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필드의 원인과 진실

[이런 책]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킬링필드의 주역으로 알려진 폴 포트의 평전을 선택한 이유는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이다. 대부분이 알다시피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킬링필드의 주역은 ‘크메르루주’라고 부르는 정권이었이며, 그 대표는 폴 포트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먼저, 1997년 쿠데타로 집권한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크메르루주 출신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아이러니 아닌가? 1백만 명의 자국민을 학살하였다고 알려진 크메르루주 출신이 총리직을 맡고 있다니? 서방 언론에 지나치게 노출된 우리의 시각에 대한 교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서방 언론의 편향된 시각에 따른 오도의 사례가 이뿐만이 아니겠지만 너무나 좋은 사례이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나는 양비론자가 아니다. 다만 세상에는 언제나 다른 편의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뿐이다. 다른 시각의 존재를 모르거나 그를 무시하려는 세계인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여기서 설명을 드리지 않겠다.

자, 이제 포트의 평전이 들려주는 내용이 무엇인지 대강 들여다 보자.『폴 포트 평전』의 부제는 ‘대참사의 해부’이다. 킬링필드라는 대참사를 해부한 이, 즉 저자는 필립 쇼트라는 영국의 언론사에서 일한 저널리스트이다. 옮긴이 이혜선은 번역가이다. 2008년 실천문학사에서 [역사인물찾기 26]으로 출판하였다. 2004년에 출판된 원저의 제목은 <<Anatomy of a nightmare>>이다.

폴 포트(1925-1998)와 크메르루주 정권은 인도차이나 식민지 해방투쟁, 베트남 전쟁, 미국과 소련의 경쟁 등과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폴 포트는 1975년 민주캄보디아의 총리가 되어 크메르루주 정권을 이끌었으며, 1979년 베트남군에 의해 쫓겨나, 1998년까지 게릴라로 지내다가 세상을 떠났다.

미국은 베트남전쟁 때 라오스만 폭격한게 아니라, 캄보디아도 폭격하였다. 서방 언론은 ‘대참사’의 원인에 대한 진실 추구는 도외시 하고 크메르루주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크메르루주 정권에 책임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사실보다 더 큰 죄를 덮어 씌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대참사의 진실은 더 이상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의 이면드라마는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인도차이나 현대사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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