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초등학교는 경북의 군 지역에 위치한 학교입니다. 농산어촌 지역의 여느 소규모 학교처럼 이 학교도 한때 전교생 수가 20여 명으로 줄어들면서 폐교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그러던 2010년, 경기도의 남한산초등학교를 시작으로 혁신학교 열풍이 일고 있을 때, 참교육을 열망하는 몇몇 학부모와 교사들이 의기투합하여 A 초를 혁신학교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이후 강화된 경쟁 교육에 염증을 느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공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학교를 원했고, 희망의 교육공동체를 염원하는 전교조 교사들은 그
경주시 월성동은 2936세대 5789명이 거주하고 있다. 31.6%가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인 월성동에는 21개의 경로당이 운영되고 있다. 노인 활동 공간을 배려하고, 각종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월성동 소재의 초등학교는 2개, 중고등학교가 각각 1개이다. 하지만 아동·청소년 돌봄 공간은 하나도 없다. 아이들은 방과 후, 방학 동안의 돌봄이 취약한 상황이다.특히 동방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242명인 작지 않은 학교이다. 인근에 660세대 아파트가 있지만, 주변에 피아노, 태권도 학원은 겨우 3개뿐이다. 동방초등학교는 방과후돌봄을
“형님, 왕년에 제 앞에서 여자들이 질질 쌌습니다.”삶을 운동에 온전히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닌 남성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는 언제나 조합원들 앞에서 자본이 노동자를 어떻게 착취하는지, 노동자가 왜 하나로 뭉쳐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이성적인 모습으로 강단 있게 행동하면서도 적절한 때에는 감성에 호소하던 그는 베테랑 활동가였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매료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누구나 칭송해 마지않는 훌륭한 활동가의 입에서 여성은 꽤 자주 성적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에게 단순한 ‘농담’이었다.그가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1990년대 이문열 작가의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있다’라는 소설 제목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지금,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는 데 남아있는 날개 잔뼈마저 부러뜨리려는 추악한 일들이 연일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서도 50년 전의 일을 상기시키면서 악착스레 다시 날 수 있다고 여기저기에서, 이런저런 모습들로 바람 빠진 풍선이지만 하늘로 올라갈 것이라 외치고 있다.지난 8일 오전 7시 30분 구미 상공회의소에서는 구미지역의 유지, 특히 건축 계통이나 상공인, 그리고 소위 잘나가는 사람 100여 명을
강원도에 여행 갔다가 카지노에 빠져 돈을 잃는 것도 부족해 직장과 가정까지 잃게 된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 뉴스를 접할 때 카지노의 어떤 점이 멀쩡한 사람을 망가뜨릴까 하는 생각을 품게 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글과 관련하여 저는 개인의 ‘성찰 능력’을 마비시키는 카지노의 구조에 주목하고자 합니다.카지노에는 사람이 거주하는 보통의 건물에는 반드시 있는 세 가지가 없다고 합니다. 시계와 창문 그리고 거울입니다. 시계와 창문이 없으면 고객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새도록 주머니가 털립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세 가
긴 투쟁의 시작2015년 여름 어느 날, 아사히글라스 사내하청노동조합 차헌호 위원장이 빨간 투쟁 글씨가 적힌 조끼를 입고 처음 금속법률원에 찾아왔습니다. 당시 제가 구미지부 담당이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죠. 노동조합을 만든 지 한 달 만에 모두 해고되셨다며, 곧 금속노조 지회로 편제될 예정이니 형사 문제 등과 관련한 법률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또 불법파견과 부당노동행위로 원청에 대한 고용노동청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까지 확보된 증거는 원청 업무 문서 몇 장과 큰 도움이 안 되는 원청 직원과의 통화 녹취록. 문
저는 국어국문학과 강사 최병해라고 합니다. 일개 강사 신분으로 총장님과 학교가 시행하는 정책을 비판하여 분에 넘치는 면이 있지만, 제가 영남대학교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총장님이나 어떤 교직원보다 작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영남대학교 다닌 덕분에 시인 등단도 했고, 평론가 등단도 했습니다.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영남대 국어교육과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2021년 3월에도 영남대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교수협의회 의장 징계를 반대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은 사라져서
작년 성락원 물고문 학대가 드러나면서 _ 첫 대응성락원 안에서 벌어진 인권침해가 드러났을 때에 놀랐던 점은 우리가 있을 때에 벌어지던 물고문, 남은 음식으로 조롱한 학대행위가 아직까지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난해 성락원 물고문 학대행위를 1년 동안 감추다가 내부에서 다시 불거졌다. 성락원 측은 또다시 학대 가해자에게 연차를 보장해 주면서 은폐하려고 했던 것이 드러나게 되었다.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대피해자 긴급구제를 요구하며 경산시장 면담을 하기 위해서 열리지 않는 문을 억지로 열고 들어갔다. 그러나 시청 공무원은
일국의 장관(그것도 부총리급)에게 ‘님’이라는 존칭을 붙이지 않음에 대해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고교 10년 후배에게, 경제학에 문외한인 70대 노인이, 대한민국 최고의 학부를 나와 미국에서 경제학을 전공, 이후 대한민국 경제 분야에서 실무를 다듬은 수재에게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을 왈가왈부한다는 것은 바둑 18급이 국수전에 훈수를 두는 기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표된 경제정책에 대해 한마디 할 수밖에 없다. 그가 만든 정책이 심각을 넘어 ‘감세 좀비’(『폴 크루그만, 좀비와 싸우다』, 폴 크루그만, 부키, 2022.7)임을 일
엄마는 늘 깨어있었다. 모두가 잠든 늦은 시간까지 반찬을 만들고,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아침을 차렸다. 30년 동안 일을 쉰 적이 없었던 엄마의 하루에는 언제나 밥상을 차려야 하는 노동이 있었다.엄마는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던 나와 학교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다가 ‘MSG가 가득 들어간 음식을 매일 먹을 나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 후 매달 반찬으로 꽉 채운 상자가 자취방으로 배송됐다. 곰팡이가 생겨 반찬을 버릴 때면 엄마에게 전화해 쓸데없이 왜 이렇게 많은 반찬을 보냈느냐고 투덜거렸다.엄마는 나와 냉랭함이 감
▲영화 포스터1_ 빤한 할리우드 신파극과는 조금 다른 영화화 아주 유명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국내에도 출간된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한다. 사실 이런 부류의 이야기는 여기저기 회자되기는 하지만 막상 제대로 내용을 파고들어 확인하는 경우는 잘 없다. 고작 인터넷에서 입맛에 맞게 차포 다 떼어낸 채 편의적으로 가공된 몇 줄 요약이 전부다. 그저 훈훈한 미담만 남아버리는 특색 없는 사례들은 마치 유령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부유하는 중이다. 고작해야 공중화장실에 부착된 출처 불명의 동서양 격언에 불과한 수
윤석열 정부 출범이 좋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 공직자들 면면도 만족스럽지 않지만, 인사청문회 패싱은 더욱 불미스럽습니다. 특히 국무위원의 경우에 더욱 심각하다고 할 것입니다.먼저 국무위원 인사청문 제도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국무위원 인사청문은 헌정 원리의 중요 구성부분이며, 헌법에 따른 법률의 요구사항입니다.국무위원의 지위에 대하여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무위원 즉 내각의 구성은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의원내각제는 다수당의 당수가 총리가 되고 그 총리가 의회 의원들 가운데 내각을 구성합니다
“분쟁과 폭염, 홍수 등 극한의 날씨, 코로나19의 지속적인 영향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식량과 연료 가격 급등을 불렀고, 이는 세계 수십 개 국가, 수백만 명을 빈곤과 굶주림으로 몰아넣었다.”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이다.우리는 자주 “식량위기”라는 말을 듣고 있고 이어서는 미국, 중국, 우크라이나 등 타국의 안보를 걱정하는 뉴스를 보게 된다.왜일까?한국의 곡물자급률은 20.2%에 불과하다. 쌀 소비량과 비슷한 밀은 고작 0.5%, 동물 사료와 기름으로 많이 쓰이는 ‘콩’도 7.
지난 6월 9일, 장애인 거주시설 성락원에서 벌어진 인권유린이 드러나고 투쟁 1년이 지나 토론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성락원에서 탈시설한 장애인 당사자로 토론에 참여했다. 지역사회 토론회를 통해 시설 구조의 본질을 알리고, 왜 우리가 성락원 사태로 싸우고 있는지 한 번 더 알려보고 싶었다. 1년 동안 성락원 현안으로 투쟁하면서 느낀 죄책감내가 성락원에서 살다가 나오면서 느꼈던 죄책감을 토론회를 통해서 고백하고 싶다. 작년 5월 시설 이용인에 대한 물고문 학대가 드러나 성락원 대책위가 출범했다. 이후에 또다시 물고문 학대 행위가 발생
제8대 구미시장이 취임했다. 구미에서 태어난 금수저로 미국에서 공부했고, 행정고시 출신에다 경북도와 청와대, 다시 경상북도의 요직을 겪은 소위 찬사를 주로 하는 사람에 따르면 ‘당장에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철저하게 준비된’ 사람이라는 것이다.더구나 식장 여기저기에서 수군대는 이야기, 즉 인간적인 면에서 들리는 말들 또한 민망할 정도의 상찬이 가득하다. 재력이 있던 부친은 공무원이 된 아들(신임 시장)에게 돈이 필요하면 아버지가 채워주겠으니 공무원으로 받은 월급은 이웃에게 쓰라 할 정도였고, 따라서 이웃에게 참으로 착하고 선했다는
1_ ‘체념 증후군’, 들어보셨나요? 2003~2005년부터 스웨덴에서 ‘체념 증후군’이란 신종 질환이 보고되기 시작했다. 타국에서도 차츰 유사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해 온전히 스웨덴만의 사례는 아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스웨덴이 독보적으로 많은 질환자를 배출하는 중이다. 이 질환의 특징은 점점 신체활동이 느슨해지다가 완전한 가사상태로 빠진다는 것이다. 즉 ‘코마’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오해와는 다르게 그 자체로 죽음에 이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 먹거나 마시는 행위 혹은 배설 활동까지 멈춰버린 셈이라 주변의
파고노믹스라는 말을 들어보셨는가? 돈으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고 결국은 파멸에 이르는 내용의 미국 드라마 제목 와 경제학(Economics)이라는 말을 붙여 만든 합성어다.범죄드라마 제2부에서는 1979년 ‘노스다코다주 파고’에 거주하는 평범한 한 가족이 캔자스 주에 있는 악명 높은 범죄조직과 맞닥트려 풍비박산이 난다. 이러한 파국을 담당했던 조직배 마이크 밀리건은 파고의 가족을 쓰러뜨린 대가로 상을 받겠거니 기대하며 폭력단 본부에 들어간다. 상급자는 ‘보상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회계사 사무
나는 머리가 좋은 아이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영재로 선발되어 매주 다른 학교 아이들과 함께 경북 과학 영재 수업을 들었다. 일주일 중 유일하게 일찍 마쳤던 수요일에 추가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에 불만을 늘어놓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엄마는 내 IQ가 147이라는 것을 자주 말했다. 내가 수학 경시대회에서 상을 타거나 과학전람회에서 국회의원상을 받아오면 일과 가사노동에 지쳐 항상 그늘졌던 엄마의 얼굴이 환해지곤 했다. 엄마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기뻤다.책 읽기에 재미를 붙인 나는 언제부턴가 학교 공부보다 책을 통해 세상을
지난 6월 16일 윤석열 정부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제시했다. 후보자 시절부터 경제에 관련한 자유주의 성향의 말이 있어 짐작은 했지만, 발표된 내용은 지금 어렵게 살고 있는 서민의 아픔이나 생존과는 거리가 먼 것들 일색이어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최근의 걷잡을 수 없는 생활물가의 상승과 고 금리(소위 스태그플레이션), 그로 인한 경기 침체로 생활고(?)가 눈에 훤히 보이는 상황에서 윤 정부는 ‘저성장 극복과 성장-복지 선순환’을 목표하고 있다. 이는 많은 언론이 한목소리로 과거 성장 위주의 정책 즉 ‘747’
1_ 수요공급 원리 vs 자원의 공정한 분배 사이에서 1929년 세계대공황 당시 그 진원지인 미국에선 기괴한 풍경이 동시에 펼쳐지곤 했다. 동부 대도시에는 실직자가 넘쳐났고 그들의 어린 자녀는 영양실조에 신음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부 대농장에선 판로가 막힌 캘리포니아 오렌지를 농민들이 시장가격 조절을 위해 트럭 채로 땅에 파묻거나 휘발유를 부어 태워버렸다. 수요-공급 법칙을 맞추기 위한 지극히 ‘합리적’ 자본주의 사고의 결말이다.이게 과연 올바른 합리와 이성이라 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이를 예찬하는 이들의 주장대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