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9년 차의 단상또다시 4월 16일이 지나갔다. 2014년, 사고 발생일로부터 벌써 9년이 흐른 2023년이다. 심지어 내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10주년을 맞이한다. 그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워낙에 깜짝 놀랄 일이 펑펑 터지는 한국사회에서 세월호는 마치 암석이 풍화되는 것처럼 조금씩 잊혀가는 중이다. 하지만 아쉬워도 그저 자연스러운 변화와 망각이라기엔 뒷맛이 개운할 수 없는 상황인 게 문제다. 세월호 참사 발생 초반부터 정략적 의도에 의해 왜곡되고 흑색선전으로 갈라 치기를 당한 세간의 시각과 평가는 여전히 분절된 상태에
요즘 학교폭력이 최대 관심사다. 지난 2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대응 논란으로 임명이 취소된 정순신 변호사 사안이 계기가 되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3월 9일~10일 초등학부모와 중·고등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교육을 진행하고, 3월 16일 국회 TV ‘정관용의 정책 토론’에 출연해 교육상임위원회 소속 양당 국회의원과 쟁점 토론을 했다. 3월 21일에는 민변(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아동인권위원회 변호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동안 논의된 쟁점들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 학교폭력은 현재 어떤 상황인지, 어떤
영구분단이 당연시되는 시대에 여전히 분단 사슬에 묶인 이들현대 한국사회를 규정하는 가장 결정적 요소가 남북 분단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격동의 해방 이후 8년(1945-1953)을 거치는 과정에서 분단이 굳어진 지 70년이 지난 상황이다. 어느새 한반도가 2개의 국가로 나눠진 현실은 기정사실화되어간다. 기성세대는 (흡수통일이냐 평화통일이냐) 방향성을 막론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통일’에 대해선 당연히 이뤄져야 할 사안으로 간주했지만, 이후 세대에겐 분단 상태가 더 익숙해져 버린 지 오래다. 이제 한반도의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임시 선임 반대 공무원노조 경북교육청지부 영상 “살려주세요”경북도교육청이 기계설비유지관리 책임을 학교로 떠넘기자 학교 행정실 공무원 등 교직원이 무책임한 행정에 분노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학교 행정실에 일거리 떠넘기지 마라”“학교에 업무 책임 떠넘기는 경북도교육청은 정신 차려야 한다”“학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기계설비관리유지관리자는 전문 인력이 선임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지방공무원의 이런 목소리를 대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청본부 경북교육청지부(이하 공무원노조 경북교육청지부)는 지난 27일부터 기계설비
어제 고 이동우 동국제강 비정규직 노동자 산재사망사고 해결 촉구 지원모임은 동국제강 본사 앞에서 유족이 참여한 가운데 고 이동우 1주기 추모문화제를 가졌다.고 이동우 동국제강 비정규직 노동자가 동국제강의 안전사고 예방조치 미비로 돌아가신 지 1년이 지났다.1년 전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이동우 님이 산재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원청인 동국제강은 작업 준비 시간에 사고가 났다며 책임을 부인하는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사고는 안전조치 부재로 발생했음이 명백했다.유족들은 동국제강의 책임 인정과 사과 없이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며 서울로
오늘은 고 이동우 동국제강 비정규직 노동자가 돌아가신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이동우 님, 하늘나라에서 평안히 잘 지내고 있나요? 오늘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기 모였습니다. 당신의 아들 주환이도 함께 말입니다.시간이 참 빠르기도 합니다. 1년 전 이곳 동국제강 본사 앞에서 천막을 치고 분향소를 차리고 두 달가량 싸웠던 기억이 납니다.사고 조사를 위해 사고 현장인 포항공장의 고철 보관 창고에 들어섰을 때, 30톤 천장크레인과 산더미같이 쌓인 고철더미는 당신과 동료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작업 현실을 실감케 해주었습니다.사고가 난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 주민 청구가 2월 14일 시의회에서 수리됐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8월 청구인단이 제출한 6만 4,347명의 명단을 검증한 결과 4만 4,856명의 서명이 유효한 것으로 확인돼 청구 요건인 2만 5천 명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의회 의장은 수리한 날부터 30일 안에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발의해야 하고 1년 이내에 심사 의결을 마쳐야 한다. 참고로 서울시의원 여당:야당 비율은 7:3이다.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거나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충남, 경기, 전북에서도 진행 중이다. 학생인권을 반대하는 세력에는 일부
책장 뒤에 쌓여있는 책 속에서 한 권을 꺼내 먼지를 털고 다시 펼친다. 가슴속에 치밀어 오르는 한을 알아주시는 듯 작가의 말이 귀를 떠나지 않는다. 소설가 박경리(1926~2008년)가 생전 일본에 관해 썼던 글을 모은 책 ‘일본산고’(日本散考)마로니에북스·2013년)다.특히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챕터의 말이 강하게 다가온다.‘한 시절 전만 해도 조선인은 우리 앞에 우마(牛馬)나 다름없는 존재 아니었나. 이제 와서 제법 사람 노릇 한다. 도저히 보아줄 수 없군’…… (이런 일본인들의 태도는) 근본적으로 우리
흔히 대일코라고 부르는 대구 일러스트코리아가 2023년 3월 10일 금요일부터 12일 일요일까지 3일에 걸쳐 개최된 후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일러스트 작가들이 부스를 열고, 일러스트코리아와 해리포토의 협업으로 작가들이 참여한 포토 부스, 라이브 드로잉 쇼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제공되었다. 3.12일 직접 행사를 방문해 본 박람회는 궂은 날씨였음에도 수많은 관람객이 참여했으며 행사장 특유의 활기가 가득했다. 또한 부스, 체험 활동 등을 통해 참여한 작가님들의 수만큼 다양한 그림과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면서 만남이 가지
나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체험홈에 거주하는 시설 퇴소 장애인을 대상으로 오래전부터 무료로 심리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들의 삶에 대해 알아가게 되었고, 현재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나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시스템이나 총회에서 보았던 정관이나 뭐 그런 것들은 잘 모른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장애인 당사자의 삶에 대한 부분이지 그 외에는 뭐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현재도 그렇다. A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나의 관점은 오로지 이것이다.첫째, A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가?둘째, A장애인자립생활
매월 일정한 월급을 받던 곳을 떠난 지 꼭 3개월이 되었다. 20대 후반부터 YMCA에서, 복지 재단에서, 대학에서, 시(市)의 산하기관에서 40년하고도 5년이 흘렀다. 지난 시간은 그동안의 습관, 생각의 방식, 심지어 행동까지 짜인 틀에 갇힌 모습이었다. 그 후 내 마음을 채운 말은 한마디로 ‘막연하다’라는 것이었다. 메여있다 풀려난 새의 자유로움을 느꼈으나 실상 열흘이 지나자 이전 매일의 삶에서 과연 ‘무엇’이 오늘의 모습을 만들고 있는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정년 퇴임한 친구들보다 5년 정도 더 일하였지만, 지금
2022년 봄부터 군위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진행하는 ‘청소년학당(진행: 이영주 선생님)’에 참여하여, 책 를 함께 읽었다. 소설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인 줄 알고 참가 신청을 했는데, 철학소설이라고 해서 당황했다. 낯설고 어려웠지만, 새로운 공부였고 흥미로운 부분도 많아서 끝까지 함께하게 되었다.어렵고 두꺼운 책을 다 읽었다는 뿌듯함도 있다. 선생님과 함께 책을 읽으며 느끼고 생각했던 것을 정리해 보려 한다. 마지막 모임에서 읽기를 돌아보며 느꼈던 감정을 떠올려보았다. 둥글게쌤(이영주 선
◆ 확장을 거듭하며 다시 소환되는 설국열차의 세계 첫 시작은 만화였다. 다만 청소년 대상의 ‘코믹스’가 아닌, 성인용 그림 소설 형태인 ‘그래픽 노블’에 가까운 형태다. 1970년대부터 이야기를 구상했던 자크 로브는 1984년, 그림을 담당한 장 마르크 로셰트와 함께 1권 를 출간한다. 이후 자크 로브가 사망하자 장 마리 로셰트는 뱅자맹 르그랑을 영입해 2권 와 3권 을 각각 1999년과 2000년에 선보인다. 전 3권으로 완성된 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2004년 세미콜론 출판
나는 식물을 기르는 데 서툴다. 얼마간의 주기로 화분에 물을 줘야 하는지 모른다. 누군가 화분에 흙을 만져보고 말라 있을 때마다 물을 주라고 했지만, 어제 물을 줬어도 오늘 흙을 만져보면 메마른 것 같았다. 식물은 목이 말라도 말을 하지 못하니, 마지막으로 물을 준 것이 언제인지 생각해야만 했다. 식물의 생명은 전적으로 내 기억에 달려있다. 정신없는 매일을 보내다 보면 내가 물 주기만을 기다리다 바싹 말라버린 화분이 눈에 들어온다. 어떤 화분은 얼마 남지 않은 잎이 시들하고, 어떤 화분의 잎은 낙엽처럼 손만 대도 바스라 진다. 그제
지난달 말 김장호 구미시장은 전 박정희 대통령의 추모관이 ‘격에 맞지 않게 협소’하고 올라가는 ‘길이 비탈져 안전에 위협’을 받기에 1,000억을 들여 새로운 숭모관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870억 원을 들여 만든 새마을 테마공원, 박정희 역사자료관(160억 원), 민족중흥관(50억 원) 등과 연계한 관광 연계 벨트를 만들겠다고 했다.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다음 날 2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구미를 방문해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육영수 영정에 헌화하고 민족중흥관을 관람했다.(신아일보) 비록
책 욕심이 많은 내게 알라딘 중고서점은 큰 매력이다. 대구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세 곳 있는데, 최근에 생긴 동대구점에 내가 찾는 책이 제일 많은 것으로 조회되었다. 그래서 이곳을 찾았다.서점은 신세계백화점 건물 내에 있다. 지하 4층 주차장에 파킹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엘리베이터 입구나 안에도 알라딘 중고서적의 위치에 관한 안내가 전혀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건물 내에서 알라딘 중고서점의 존재감은 동네 구멍가게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알라딘 서점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 할 수 없이
아주 특별한 ‘혼인식’의 기억 2022년 9월 중순, 온라인 청첩장이 왔다. 원래도 그랬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핑계 대기 워낙 좋아진 이후로는 거의 모든 경조사를 가지 않던 중이었다. 또 누가 눈치도 없이 귀찮게 하는 거지? 그런 짜증 섞인 반응과 함께 일단 무슨 내용인지 들여다봤다. 9월 24일 혼인식 일정을 전하는 주인공들은 익숙한 이름과 얼굴이었다. 박배일 감독(, , , 등)과 그와 함께 얼마 전부터 갖은 닭살 행각을 더불어 보여줬던 황남임 님이다. 그들은 통상적인 예식장 대신에
유치원에 다닐 무렵이었다. 간밤에 다녀간 산타 할아버지가 두고 간 선물은 동화책이었다. 지금은 내용이 무엇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그 책을 그때 나는 책 모서리가 닳을 만큼 매일 읽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산타 할아버지는 내년에도 또 올 테니까. 다만 한 권이 아니라 전권을 선물해 달라는 내 기도를 그가 들어줄지 걱정이었다.화장실에 갈 때면 꼭 책을 들고 갔다. 책을 다 읽어야만 화장실에서 나왔는데, 어째서인지 다행히도 지금껏 ‘항문 외과’를 드나든 적은 없다. 집에는 몇 번씩 완독한 책이 빼곡했고, 읽을 책이 없으면 역사 교과서를 읽
최근 대학교의 익명 게시판을 뒤덮은 영화가 있다.영화의 이름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20년도 더 전에 완결 난 만화 슬램덩크의 영화이다.슬램덩크는 1990년 연재를 시작하여 1996년 완결이 난 작품으로 고등학교 농구부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스포츠 만화이다. 20대 초반인 본 글의 저자보다 부모님 세대가 좀 더 잘 알고 있는 이 만화는 어떻게 2023년 1월의 대학 게시판을, 영화관을 들썩이게 한 것일까?이 글은 만화보다 더 늦게 태어난 한 대학생의 슬램덩크 인기에 대한 개인적인 고찰이다.우선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개봉
신나는학교는 역량중심 미래학교입니다현재의 학교 체제는 18세기 시민 혁명과 19세기 산업혁명의 결과물로 부모의 신분과 관계없이 누구나 똑같은 교육을 받을 기회의 보장, 그리고 산업사회 필수 지식을 갖춘 인력의 대량생산 체제가 학교라는 기관을 통해 구현된 것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세대에게는 새로운 교육체제가 필요합니다. OECD는 정답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침반을 가지고 길을 찾아가듯 스스로 학습하며 만들어갈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학습 나침반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나는학교는 지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