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최근 영화계에서 폭풍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곡성’을 보고 글을 남겨본다.이 영화에 대해,“재밌냐?”는 물음엔 “그렇다”고, “괜찮냐?”는 물음엔 “글쎄”라 답하겠다.‘곡’성은 왜‘곡’이 심한 공포영화다. [1] 국수주의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일본인 악귀가 왜곡 덩어리다.왜 일본인 악귀가 한국의 산골짜기에서 그 짓 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일본에서 가까운 경남 바닷가 마을도 아닌 전남 곡성에서 말이다. 영화의 배경이 전남 곡성(谷城)인데, 영화 제목 곡성의 한자는 곡소리라는 뜻의 哭聲이다. 곡성 주민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영화 보면서 그들의 곡성이 들려오는 듯했다.임진왜
2012년과 2014년에 경영위기를 빌미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자행했던 KEC가 흑자가 나자 임원과 관리직의 임금만 대폭 올려 돈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노조 KEC지회가 (주)KEC의 2015년 사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수익 개선의 과실을 임원과 관리자들이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1. 매출 감소에도 관리직 인건비 50% 증가KEC 2015년 매출액은 2.090억원으로 적자였던 2013년에 비해 20% 줄어들었다. 반면 사무관리직 인건비는 크게 늘었다. 2014년 66억원에서 2015년 99억원으로 50% 증가했다.2. 경영진에 대한 보상 76% 증가KEC 임원의 총보상액은 2014년 8억에서 2015년 14억으로 증가해 무려 76%나 늘어났다.3. 현장직 인건비
1학년 꼬맹이 하나가 교무실 문을 빼꼭 열고는 이리 저리 둘러보고서 하는 말,“선생님 없다!”이윽고 뒤에 있던 아이도 고개를 내밀어 확인하고선,“진짜네!” 한다. 교무실에 사람이 세 명이나 있었는데, 교감선생님과 교무행정사 그리고 나는 모두 ‘선생님’이라 불리어 마땅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아이들 눈엔 우리가 선생으로 안 보이는 것일까? 두 번째 아이의 멘트 ‘진짜네!’는 우리에게 확인사살이었다. 그렇다. 1학년 아이들의 관계망 속에 선생님이란 존재는 자기 담임선생님이 유일하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아저씨, 아줌마’인 것이다. 50 넘은 남교사는 머리 염색 안 하면 ‘할아버지’ 소리 듣는다.1학년
만화 [메이드 인 경상도]가 나오고 좀 바빴다. 책을 알리고자 이리저리 돌아다녔더랬다. 거의 두 달 만에 대구 아버지 집에 갔다.이 만화에는 내 아버지의 패기 넘치던 젊은 시절이 담겨 있어 동생을 통해 아버지에게 책을 전달했었다. 그래서 책에는 아버지가 젊은 시절 사람 ‘패던’ 에피소드가 많다. 사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의 주먹에 나가떨어졌고 만화에는 십분의 일도 담지 못했다. 내가 아버지의 과거 폭력을 고발한 듯 보이지만, 아버지는 자랑스러워한다. 비로소 자신의 ‘주먹’만을 믿던 아버지의 철학을 세상에 내보인 듯 뿌듯해한다.다음 만화에는 진정 ‘노름’을 사랑해서 패기 넘치던 젊은 시절에 맨주먹으로 이룬 부를 불과 몇 년 만에 탕진한 후 고통과 불면의 밤을 보내다 꿈속에서 ‘산신령’을
봄여름가을겨울의 연주곡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을 너무 좋아해서, 매일 아침 알람 음악으로 사용하고 있었다.연주도 최고지만, 제목이 아름답다.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 이 말은 20대에 음미하는 느낌이 다르고 30대에 음미하는 느낌이 또 달랐다. 무엇이 어떻든 기뻐한다는 말이다.나는 언젠가부터 항상 기뻐하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마음먹으면 위정자들이 나라살림을 말아먹는 걸 보면서도, 저 자식이 뒷주머니 챙기는 꼴을 뻔히 알고도 기뻐할 수 있다. 그래서 매일 아침을 이 연주곡으로 시작하기로 했던 것이다.다만 아침에 잘 일어나질 못해서 '5분 간격으로 세 번 울릴 때까지 안 일어날 거면 좀 조용한 음악으로 설정해 놓던가! 니미, 정신 사나워 죽겠네!'란 불평을 얼마 전에 아내
비오는 날에는 어김없이 일찍 출근하셔서 차량진입금지 라인을 치고 교문 앞에서 교통안전 도우미 직무를 수행하신다. 8시도 안 되었는데, 아이들 통학버스는 8시30분이 되어야 도착하건만 왜 저리 일찍 서 계시는 걸까? 아마도 선생님들 차량까지 안전하게 안내하실 생각이신가 보다. 그런데 오늘 날씨 상당히 춥다. 빗속에 걸쳐 입은 저 우의 속에 따뜻한 옷은 챙겨 입으셨는지 걱정이다. 어르신은 작년부터 이 학교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몇 년 전에 상처하고 혼자 계시는 당신의 입장에선 아마 이 일을 통해 경제적 만족은 물론 자아실현의 긍지와 흥미마저 느끼시는 것 같다. 주황색 방향지시봉을 들고 우리 운전자들에게 사인을 건네실 때는 왠지 버킹검 궁전 따위의 근위병에게서 볼 수
만화가 김수박 / 뉴스풀협동조합 조합원 / [아날로그맨], [오늘까지만 사랑해], [내가 살던 용산](공저),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 사람 냄새], [만화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출간
최근 전경련의 자금이 어버이연합과 같은 반역사적이고 반민주적인 단체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을 지켜볼 때 과거 재벌 2-3세들의 갑질 행각과 그들의 엄청난 폐해가 다시금 회상된다.보수정권 몇 년동안 재벌은 정부와 여당의 협조아래 부지런히 몸집을 키웠는데, 수익성있고 매출이 높은 사업체를 갈수록 독점하고 있다.재벌 2-3세가 늘어남에 따라 이젠 음식점, 슈퍼 듬 골목상권까지 장악해들어가고 있다. 항간 주식투자의 귀재들에게 성공 비결을 물어보면 하나같이 새롭게 상장된 재벌 2-3세 기업을 색출해서 거기에 올배팅을 했기에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재벌 2-3세가 경영하고 있는 기업은 본사의 굳건한 협력을 전제로 고부가가치를 예상하고 설립한 협력업체이기에 부도 날 수가 없다. 재벌들은 2-3세
나는 마흔셋이다. 얼마 전, ‘이렇게’ 관계 된 한 사람과 ‘저렇게’ 관계된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고기 집에서 만나고 보니, 일전에 나의 책 [사람 냄새]에 대해 지역에서 북 토크를 할 적에 인사를 나누었던 분들이었다. 어르신 두 분을 만나게 되어 나름의 예의를 갖추려 하고 있는데, 저렇게 관계된 분이 말씀하시는 것이다.“일전에 북 토크 때 얘기를 들어보니, 저랑 동갑이시더군요. 저도 X세대입니다.”“네?! 몇 년 생이신데요?!” 나는 이 사람을 오십대 초반으로 생각하고 있었다.“74예요, 74. 43살이에요.”“네?!”“이 사람도 74예요. 우리 다 동갑이에요.”나는 이렇게 관계된 분을 오십대 중반으로 여겼었고, 어르신을 잘 모셔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 3월 18일 금요일 저녁 7시 구미참여연대는 1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더 나은 지방자치를 위한 회원 포럼’을 개최하였다. 굳이따지면 지방자치와 지방재정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인 셈이다. 지금까지 구미시의 일방적 행정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반성의 의미도 있겠다^^;;우리는 첫 회원포럼으로 구미시의 2016년 예산안을 들여다보았다.그중 단연 눈에 확들어오는 예산안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하 박정희)’사업관련 예산이다. 언론에서 구미시의 ‘박정희’ 관련 예산이 많다는 언급은 있었지만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래 내용은 회원포럼에서 살핀 박정희 관련 예산이다.- 예산을 보기 전에 먼저 인력배치 현황을 살펴보자.구미시의 박정희 관련 사업은 정책기획실
구미시가 28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박정희 뮤지컬 “고독한 결단”의 추진 계획에 대한 구미참여연대의 정보 공개 요청(2건)에 대해 비공개 결정을 통지해 왔다.논란이 불가피한 사안에 대해 구미시가 추진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당연한데도 불구하고 비공개 결정을 한 것은 '가만히 닥치고 있으라'는 말인가?구미참여연대가 공개 청구한 "창작뮤지컬 제작 공연 계획(안)" (문화관광담당관-1423, 2016.01.21.)“는 이미 지난 1월에 결재가 난 문서로써, 구미시는 이미 창작뮤지컬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이를 비공개하겠다는 것은 시민들의 의견에 귀를 닫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구미시는 박정희 뮤지컬 “고독한 결단”의 추진 계획을 투명하게 즉각 공개해야 한다.추진 과정조차 공개하지 못하
어느 날 다윗 왕이 궁중의 보석 세공사에게 명령했다.“나를 위하여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라. 반지에는 내가 큰 승리를 거둬 기쁨을 주체하지 못할 때 자만에 빠지지 않게 할 글귀를 새기도록 해라. 또한 그 글귀는 내가 절망에 빠졌을 때 용기를 함께 줄 수 있는 글귀여야 한다.”세공사는 왕의 명령대로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지만, 어떤 글귀를 써넣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고민 끝에 그는 지혜롭기로 소문이 난 솔로몬 왕자에게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다.“왕자님, 임금님의 큰 기쁨을 절제하게 하는 동시에 큰 슬픔에 빠졌을 때 용기를 줄 수 있는 글귀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솔로몬이 답했다.“이 글귀를 넣으십시오. 승리에 도취한 순간에 임금님이 이 글을 보시면 곧 자만심이 가라앉
나만의 괜한 개똥철학이 하나 있다.‘개똥’철학이기에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을 만큼 쓸데없는 철학이겠다. 그러나 나 혼자만은 근거 없이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어서 허락을 하는 자리에서는 종종 설파하곤 한다. 대부분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무엇이냐 하면,‘그렇게 되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하면 꼭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이것은 한 가지 바탕이 되는 이론이 있는데, 그것도 내 마음대로 개똥철학이다.바탕이론은 ‘인생이란 무엇인가? 자기 마음대로 절대 안 되는 것.’근거를 대라고 하면 이렇게 말한다. ‘인생에서 생각대로 되는 게 있습디까?’근거가 충분해야 신뢰받는 이론이 될 텐데 내가 봐도 무성의하기 짝이 없다.아무튼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하면 꼭 그렇게 되기 때문에
어제부터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오늘 아침에까지 이어진다. 안개비를 뚫고 유학산을 넘어 7시쯤 학교에 도착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교문 입구 축구골대에 저렇게 차량 진입금지 줄이 쳐져 있다. 차에서 내려 현관으로 향하는데 배움터 지키미 어르신이 추위에 떨며 현관 앞에 서 계신다. 이 마을에 사시는 분인데, 비가 와서 차량 때문에 운동장이 엉망이 될까봐 그 줄을 치기 위해 일부러 학교에 나오셨다고 하신다. 이 분이 받는 월급이 아마도 70만원 남짓한 것으로 안다. 다른 학교에선 교문 옆에 있는 초소도 설치되지 않아 운동장 벤치에서 기거하며 선량한 목자로서 양떼를 지켜주신다. 이 힘든 노동의 대가로 지불되는 70만원은 너무 박하다는 생각이
연극반에 다니던 친구가 있었다. 학교 다닐 때 이 친구는 연극을 올리면 꼭 와서 보라고 부탁하곤 했다. 나는 매번 나의 첫 번째 애인이나, 두세 번째 애인을 동원해가며 객석을 채우는 역할을 했다. 연극은 공짜지만, 친구를 위해 애인에게 꽃다발을 준비시켰다. 그러나 나는 점점 더 연극의 매력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한정된 공간에서 연기자들과 호흡을 같이 한다는 것은 나를 몰입시켰고, 매번 나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느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애인이 흥미 없어 한다면, 혼자서라도 가서 보았다.그중 순진한 내 인생을 크게 뒤흔든 연극이 돈키호테였다. 학생연극답지 않게 뮤지컬의 형식을 취하였는데, 돈키호테 역할을 하던 친구의 친구에게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듯 도취되었다. 나는 학교를 졸업하고 무엇을 하고 살아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곤, ‘이게 사는 건가’를 붙이던데 그게 재밌어서 나도 해보았다.나는 오전 시간이면 아내와 아점을 먹으며, 인간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두 시간 정도 나눈다. 이게 사는 건가.일요일이면, 아내는 열무김치국물에 국수를 말아 주기도 한다. 서프라이즈나 전국노래자랑을 보며 먹는다. 이게 사는 건가.밤이 되면 아이들을 재우고, 아내와 오늘 느낀 인간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한 시간 정도 나누고 잠든다. 이게 사는 건가.출장을 다녀오는 길이면 아내는 들어오는 길에 문방구에서 아이 선물 아무거나 사오라고 전화로 귀띔해 주곤 한다. 이게 사는 건가.일주일에 한 두 번은 아내와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 ‘이바돔 감자탕’에서 외식을 하기도 한다. 아내는 뼈다귀 해장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