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진 시장의 박정희 추도사... 구미 시민 사이에서도 비난 빗발쳐

1년 주기로 철마다 유행하는 노래가 있다. 봄이 되면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10월의 마지막 밤에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울려 퍼진다. 구미시에는 매년 11월 14일만 되면 '반신반인'이 등장한다. 물론 이는 히트를 치기보다는 '히트(타격)의 대상'이 된다는 차이가 있다. 

지난 14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제에서 남유진 구미시장이 박 전 대통령을 가리켜 '반신반인(반은 신이고 반은 인간)'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또 한 번 논란을 부르고 있다.

남 시장은 이 같은 발언을 2009년부터 매년 탄신제마다 반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발언은 매번 언론 매체를 통해 소개되어 논란을 불러 일으켰지만 남 시장은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제에서 추도사를 하는 남유진 구미시장 (구미시청 열린시장실)

구미시는 2009년부터 시 예산으로 탄신제를 지냈으며 올해는 79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2010년 구미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예산 삭감 주장을 했지만 소수 의견에 그쳤다.

이렇듯 추모제 예산(1500만원)보다 훨씬 많은 비용인 데다가 예수나 부처 같은 종교적 인물에 대해서나 쓰이는 '탄신'이라는 명칭도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 시장이 '반신반인'이라는 극단적 찬양을 되풀이한 까닭에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고, 포털 사이트 댓글 게시판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비판은 구미 내에서도 빗발치고 있다. 시민 이모씨는 구미시청 게시판에 글을 올려 "언제부터 박정희대통령이 신이 되셨나요? 북한이 김일성을 신격화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요?"라고 반문했다.

시민 현모씨도 같은 게시판에서 "박정희 정권때 단 1년이라도 무역흑자가 났던 해가 있으면 말해보시오.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부해서 자리 하나 보전하려고 하는거 같은데 부끄러운줄 아시오"라고 일갈했다. 

회원수 2만명이 넘는 '구미텐인텐' 카페에서도 관련 소식에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헛소리 말구 구미경제나 살리라", "아부의 극이다", "저분 작년에도 저랬다", "오늘처럼 구미시민인 게 쪽팔린 적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럼 선녀인가?" 등의 비난이 많았다. 

도 넘은 발언으로 얻는 정치적 실리 무얼까

남 시장이 '반신반인' 발언을 할 때마다 언론으로부터 비판 논평을 주문받았다던 김수민 구미시의회 의원은 15일 블로그를 통해 "불로소득이 근로소득의 2.5배에 달하는 암흑의 박정희시대를 견디며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뤄냈음에도 민주주의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히고, "'반신반인' 같은 표현은 우리가 그만큼 근대화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이런 후계자들을 둔 박 전 대통령도 역사적으로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 시장의 '반신반인' 발언을 향해 박근혜 정부나 새누리당 핵심을 의식한 행위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쏟아지고 있으나 과연 남 시장이 얻는 정치적 실리가 무엇인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구미텐인텐' 게시물에 댓글을 단 한 네티즌은 "박정희 대통령을 좋아하는 시민"이라고 밝히면서도 남 시장의 발언에 대해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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