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어떻게 이 글을 써야만 그대들 가슴에 감동으로 비집고 들어가 나도 김복동이었음을 알아챌까요?” 영화는 잔잔한 물 흐름처럼 김복동 할머님의 삶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나이 겨우 14살 일본군 성 노예로 끌려갔던 그 시각부터 아흔넷 죽음에 이르는 그 시각까지 할머니의 삶이, 인생이 바다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나의 의도나 선택에 상관없이 파도처럼 끊임없는 고통이 밀려들어 오는 삶, 바닷가 모래알이 거센 바람에 의해 뺨을 때리는 아픈 기억의 순간순간들을 할머니의 증언과 영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 아픔과 고통, 좌절을
공단이 ‘고도화’되면 어떻게 달라질까? 세련된 옷을 걸친 마네킹이 쇼윈도에서 웃고 있는 대형쇼핑몰, 편의성이 강조된 그곳은 놀 거리와 볼거리가 있는 위락시설까지 갖췄다. 휘황찬란한 쇼핑몰은 호텔로 곧바로 연결된다. 공단이 확 달라진다. 공장은 사라지고 거대한 유통단지가 들어섰다. 그러나 공단에서 일했던 제조업 노동자들은 모두 일자리를 빼앗겼다. 복합쇼핑몰이 노동자와 가족의 생계를 잡아먹고 말았다. 마치 침략자들에 의해 땅과 삶을 빼앗긴 인디언 부족처럼! 한때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쳤던 제조업 공단은 구조고도화란 이름의 괴물에 의해 죽
"불멸의 신이시여, 이제부터 제가 이야기하려는 이 도시, 피렌체의 영광에 필적할 만한 웅변력을 제게 주소서. (중략) 어느 누구도 이 도시보다 더욱 빛나고 영광스러운 곳을, 이 세상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을 겁니다. 피렌체는 이처럼 위대하고 장엄한 도시입니다." (레오나르도 브루니 지음, , 임병철 옮김, 책세상, 13쪽) 피렌체는 아름다운 도시다. 레오나르도 브루니(Leonardo Bruni, 1370-1444)는 자연환경과 건축물 뿐 아니라 정치제도와 시민 정신에 이르기까지 피렌체를 완벽한 도시로 칭송했다.후대에
지난 8월 21일, 사드 배치반대 김천·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제1401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함께 했다.사드배치반대 김천·성주 소성리 주민들은 구미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 구미 KEC, 스타케미칼(파인텍) 굴뚝 위 투쟁, 김천시 통합관제센터, 영남대의료원 노조 등을 비롯하여 전국의 수많은 투쟁에 연대해왔다. 일본 아베 정부가 과거사(강제징용과 일본군 성노예 문제 등)에 대한 반성과 사죄는커녕, 대한민국을 백색 국가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수출을 규제하는 등 또다시 침략적 근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차에 제1
2014년 6월, 처음으로 피렌체를 방문했다. 두오모 성당 꼭대기에서 말로만 듣던 피렌체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던 나에게 한 커플이 사진을 찍어 달라며 핸드폰을 내밀었다.흔쾌히 받아든 다음 순간, 조금 놀랐다. 여느 연인과 다름없이 사랑스러운 포즈를 취한 그 커플은 둘 다 여성이었다. 동성 커플을 실제로 가까이서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동성애에 대한 비이성적 혐오를 혐오하던 나였지만,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처음 접했을 때 순간적으로 드는 낯선 느낌은 어쩔 수 없었나 보다.그 뒤로 피렌체를 방문할 때마다 한국과 달리 자연스러운 동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이하 ‘한일군사정보협정’)은 일본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이 북쪽의 정보가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한국과 2016년 11월 23일 맺어진 협정이다.이 협정은 북한에 대한 전쟁용 ‘인간 정보(HUMINT)’를 포함해 지리적 정보, 핵 및 미사일 정보, 한국의 군사 작전계획 등의 정보를 일본에 제공하는 것이다.한국은 북에 대한 전략ㆍ전술 레이더 영상정보를 비롯하여 기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능력을 거의 100%를 갖추고 있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북쪽과 멀고 한반도 산악지대로 인
피렌체는 13세기에 이미 상당한 부를 축적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증가했다. 피렌체 뿐 아니라 이탈리아 북부의 밀라노 역시 크게 성장한다. 피렌체와 밀라노를 비롯한 이탈리아 북부(North Italy 혹은 Central-Northern Italy)는 전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곳 중 하나였다.그렇다면 피렌체의 부는 얼마나 되었을까? 피렌체 정부는 정기적인 세무조사를 벌였는데, 이를 살펴보면 당시 피렌체의 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1427년에 시행한 세무조사 결과인 카타스토 보고서(Catasto report)를 보면 600명 정도가
“장애인도 자유롭게 이동하고 싶다!”며 서울에서 장애인이동권 투쟁이 시작된 지 16년. 저상버스도, 지하철도 다니지 않는 경북지역 기초단위에서 장애인이동권 현실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울진군에 거주하고 있는 황두레라고 합니다.저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당사자입니다. 어디 나가서 이동하는 것도, 사회생활을 하는 것도 뭐 하나 쉽지 않은 울진지역에서, 지역사회를 바꾸고자 동료들과 함께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저는 울진군의 장애인 이동지원 차량(장애인 등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때문에 최근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없다”는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의 망언을 규탄한다.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은커녕 일본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인 배상 청구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일본 아베 정부의 보복성 경제 도발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지금,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개인청구권이 포함되었으며, 따라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이 모두 사라졌다고 주장한 자유한국당 송언석 국회의원의 망언을 강력히 규탄한다.송언석 국회의원의 주장은 "2018년 10월 30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본기업인 신일철주
“그녀들은 재산으로 간주되던 물품이나 항목이었다. 다시 말해 보호받고 또 일정 정도의 보살핌을 받을 가치를 지니고 있었지만, 그녀들은 다른 무엇보다 유용성, 편의성, 가용성에 의해 가치가 매겨졌던 대상이었다. 그녀들의 성은 보호되고 따라서 사용될 수 있는 어떤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의 사용 기간과 조건은 소녀들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니콜라스 터프스트라 지음, 르네상스 뒷골목을 가다, 임병철 옮김, 글항아리, 325쪽) 피렌체 여행 시 꼭 들러야 할 곳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 우피치 미술관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31일, 성주 소성리에서 사드 공사를 끝까지 막겠다는 각오로 6개 단체 참가자들과 성주 소성리 및 김천 주민 70여 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하였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소성저수지 둑으로 행진을 하여 둑 한가운데에 ‘사드 기지 공사 중단’과 ‘사드 빼 미군 빼’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 2개를 설치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이어 사드 기지 정문까지 평화행진을 하고, 기지 앞에서 약식 집회를 벌이며 사드기지 공사 재개 중단을 촉구했다.사드는 미국의 동아시아 MD(미사일 방어) 체계의 완성 무기이다. 사드는 전쟁을 유발하는 무기이며 한반도 평화를
(전략) 메디치가의 피렌체는 페리클레스의 아테네가 아니라 오히려 스파르타 같은 도시였으며, 자유롭고 열린 도시가 아니라 반대로 자신의 생활방식에만 집착하는 닫힌 도시였다는 점이다.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집시와 르네상스, 김운찬 옮김, 문학동네, 26쪽) 르네상스 시절 피렌체는 인문주의를 바탕으로 다양성이 존중되고 여러 문화가 섞이면서 창조의 에너지가 넘치는 도시였다. 그리고 유럽 최초로 공공 고아원과 병원을 설립할 정도로 시민의식이 앞서 있었다.현대에도 많은 학자들과 여행자들이 피렌체의 아름다움을 칭송한다. 하지만 어떤 시대의
30년 전,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며 판문점 분단선을 넘었던 문규현 신부 방북 30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진행하는 평화홀씨마당이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소리높여 외치고자, 평화홀씨미당에 이어 시청에서 부터 일본대사관과 미대사관 둘레를 행진하는 평화행동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전세버스 안에서 점심을 해결하면서까지 달렸지만 시작하는 시간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600석 자리를 메우고도 넘쳐 계단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계셨다. 나도 2층 계단에 자리 잡고 앉았다.휴전협정체
경산 ‘ㅈ’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는 여름방학 계절유치원을 준비하면서 두 주 만에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급식 때문이었다. 방학 중에는 조리원 인건비가 책정되지 않아 학교급식이 없다. 학교급식은 초등학생이 기본 대상이라 20명 남짓 되는 유치원생을 위해 급식을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그래서 2주나 3주 동안의 방학 중 계절유치원 기간에는 위탁 급식을 많이 하게 된다.두 주전 위탁 급식 업체 점검 가자는 말을 행정실장이 꺼냈다. 그때만 해도 병설유치원 교사는 ‘지난 겨울방학 계절유치원 때 납품한 업체를 그대로 하면 되지 않나?’라는
18일 오후 4시, 김천시청 앞에서 ’노동개악 저지 경북지역 총파업 결의대회’가 민주노총 경북본부 주최로 열렸다.태풍이 온다는 날씨 예보에 비가 많이 오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많았으나, 비는 오지 않았고 바람이 불어주어 집회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현재 김천의 현안 문제인 김천시 관제센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투쟁은 18일 오늘로 351일째 투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민주노총의 경북지역 총파업결의대회를 김천에서 열게 되었다.문재인 정부는 상시근무 노동자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공표하며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제일 먼저 인천 공항
이탈리아 피렌체에는 그 긴 역사 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있다. 유명한 메디치 가문과 훌륭한 예술가들을 만날 수도 있지만, 서민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만날 수도 있다.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에서 북서쪽 골목으로 조금 올라가면, ‘ㄷ’자 모양의 광장을 만날 수 있다. 광장 정면에는 페르디난도 데 메디치의 청동 기마상이 버티고 서있다. 코시모 1세를 비롯한 메디치 군주들의 동상은 시뇨리아 광장 등 여러 곳에서 마주칠 수 있다. 과거 메디치 가문의 선조들은 표면적으로나마 피렌체의 공화정을 지지하며 시민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길 극도로 꺼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주최, 영천시농민회 주관으로 영천시 영천댐공원에서 1박 2일 가족한마당 행사가 열렸다.1년에 한 번 경북의 농민들 가족이 모여 각 지역의 농업정보 교류와 친목을 다지고 가족들과 함께 1박 2일 쉼과 여유를 부리는 날이다.나는 농민은 아니지만 김천시농민회 가족들을 잘 알고 있는 덕에 꼭 오라는 말을 들었으나 많이 망설였다.금요일 저녁 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경주에서 다른 연수가 있어서 상태가 좋지 않은 나의 몸이 어떨지 몰랐기 때문이다.하지만 토요일 오전 연수가 끝나고 몸은 힘들었지만 정에 못이겨 마음은 벌써
1_1. 2019년 7월 총선 : “시리자” 4년 반 만에 정권을 잃다 7월 7일, 그리스 총선 결과가 발표되면서 2015년부터 만 4년 반을 집권했던 “시리자 SYRIZA”(급진좌파연합)가 패배해 정권을 잃었다. 그리스가 ‘유럽의 환자’로 불리며 구제금융 대상국의 대명사가 되다 보니, 국내 언론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는 각자의 정치적 입장에 따른 시선으로 단순 외신을 넘어서는 수준의 보도가 이뤄졌다.2차 세계대전 직후 발칸반도의 거의 모든 나라가 구소련의 영향으로 사회주의 국가로 자리 잡으면서, 그리스는 해당지역에서 유일한 서방세계
르네상스의 시작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 철학1414년, 독일의 작은 마을 콘스탄츠에 전 세계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공의회를 연다. 세 명의 교황이 난립하던 시기였기에 가장 중요한 의제는 누가 진짜 교황인가를 가리는 것이었다. 로마 교황 요하네스 23세는 공의회 소집을 계속 반대했으나 결국 승인하고 직접 참석한다. 여기에서 세 명의 교황을 모두 폐위시키고 새로운 통합 교황을 세우자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요하네스 23세는 최선을 다해 대항했지만, 점점 수세에 몰렸다. 결국 1415년 3월 20일 오후 1시경, 그는 변장을 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