다.이 확진자의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높다. 이 확진자의 동선을 정확히 모른다.31번 환자를 감염시킨 바이러스는 어디에서 왔는가? ‘무증상 환자에게서 나온 바이러스가 이 환자를 감염시켰다’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여기서부터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1. 무증상
지난 1월,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석포제련소의 오염수가 기계적 결함에 의해 저장소 바깥으로 약간 흘러나갔다가 신속한 조치로 다시 들어왔다. 낙동강으로는 한 방울도 흘러나가지 않았다”며 “이 사실을 알면서도 환경부가 지나치게 가혹한 조치를 취한 것 같다”고 말했다.2017년 지방선거 때 영풍석포제련소가 폐쇄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던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당선되고 나서 생각이 달라진 것 같다.환경부가 경상북도에 신청한 영풍석포제련소에 대한 120일 조업 정지 건의 표류 일지는 다음과 같다. 1. 지난 20
재난이 발생하면 복지 취약계층은 재난 취약계층이 된다.한국에 그간 ‘없을 것’이라 여겨지던 지진이 2017년 11월 15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규모 5.4로 발생했다. 포항시 지진대책은 포항지진특별법 목적이 말해주듯 보상과 경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포항 인구 약 50만 명 중 등록 장애인이 2만 6천 명에 이르지만, 포항시는 지진대책에서 장애인을 외면했다.지진 이후 회원들의 대피 상황 파악을 위한 전화 통화에서 장애인들은 “그냥 여기서 죽지 뭐, 나가긴 어딜 나가? 나갈 수나 있나?”라는 대답이 대다수였다. 우리 사회
포항에는 나의 20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대학교 입학 후 학기 중은 물론 방학을 해도, 휴학을 해도 나는 포항에서 지냈다. 무기정학이 아니었다면, 아마 서른 살도 포항 바다 앞에서 맞이했을 확률이 높다. 비록 월세였지만 하나둘 살림을 꾸린 나만의 원룸이 좋았고, 집 근처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좋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밀조밀 모여 사는 동네가 좋았다. 포항 토박이도 잘 모르는 나만의 히든 플레이스도 몇 군데 있었다. 인적 드문 바닷가라던가, 구석에 숨겨진 호수 산책로라던가, 잘 알려지지 않은 맛집 같은 곳들.징계 무효 확인 재판
나는 아파트에 산다. 현대 사회에서 허락된 거주 공간 중에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곳도 아파트다. 아파트에 사는 건 왠지 벌을 받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 은희경은 아파트 단지에서는 “공기의 냄새마저도 도식적”이라고 했던가. 그런데도 나는 아파트에 산다. 다른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이. 왜 나는 아파트에 살아야 할까? 언제부터 아파트에 사는 것이 당연하게 된 것일까? 사회의 산업화는 인간의 개조와 집의 개조를 동시에 요구했다. 기존의 삶의 양식을 박탈당하고 새로운 자원으로 거듭나야 했던 이들을 수용할 ‘산업화된 집’이 필요했던 것이
내 삶도 버거운데, 가족도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돌아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더라. 하지만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걱정해주는 이들도 있고, 더 나아가 그들을 돕기 위해 무언가를 시도하는 이들도 있더라.이 책은 핵발전소 사고가 난 후쿠시마로 가서 제염작업과 제1핵발전소 현장에서 1년 남짓 하청 노동자로 일한 이케다 미노루가 자신의 경험을 직접 서술한 책이다.저자 이케다 씨는 후쿠시마 사고를 접한 당시 도쿄에서 우체국 배달 업무를 하고 있었다. 정년을 2년 남겨둔, 한국 나이로 60세. 그는 3·11 당일, 일본 도후쿠(東北)
턱없이 짧은 소정근로시간과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으로 택시노동자들은 더 많은 수입을 위해 장시간 운전, 과속 운전을 해야 했다. 사고 시에 차량 수리비, 차량 유류비 등을 업체에서 택시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했다.택시노동자들은 경산지역 택시업체가 법을 지키도록 관리감독을 하라고 촉구하였지만, 경산시는 들어주지 않았다.택시노동자들이 11월 파업을 시작하자 경산지역 택시업체는 직장폐쇄와 휴업을 신청했다. 택시노동자들은 12월 16일부터 전면 파업을 철회하고 복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택시업체는 복귀하겠다는 택시노동자에게
한동대 징계무효 확인소송의 마지막 변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택시에 타자마자 함께 사는 식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제 재판 끝나서 기차 타러 포항역 가고 있어요.” 오늘 재판이 어땠는지, 상대가 어떤 변론을 했는지, 그것이 얼마나 이상했는지, 그래서 어떻게 반박을 했는지, 그럼에도 무엇이 우려되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통화가 끝나자, 묵묵히 운전을 하던 기사님이 기다렸다는 듯 말을 꺼냈다. “법, 뭐 이런 일 하시나 봐요.” “아, 제가 일하는 건 아니고요. 다니던 대학에서 2년 전에 부당징계를 당해서 징계
날마다 소성리 야간시위소성리 난롯가에 둘러앉아서 이바구를 나눌 때였다. 문득 생각난 듯이 소성리 부녀회장 순분 씨가 말했다.“할매들 우리 말 나온 김에 내일 올갱이 국밥 먹으러 갈까? 예전에 서울 집회 올라갈 때 황간에서 올갱이국밥 먹었잖아. 그때 그 집 또 갑시다.”소성리 할매들은 가자고 하면 어디든지 간다고 맞장구를 쳤다. 소성리 난롯가는 그렇게 의논하고 결정하고 약속을 정하고 실행을 하다 부딪히면 점검하는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었다.다음 날 10시 30분 소성리 마을회관으로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리에겐 황간까지 우리를
길은 저 너머에 있습니다- 장애운동 현장에서 활동하는 벗에게길은 저 너머 있습니다기찻길 사잇길 푸른 잔디로 둘러쳐진둘레길도 있습니다.하지만 위의 길들은답답한 내 마음에아무런 위로도 주지 못합니다등급이 없어지면 새로운 것이내 삶의 척도로 자리 잡을 테지만그보다 먼저 서로의 이해의폭을 넓히는서로 앎 길을 굴러가야 합니다이 좁디좁고 넓디넓은경상북도에서 우리 모두 서로 길을 만들며경북의 장애인에게지각하고 실천하는 바람을 일으키고삶의 방향을 주도하는 통하는 길을굴러가야 합니다활동가 여러분 서로 많이 앎을 실천해나갑시다굴러가십시다 삶의 어느
그 하늘을 만나는 설렘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되도록 많은 분께 말입니다번역이 완성된 PDF 파일을 공개하는 데 사실 마음에 걸리는 게 한 가지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문서들이 해적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죠. 딥스카이 원더스를 번역하고 문장을 가다듬었던 지난 3년간 노력을 해적판으로 마무리하자니 저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한 가지 더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온라인상에 PDF 파일을 풀어놓으면 유용하게 사용하실 분들은 분명 있으실 겁니다. 딥스카이 원더스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니까요. 하지만 아마
21개월간의 기초 다지기아마존에서 구입한 딥스카이 원더스가 우리 집에 도착한 건 2015년 9월의 일이었습니다. 이 책은 네이버 카페 ‘별하늘지기’에서 구로별사랑이라는 닉네임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저의 별 선생님, 정성훈 선생님께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 책을 소개해 주시면서 한 번 번역을 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씀을 해주셨죠.당시 저는 제 개인 블로그에 NASA, ESA, ESO, NRAO 등에서 발표하는 천문 뉴스를 번역하여 포스팅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개인 취미이긴 했지만, 천문 뉴스를 번역하고 있었고 밤하늘을 찾아다
“우스갯소리지만… 어떻게 하면 학교에서 그렇게 징계를 받을 수 있어요?”“아, 모르시는군요? 제가 만든 명언인데… 노력 없이 징계 없다! 노오~력을 해야죠.” 지난달, 한동대와 장신대의 부당징계 당사자들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당사자 개그’라는 게 있다면 아마 이런 식일 거다. 일곱 명의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각자가 경험한 부당징계 사건을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헐 그 학교도 그랬어요? 저희 학교가 제일 문제인 줄 알았는데.”“징계 과정도 지난하고 아팠지만, 징계 이후의 삶도 확 달라졌어요. 앞으로 뭐를
※ 11월 5일부터 11월 8일까지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 승리와 노동 개악 저지를 위해 투쟁 현장을 방문하고, 간담회와 선전전 등의 연대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톨게이트직접고용시민대책위와 ‘비정규직 이제 그만’ 공동투쟁 3박 4일의 기록을 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톨게이트 노동자는 기운이 세다 투쟁사업장 순회투쟁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나절 고민했다. 내가 따라나서도 되는 자리인지 알 수 없었고,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공간으로 긴 시간을 떠난다는 것도 내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투쟁사업장을 찾아다닐 좋은 기회인 것만은 확실하다.
※ 11월 5일부터 11월 8일까지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 승리와 노동 개악 저지를 위해 투쟁 현장을 방문하고, 간담회와 선전전 등의 연대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톨게이트직접고용시민대책위와 ‘비정규직 이제 그만’ 공동투쟁 3박 4일의 기록을 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1편에서 이어집니다) 자본은 망하지 않는 손쉬운 폐업톨게이트 노동자들이 9월 9일 공사로 들어갔을 때 다섯 개 노조가 공동투쟁을 하고 있었다. 민주노총 일반연맹 소속의 민주연합노조와 공공연대노조 그리고 경남일반노조와 인천일반노조의 조합원들이 있었고,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 소
2013년 경산시립박물관에서 첫 회를 시작한 이래 올해로 6번째를 맞이한 경산여성영화제가 19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경산 남매근린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이날 약 5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경산여성영화제는 경산여성회가 주최하고 경산시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후원했다.고수레 풍물단의 길놀이와 여성 7인조 통기타단 기품달 공연에 이어 3.1 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뮤지컬 ‘만세 소녀 유관순’ 가운데 1개 신(scene)을 하양초등학교 창작뮤지컬부에서 선보였다. 이후 3편의 영화 〈여보세요〉, 〈기대주〉, 〈길모
경북청소년인권조례제정연대(준)는 11월 9일 토요일 구미 광평중학교 도서관에서 ‘인권이 살아 숨 쉬는 학교’라는 주제로 경북청소년인권캠프를 개최했다.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캠프에는 20여 명의 청소년, 교사, 청소년지도사 등이 참여했다.인권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상황들이 인권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이웃 동네인 경남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활동에 참여한 또래 청소년의 강연을 들으며 경북지역의 청소년인권조례에 대
- 장애인노동조합을 준비하게 된 계기나는 10년 넘게 장애인 운동을 하면서 인천지역 노동운동에 연대해왔다. 노동운동에 함께 하면 할수록, 가슴 깊숙한 곳에서 지렁이가 꿈틀대듯 ‘나도 노동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그런 욕망을 가진 이가 나뿐만이 아니었다.나와 같은 고민을 하던 몇몇 동지들과 장애인 노동 현실을 알리고, 산업 현장에서 차별받는 장애인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웠다.‘노동’의 정의를 새롭게 하고 싶어 장애인노동조합을 준비하게 되었다. - ‘장애인 노동’에 대하여오늘날처럼 모든 것에 빨리 대처해야 하는
KEC가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자 선정에서 또다시 탈락했다.당연한 결과다. KEC지회는 2019년 구조고도화 저지 투쟁을 시작하며 이번만큼은 공장 폐업 반대를 넘어 제조업 공동화를 부르는 구조고도화 정책의 전면 수정 등 근본적 해결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투쟁은 그런 의미에서 KEC지회의 투쟁일 뿐 아니라 공단 노동자 모두의 일자리가 걸린 대리전이었다.2019년 초부터 구미시가 KEC 공장 땅에 복합환승터미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KEC는 창사 50주년을 맞아 구조고도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