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참사 10주기를 맞은 1월 20일, 경북노동인권센터 권영국 센터장님이 칼럼을 보내주셨습니다. -편집자 주오늘은 용산참사 10주기를 맞는 날이다. 이틀 전 용산참사 10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와 경주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함께 김석기 국회의원 경주사무소 앞에서 “용산참사 10주기,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김석기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용산참사 당시 김석기 의원은 서울지방경찰청장이자 경찰청장 내정자 신분으로 경찰특공대의 진압을 결정하고 지휘한 경찰 책임자였다.위 기자회견에는 조희주 범국민추모위 공동대표와 용산참사로 목
만평 / 계대욱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
크리스마스 캐럴이 그치자 이제는 새해 타령이 시작되었다. 따뜻한 인사와 희망찬 말들이 상투적이다. 사람들은 착실하게도 달력이 정해준 숫자들에 의미를 담는다. 똑같은 언어들을 교환하는 이 오랜 의식(儀式)에 태연히 섞이려니 왠지 모를 꺼림칙함이 고개를 든다. 시간이라는 캄캄한 벽이 눈앞에 버티고 선 듯하다. ‘새해’의 시작에 희망이 아닌 간절한 절망을 이야기하고 싶은 이유다.하루의 시작과 끝을 무엇과 함께 하는지를 묻는 것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그것은 스마트폰일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용균아! 동창회 한 번 하지 못하고 가는구나. 부디 가는 길 쓸쓸하지 않게 기도할게""선배님! 그곳에서 편히 쉬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머리와 몸이 분리되고 찢겨 사망한 고 김용균 노동자의 고향 구미에 설치된 분향소 벽에 붙어 있는 가슴 아픈 글귀다. 오상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청년들과 후배인 여대생들이 와서 울먹이며 각각 남기고 간 노란 쪽지를 보는 가슴이 미어지고 쓰라렸다.한국서부발전의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계약직으로 입사한 김용균 청년의 죽음으로 우리는 슬픈 연말을 보내고 있다. 그는
교육부는 최근 민주시민교육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구체적인 계획으로 내년부터 전국에 51개 학교를 ‘민주시민학교’로 지정하여 시범학교로 운영하고 2022년부터 ‘시민’과목 도입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부에 이를 담당할 민주시민교육과를 신설하였다. 일부 교육청에서도 민주시민교육과가 신설되고 신설될 예정이다. 학생들이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자라나야 하고 이를 위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민주시민교육을 하여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럽국가들의 민주시민교육 역사를 본다면 우리는 늦어도 너무 늦은 것은
수능이야기수능이라는 손님이 왔다. 늦가을 거리에 은행잎들이 노랗게 시들어갈 무렵이면 어김없이 해마다 찾아오는 손님이다. 누구에게는 그냥 지나가는 손님이지만 수험생과 그 부모들에게는 참으로 긴장되게 맞아야 하는 중요한 손님이며 학교는 해마다 대하지만 아주 치밀하게 대해야 하는 까다로운 손님이다.수능이 처음 온 것은 1994년이다. 벌써 25번째다. 처음 올 때는 교과서 내용 중심의 4지선다형 학력고사라는 낡은 제도에서 벗어나 통합교과 중심의 5지 선다형 수학능력고사라 하여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우리 학교교육에 나름 기여한 면이 있다.그러면서 25년, 4반세기 동안 수능이 우리 학교교육을 지배했다.이후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그런데도 수능은 변하지 않았다.세상이 변하여
만화가 김수박 / 뉴스풀협동조합 조합원 / [아날로그맨], [오늘까지만 사랑해], [내가 살던 용산](공저),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 사람 냄새], [만화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출간
요즘은 농촌에는 하곡(夏穀)과 이앙기(移秧期)가 겹치는 농번기이다. 또한 농촌지역 도로에는 이륜차, 경운기, 콤바인 등의 농기계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기이다. 이에 따라 이들의 교통사고도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3년간 1,393건의 농기계 교통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이로 인해 203명이 숨졌다고 한다. 농기계 교통사고는 영농철인 5월에서 10월 사이에 많이 발생하는데 대부분이 모내기가 시작되는 5월과 6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60세 이상 사고자는 전체 사고의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농기계의 운전자 대부분이 고령의 어르신들이고, 또한 이들 농기계는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일반차량에 비해 9배
노동부 KEC 특별근로감독에 바란다. 고용노동부 대구청과 구미지청이 6월 18일부터 2주간 KEC 특별근로감독에 나섰다. 금속노조 KEC지회는 작년부터 남녀차별과 노조간 승진차별, 부당노동행위와 최저임금 위반 등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각종 위법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다. KEC는 불법과 편법, 꼼수와 차별이 미세먼지처럼 만연한 악성 사업장이다. KEC지회는 사업장 안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의 구체적 사례와 자료를 근거로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지회의 거듭된 요청에 노동부는 5개월 만에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KEC지회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첫째, 이번 특별근로감독이 KEC 남녀차별을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삼척/울진/영덕 공동 성명]6기 신규핵발전소 백지화 계획은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 삼척・영덕 신규핵발전소 건설 백지화 결정 고무적! 조속한 고시해제 촉구! 울진 9,10호기(신울진 3,4호기) 건설계획 백지화 내용 누락한 한수원 이사회 규탄!6월 15일 한국수력원자력은 2022년까지 수명 연장한 월성핵발전소 1호기 폐쇄 결정과 함께, 삼척・영덕에 예정된 신규 원전 4기 건설 백지화를 이사회에서 의결했다.삼척과 영덕은 주민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결정된 핵발전소 건설계획을 2011년부터 7년째 투쟁으로 항의해왔으며, 민간주민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주민들의 반대 의사를 확인하였다.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당시부터 신규핵발전소 백지화를 공약하였으며, 20
나는 재미나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좋아했다. 음... 재미난 이야기를 좋아했다는 게 정확하겠다. 지금도 누구든 자기가 겪은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면 ‘우헤헤’ 하면서 잘 듣는다. 최근에 낸 만화책(아재라서書)에 나오는 영도(가명)와 친해진 이유도 그랬다.고등학교 때 나와 영도는 타고난 지각쟁이였다. 나야 늦잠꾸러기였기 때문에 그랬지만, 영도가 지각하는 이유는 좀 달랐다. 어느 날 아침에 영도는 자기가 늦은 이유를 설명했다.어느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사거리 한복판에 있는 넓은 화단의 꽃들 사이에 어떤 사나이가 누워있었다고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들은 그 사나이를 보았는지 못 보았는지, 바쁜 출근길을 재촉했다고. 이미 길을 건넌 영도도 지각하면 안 되었지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빨래를 걷으려 베란다 문을 열었더니 비가 제법 왔다. 여태 제대로 구경 못한 꽃잎들 다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도 조금 했지만 빗소리가 좋았다. 이상하게 빗소리는 울 것 같은데 항상 좋았다. 그래서 브러쉬로 스...스...하고 쓸면서 연주하는 재즈드럼 소리도 빗소리 같아서 좋아한다. 그리고 빗소리 끝내주던 옛날 서울 옥탑방이 생각났다.조그만 옥탑방은 방 하나, 부엌 하나, 더 조그만 화장실 하나의 흔한 구조였다. 부엌과 화장실의 지붕은 철판이었다. 비가 오면 그 양이 적으면 적은대로, 많으면 많은대로 철판지붕을 때리는 소리가 찬란했다.타당탕탕 탕탕탕탕 타다다탕탕. 때론, 우당탕탕탕탕탕!신기한 게 그 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설치거나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되거나 한 적이 없었다. 바닷가의‘영원한’
결혼할 적에 집이 좁아서 안방에 옷장을 설치하지 못했었다. 솔직히 집이 좁아서였는지 돈이 부족해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 게 어디 있나? 자취생활의 연장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했던 것 같다. 그 전에 쓰던 스탠드 형 옷걸이와 새로 장만한 봉 옷걸이를 예쁘게 설치하곤, ‘와... 유럽식 인테리어 같다.’며 깔깔댔던 기억이다. 제 작년에 집을 좀 넓혀서 이사를 하곤 처음으로 안방 옷장을 설치했다. 아내가 말했다.- 나라고 해서 ‘붙박이 옷장’을 갖고 싶지 않은 건 아니야.저것은 가구가 아니고, 설치 아닌가? 이다음에 떠나게 된다면 들고 갈 수 없는 것 아닌가, 저게 얼마짜린데?! 와 같은 후진 생각을 해서도, 말을 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아내의 비장한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