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 방식에 따라 두 유형의 인간관계가 존재한다고 했다. 그것은 '나-너'의 관계와 '나-그것'의 관계이다. ‘나-너'의 관계는 인간 대 인간의 관계로서 상호 신뢰에 바탕한 만남을 가진다. 이에 반해, '나-그것'의 관계는 상대방의 존재를 '기능적인 어떤 것', 즉, 나의 목적 실현을 위한 도구로 간주해 버린다. 도처에 물신화의 기제가 만연한 현대자본주의사회에서 사람 대 사람의 만남이 점차 나-너의 관계에서 나-그것의 관계로 흘러가는 것이 우리 시대 비극의 전부라 해도 좋을 것이다.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맺는 관계 또한 그런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음에 우울한 마음 금치 못한다. 이를테면, 방과후수업이라는 게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구미참여연대가 구미시범시민반대추진회를 통해 입수한 2015년 10월 5일자 국토교통부 공문에 의하면 '우리부에서는 현재 양쪽 도시 간 합의내용에 따라 일체의 행정절차를 추진 않고 있으며, 민관협의회 운영과정에서 합의 도출된 내용을 토대로 사업추진 방향을 검토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양도시간 민관협의회에서 합의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 행정절차를 일체 밟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그러나 대구시는 취수원이전 관련하여 구미시와의 지난 민관협의회 합의를 무시한 채, 결국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모양이다. 지난 10월 20일자 매일신문에 의하면 대구시 민관협의회는 독단적으로 국토교통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함과 동시에 구미 측과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지난 민관협의회 합의를 무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선택을 하고, 또 그만큼이나 많은 후회를 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사소하지만, 본인에게는 두고두고 마음에 남기도 한다. 2013년 초, 나는 평생 후회할 선택을 하게 된다.지하실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밴드를 하는 친구들이다 보니, 제각각 좋아하는 음악도 다르다. 음악적 성향이 다르면 자주 싸우기도 한다지만, 우리는 음악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으니 싸울 일도 없다. (사실 내세울 만한 음악적 소양 자체가 부족하다.)그래도 살인배추 멤버들 각자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다. 리더는 ‘섹스 피스톨’이나 ‘라몬즈’, ‘텔레비젼’ 같은, 본인 인생 만큼이나 비주류적인 음악을 좋아한다. 드러머는 흔히 데스메탈이라고 부르는 장르를 좋아한다.(솔직히 개인적으로 도무지 가사를 알
심학봉(구미갑)국회의원이 12일자로 자진사퇴를 했다.검찰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 진퇴를 결정하겠다고 버티던 그를 성폭행 의혹이 언론에 불거진 지 약 두 달 열흘이 지난 시점에 전 국회의원으로 만든 것은 ‘제명’이라는 두 글자다. 그리고 그는 사퇴서를 제출하며 “국회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라는 변을 달았다.독일의 시인 브레히트는 그의 시에서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나와서 어디로 가는 거지? ...”라고 질문했다. 선거 때가 되면 권력의 출처는 분명해지는데 그 뒤로는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런데 구미시민들은 스스로에게서 나온 권력이 어디로 갔는지는 이번 일로 잘 알 수 있게 됐다. 심전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뒤 2년여 기간 동안 선거법 위반 소송에 시간을 허비했다. 그리
2011년 5월의 어느 날로 기억한다. 형곡동 지하실 근처 길가에 남정네 네 명이 모였다. 세 명은 이미 서로 알던 사이였고, 한 명은 그 날 처음 만났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바로 근처 홍합탕 집으로 향했다. 간판에 홍합탕 무한리필이라고 큼지막하게 박혀있었다. 그날 그 남정네 네 명은 홍합탕을 5번 이상 리필했고, 소주를 12병 이상 마셨다.(기억나는 수량이 이 정도니 실제로는 더 될 듯 하다.) 그리고 그들은………………………… 밴드가 되었다!!사실 그 날은 새롭게 만드는 밴드에 함께 할 드러머를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우리는 드러머를 만나자마자 홍합탕집으로 데려가 술을 먹였다. 그 드러머는 목구멍에 깔때기를 꽂은 듯 넙죽넙죽잘도 받아 마셨다. 그렇게 눈이 풀리고 입술 사이로 침과 소주를 흘리기 시
지난 8월 28일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성폭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무소속 심학봉 의원에 대한 제명을 만장일치로 결정한바 있다. 당시 자문위원회는 심의원측 소명 자료에 대해 법률적으로 검토하여 소명의 합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제명을 결정하였음을 밝혔다. 국회법에 의하면 윤리특별위원회는 자문위 의견을 검토하여 전체회의를 통해 징계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한 뒤 본회의에 송부해야 한다고 되어있다.그러나 지난 9월 7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징계심사소위원회에서는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심학봉 국회의원 징계안에 대한 의결을 논의하였으나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의견대립으로 끝내 결렬되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심학봉 의원에게 소명 기회를 줘야 한다’며 ‘즉각 제명’을 요구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의
언어는 가장 강력한 의사소통 수단 중 하나이다. 그러나 같은 단어를 말하면서도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 의사소통이 상당히 복잡해 질 때가 있다. 기업에서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인적자원개발)를 담당하다보면 경영진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 ‘리더십(Leadership)’이란 단어에 대해 나와 상대방이 생각하는 의미가 달라 대화가 공회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참 많은 곳에서 리더십이란 말을 쓴다. 대통령을 포함한 국가기관에서부터 회사와 학교는 물론, 가정과 친구 관계까지도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과연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리더십이란 단어만큼 분야에 상관없이 광범위하게 쓰이면서 각자 생각하는 정의가 다 다른 경우도 드물 것
리틀 포레스트/ 이가라시 다이스케 (세미콜론)러프한 팬터치로 슥삭슥삭 그려낸듯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기억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매력적인 그림이 너무 좋다. 작가는(이가라시 다이스케)는 직접 경험한 시골생활을 베이스로 먹는다는 것,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독자들에게 권하고 있다.주인공 이치코는 어느날 갑자기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어릴적 엄마와 함께 살던 코모리로 돌아온다. 엄마도 없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농사와 부업을 병행하는 고단한 삶을 살지만 그녀는 외롭지 않다. 어릴적 부터 자신의 성장을 지켜봐온 어르신들과 함께 자란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치코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시종일관 차분하다. 마치 어느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처럼.. 먹는
구미시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후속사업으로 2012년부터 수상비행장, 마리나시설, 오토캠핑장, 골프장 건설 등의 수변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들은 지난 2012년 구미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로 무산된바 있으나 또다시 구미시가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총사업비 660억이 투입될 예정이다.)이미 낙동강은 4대강사업으로 생태계 파괴와 수질오염 등의 지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녹조라떼, 큰빗이끼벌레 출연, 지천의 역행침식, 물고기떼죽음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큰빗이끼벌레의 경우 지난해 7월 초에 첫 발견되었지만 올해는 6월 초에 무려 한 달이나 더 빨리 출몰하여 강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녹조라떼가 4년 연속 낙동
5월 1일 노동절을 지나며, 4.29 재보선 낙선자인 정동영 씨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최근 5년동안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을 가장 열심히 다닌 정치인이다. 옛날에 꽤 보수적이던 그는 '반성문'을 내고 '담대한 진보'를 주문했다. 2012년 총선에선 영남보다 더 어려운 강남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나는 2013년 초쯤 그를 처음으로 가까이서 봤다. 튀고 싶어하는 듯한 예전의 그 인상이 아니었다. 뒷모습부터가 그랬다. 행사장에 조용히 들어와 발제를 듣고, 조별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너댓명 청년들과 수수하고도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정치를 진득하게 하다 보면 사람이 스스로 달라지기도 하는구나, 싶었다. 지난 2011년 4월, 고공농성중인 버스노동자들을 만나
“3김의 우산 밑으로 가지 않겠다!” 1996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영입 인사 1순위로 떠오른 홍준표 변호사의 말이었다. 홍준표는 1995년 SBS에서 방영된 에 나오는 강우석 검사(박상원 분)의 실제 모델로 유명해졌다. 3김의 우산 밑으로 가지 않겠다는 말은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이 총재이던 신한국당, 새정치국민회의, 자유민주연합을 거부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이기택, 김원기, 장을병, 노무현, 이부영 등이 있던 통합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노무현, 유인태 등은 홍준표의 집을 찾아가면서 영입 작업을 벌였다. 홍준표의 회고에 따르면 노무현이 “니나 내나 무슨 스타고”라고 했단다. 제작 동영상 '별이 비웃는
권력은 궐련과 같이 간다? 정치인 중에도 골초가 많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젊어서 골초였다가 금연에 성공했고,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임기 중에도 즐겨 피웠다. 특히 전씨는 임기 말년 생방송 도중에도 담배를 피웠다(이하 사진).왕년에 역시 골초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던 날 경호원에게 담배가 있는지 물어본 일화는 유명하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는 국무회의 쉬는 시간에 장관들에게 담배를 얻어 피우기도 했다. 금연인 듯 금연 아닌 금연 같은 흡연? 현직 정치인 중에는 김한길 국회의원이 하루에 담배를 네 갑 피우는 ‘체인 스모커’다. 얼마 전 금연을 공언했는데 성공했는지는 모르겠다. 박상천 전 국회의원은 “담배를 사랑하며 연기로 산다”는
날마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언론간 전투로 번지고 있다. 전사는 공교롭게도 과 JTBC다. 한국 언론 지형에서 개혁적 위치에 선 두 언론이 맞붙는 형세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대등하고 공정한 경쟁이 아닌 한쪽의 윤리 및 도의 훼손에서 벌어졌다.경향은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의 전화를 받고 그의 폭로 내용을 녹음해 현재의 언론 보도를 최전선에서 이끌어왔다. 내용을 조금씩 나누어서 보도하는 방식은 더 많은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경향은 지금 정국의 핵심에 서 있는, '사실상의 제1야당'에 가깝다. JTBC 역시 성 전 의원에 관련해 숱한 단독보도를 이끌어내며 지상파 방송3사보다 훨씬 주도적인 입장에 서 있었다.
지난 3월 포털 미디어다음의 월간 공감 베스트 기사는 (경향신문)였다. 이 기사에 담긴 내용은 홍준표 지사를 겨냥한 녹색당의 논평이다. 대다수의 언론은 인지도 낮은 녹색당의 논평을 무시했지만, 트위터를 필두로 네티즌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을 얻었고, 포털사이트에서 메인기사로 취급하지 않았는데도 폭발적인 공감수와 댓글이 달렸다. 필자는 이 논평 작성의 관여자였다. 정치 활동 중 이런 논평을 얻기는 어렵다. 이 논평은 네 가지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첫째, 핫 이슈. 그런데 핫 이슈는 누구나 한 마디씩 보태려고 하기 때문에 아무나 이슈의 중심에 설 수가 없다.
의 김종필 증언록 못지 않게 의 이종찬 회고록도 흥미롭다. 조중동 신문과는 되도록 담을 쌓고 생활하는 필자에게도 말이다. 이종찬은 전두환이 만든 민주정의당에서 국회의원을 시작했고 나중에는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 국정원장을 역임한, 이쪽저쪽을 넘나든 역사의 산 증인이다. 유례로는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이나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을 꼽을 수 있겠다. 이종찬은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의 손자이고, 현 국회의원 이종걸의 사촌형이다. 이종찬이나 이종걸이나 정치하는 데 조부 덕을 많이 봤다고 한다. 의 저자 홍세화는 이회영의 외손자로, 이종찬의 고종사촌이다. 오른쪽 사진에서 김구 앞에 선 남자 어린
지금 가장 '핫'한 정치인은 JP다. 홍준표 말고 김종필 말이다(홍준표는 ‘핫’이 아니라 ‘콜드(Cold)’라고 봐야겠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부인 고 박영옥 씨의 사망과 함께 다시 관심의 한 가운데 섰다. 장례식장을 찾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앞에서 또다시 내각제론을 설파하면서 내각제론자로서의 자신을 다시금 부각시켰다. 제2공화국기에 실시되던 의원내각제를 붕괴시킨 장본인이 그러는 게 아이러니하다. 김종필은 그간 회고록을 쓰지 않겠다고 공표해왔고 그의 생애를 다룬 만화책만 나올 예정이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장례식을 계기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조명을 피하지 않았다. 는 3월 초부터 김종필의 증언록 ‘소이부답’을 연재하고 있다. ‘소이부답(笑而不答)’은 ‘말 대신 웃음
올해 초 우리 회사에 들어온 신입사원들을 보면서 문든 작년에 나에게 취업관련 조언을 구하던 네가 생각나더구나. 학번 차이가 많이 나서 같이 학교를 다니기는 커녕 얼굴도 제대로 본 적 없던 네가 연락을 해왔을 때 주제넘게 몇 마디 조언이랍시고 던졌던 게 생각난다. 취업이 어떻게 됐냐는 내 물음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취업에 실패했다고 했지. 어떤 회사에서는 남자를 원한다는 면접관의 말에 발길을 돌렸다는 얘기를 할 때는 너의 허탈함이 전해오는 듯 하더라. 남자를 원한다면서 그 먼 길을 달려오게 한 건 무슨 심보였는지 나도 살짝 부아가 치밀었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힘든데 거기다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성별까지도 중요한 스펙이 되는가 보다."남자 원한다"에 발길 돌려야 했던 너 인
앞 시간에 살폈듯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민주노동당의 성장에 촉매제 역할을 했으나 머지 않아 독이 되고 만다. 비례대표제로 인해 얼마간의 의석이 보장되자 그 의석을 차지하려 정파들이 당내 투쟁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갈등 요인은 곳곳에 깔려 있었고 끝내 수습에 실패하면서 민주노동당은 잔류파와 진보신당으로 나뉘어졌다. 2008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4년 전의 8석보다 훨씬 줄어든 3석을 비례대표로 챙겼다. 진보신당은 지역구 뿐 아니라 비례대표에서도 의석을 갖지 못했다. 정당명부 지지율이 2.94%에 그쳐, 간발의 차이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자격을 얻는 3%에 못 미쳤다. 지역구 출마자도 전원 낙선해 진보신당은 원외로 물러앉고 말았다. 진보신당은 이듬해 울산북구 국회의원
지역구 선거 득표에 따라 배분되던 전국구 의석이 정당명부 득표율로 결정되는 비례대표로 바뀌어 치러진 첫 선거는 2002년 동시지방선거였다. 헌법재판소는 기존의 전국구 제도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를 이끌어낸 장본인은 민주노동당이었다. 민주노동당은 전국적으로 8.1%의 지지율을 올리며 여러 지역의 광역의원 비례대표 당선자를 냈다. 같은 해 대선에서 득표수는 신통치 않았지만 권영길 후보가 TV토론에서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로 국민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남겼기에 민주노동당의 2004년 국회 진출은 기정사실화되었다. 비례대표에서 다섯 명쯤 당선자를 내리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경선이 끝나고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관계자들이 항의차 민주노동당을 찾았다.
국회에는 현재 지역구 의원과 전국구 비례대표 의원이 있다. ‘전국구’가 처음부터 비례 방식으로 각 정당에 의석을 나누어줬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에는 각 당이 지역구 의석의 1/3만큼을 전국구에서 챙겨갔다. 1990년대에는 의석이 아니라 전국에서 얻은 지역구 득표 총합에 따라 전국구 의석이 결정되었다.보통 각 정당의 전국구 순위 1번은 당의 대표자인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대표자가 일부러 뒤로 향하는 경우도 있다. 1988년 평화민주당(평민당)의 김대중 총재가 그랬다. “김대중을 당선시키려면 평민당 후보를 찍으라”는 메시지다. 그때 평민당은 제1야당으로 올라섰고 김대중도 당선되었다. 김대중은 새정치국민회의(국민회의)를 만들어 치른 1996년 총선에서도 같은 전략을 펴는데, 이때는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