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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김수박 작가한국사회 문제를 용기있게 그려내는 작가
유영직 | 승인 2013.10.07 09:16

현대 문화를 '소셜문화'라고 규정하는데, 이 상호작용 속에서 급속히 확산, 활용되고 있는 SNS는 학술적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Facebook)으로 대표되는 사회 네트워크 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서 이 소셜문화의 덕으로 구미에 살고 있었던 "김수박"작가를 만나게 되었다.

우연히 뉴스풀협동조합 조합원의 제보로 구미 옥계동에 김수박 작가가 살고 있음을 확인했고, 페이스북 친구 맺기를 거쳐 드디어 오프라인에서 그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만나기로 한 24일 저녁 7시, 비가 내리는 초가을 저녁 옥계동의 한 커피숍으로 들어서자 필자를 비롯한 뉴스풀 예비조합원 기자 3명과 필자를 반갑게 맞아주는 김수박 작가를 대면하였다.

 

 

김수박 작가
김수박 작가


김수박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대학교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다. "인기드라마 때문에 건축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학시절 종합예술로 여겼던 건축공학은 예술은 빠진 채 공학만 존재하는 상황이었다. 보통 유학을 다녀오고 건설회사에 취업을 하는 상황이었지만 나는 예술을 하기로 했다.“  

그는 그림에 소질이 있었고 대학교 학보사를 통해 시사만화를 연재했고 만화가로서의 길을 준비하고 있었다. 1997년 IMF가 터지며 건설회사들이 줄도산한 것도 그가 만화의 길로 접어드는 한 배경이 되었다. 

군대 제대 후 PC통신이 유행하던 시절, 어느 통신 게시판에 올라왔던 만화를 보게 되는 순간 그는 "'아! 이제 세상은 다른 곳으로 가는구나!' 했고, 소통 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선배나 스승 없이도 승부를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PC통신을 통해 만화가 김수박으로서 첫 작품들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도제시스템에서 정제되지 않은 순수 창착작품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만화를 하려고 하는 사람도 적었고, 보통 도제 시스템에서 만화가로 데뷔를 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한 성격하기도 하고 도제 시스템에 대한 불만으로 혼자서 만화가의 길을 가게 되었다." 

그는 보통사람처럼 회사생활을 하기엔 어렵다고 판단했고, 건축이라는 종합예술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문화생으로 들어가 스승의 작품을 그리는 과정이 예술의 기본개념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결심이후 역설적 상황이 발생했다.

"만화가로서의 길을 가기로 마음 먹었는데, 부모님을 생각하니 졸업을 해야겠고, 학비를 내는 것이 아깝게 느껴졌다. 만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 공부를 가장 열심히 하게 되었고, 남은 학기는 장학금으로 마쳤다." 그는 이렇게 뭔가에 열심히 해 본 경험은 지금의 재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졸업과 동시에 모든 문화예술 산업이 집결되어 있는 서울로 올라갔고, 막노동을 3년 정도 했다. "만화해서 번 돈보다 그때 번 돈이 더 많을 것 같다." 그의 <아날로그맨>에는 막노동 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모든 김수박의 작품들은 그의 이야기이고, 주위 이야기, 우리 사회,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람냄새>

그동안 <아날로그맨>, <내가 살던 용산> 등 사회문제를 만화로 그려내던 김수박 작가는 2012년 출판사로부터 삼성이라는 거대한 공화국이라고 표현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삼성의 문제를 살펴보면, 무노조 및 노조탄압과 백혈병과 같은 산업재해를 떠올릴 수 있는데, 그 당시 백혈병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작품을 준비하게 되었다.”사람냄새는 삼성에서 딸을 잃은 아버지, 황성기 씨의 이야기이다.


“꽃이 질 때쯤 되면 최고의 향이 나거든. 사람도 똑같애. 사람은 나이가 먹을수록, 늙을수록사람 냄새가 나는 거야.”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딸을 백혈병으로 떠나보낸 황상기 씨의 말이다.

황상기 씨는 사람도 꽃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만의 향기를 가진다고 한다. 나이를 먹으면,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귀기울일 줄 알고 그 얘기를 들어주는 것도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말한다.

그러나 딸을 잃게 만든 그곳, 삼성에서는 자기 회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이들이 외치는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바로 그 한 가지, 사람 냄새가 없기 때문이다.


황상기 씨의 딸 유미는 열아홉 나이로 삼성반도체 공장에 들어갔다. 삼성에 입사한 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집에 왔다. 그런데 일을 한 지 2년이 지난 즈음부터 딸은 몸이 아프다고 했다.

백혈병이란다. 딸의 병을 치료하면서 같은 병원에서 백혈병에 걸린 삼성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나려고 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게다가 딸과 같은 조를 이뤄 일한 동료 직원도 백혈병으로 죽었다. 혹시 딸은, 삼성에서 병을 얻은 것이 아닐까?

  - 책 내용중 [출판사서평]-


<아날로그맨>

그의 또다른 걸작 <아날로그맨>에서는 만화계를 폭로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는 "예술의 기본개념에서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화계를 비판한 것이다. 그렇다 보니 만화계에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아날로그맨>은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그를 스타 작가, 문제적 작가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 작품은 번역되어 스위스에서도 출간되었다.

지금 김수박은 구미시민이다. 서울에서 10년간의 생활을 마치고 6년 전, 구미로 내려오게 되었다는 김수박 작가는 이후 인동도서관과 금오공대 도서관을 주로 이용하며 작품구상과 작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결혼하기 전에는 밤샘 작업도 했으나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은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없어서 작업은 낮에 한단다. 그에게 앞으로 어떤 작품을 구상하냐고 물으니 작년 불산사고에 대한 주위의 반응에 대해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는 말과 함께 공단도시 구미를 소재로 곧 작품을 구상중이라고 말했다.

커피숍에서의 인터뷰를 마치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그와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구미에 온지 6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가족 말고는 같이 술을 먹은 사람이 없었다”며 기자들이 제안한 술자리에 반색했다. ‘행여나 그가 술을 싫어해서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하지 않았나’ 했던 추측이 보기 좋게 무색해졌다.

만화계를 비판했다가 따돌림을 받기도 했던 김수박 작가에게 친한 작가가 누구냐고 물으니 강풀, 윤태호 등의 이름이 나온다. 그는 그들 만화가 못지 않은 호평과 기대를 받고 있는 만화가다.


"앞으로 구미시민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는 그의 바람은 곧 이뤄질 전망이다.

오는 11일(금)저녁 7시, 한국산업단지공단(공단본부,2층)에서 "김수박 작가와의 만남" 사람냄새 북콘서트가 뉴스풀협동조합의 주최로 진행될 계획이다. 


김수박 
1974년 출생
대구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사람의 곳으로부터》《아날로그맨》《오늘까지만 사랑해》《만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모두 2권)《빨간 풍선》이 있고, 만화집 《내가 살던 용산》《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 참여했다.




* 이 기사보다 더욱 자세한 이야기와 이 기사에 다 못담은 이야기들을 마저 담은 인터뷰 전문은 뉴스풀 협동조합 조합원을 상대로 한 특별기사 또는 메일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유영직  chungs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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