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을 맞이하야,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내와 딸 둘을 데리고 근처 도리사 입구, 파전 파는 식당에 가서 산채비빔밥 2개, 시원한 잔치국수 1개, 돼지 숯불구이를 점심으로 먹고(미사리풍 포크송에 맞춰 OB 병맥주도 딱 한 병 먹었음.) 자판기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뽑아먹었다. 아이들에게는 사과 주스를 뽑아주었다. 등산복 차림의 아저씨, 아줌마를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 나 같아도 배우자와 산에 안 오겠다.

돌아오는 길에, 여섯 살 첫째는 빈 깡통에 입을 대고 장난을 쳐보더니,
“아! 아! ‘엉뚱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라며, 뒷자리에서 뉴스보도를 하기 시작했다.

깡통 입구에 입을 대고 말을 하면 울리기 때문에 마이크 소리 같다.
“오늘 저녁 아홉시에 귀신과 괴물이 나타납니다. 대피하시...든지요. 깔깔깔”
“오늘 저녁 아홉시에 귀신과 괴물이 나타나 자동차를 천대, 만대 박살냅니다. 깔깔깔”
“아! 아! 엉뚱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저녁 아홉시에 인형들이 일어나서 떠들기 때문에 잠을 못자겠습니다. 깔깔깔“
“오늘 저녁 아홉시에 구름이 모두 내려와서 따뜻하겠습니다. 깔깔깔”
“오늘 저녁 아홉시에 해가 뜨겠습니다. 그래서 다시 낮입니다. 깔깔깔”

오늘 저녁 아홉시에 정말 저렇게 된다면 재밌겠다. 왜 하필 아홉시인가?
어쨌든 공중파와 종편 뉴스들이 내 딸의 뉴스와 무엇이 다른가?
엉뚱한 뉴스만 보도하겠다면 재미라도 있는 내 딸의 뉴스가 낫다.

만화가 김수박
뉴스풀협동조합 조합원
만화 [아날로그맨], [오늘까지만 사랑해], [내가 살던 용산](공저),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 사람 냄새], [만화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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