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신100주년 TF팀 구성, 뮤지컬제작(28억)도 포함

지난 3월 18일 금요일 저녁 7시 구미참여연대는 1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더 나은 지방자치를 위한 회원 포럼’을 개최하였다. 굳이따지면 지방자치와 지방재정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인 셈이다. 지금까지 구미시의 일방적 행정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반성의 의미도 있겠다^^;;

우리는 첫 회원포럼으로 구미시의 2016년 예산안을 들여다보았다.

그중 단연 눈에 확들어오는 예산안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하 박정희)’사업관련 예산이다. 언론에서 구미시의 ‘박정희’ 관련 예산이 많다는 언급은 있었지만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래 내용은 회원포럼에서 살핀 박정희 관련 예산이다.

- 예산을 보기 전에 먼저 인력배치 현황을 살펴보자.
구미시의 박정희 관련 사업은 정책기획실 아래 문화관광담당관실에서 맡고 있다. 문화관광담당관실에는 박정희기념사업담당(계)가 있다. 5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었다. 계장 1명과 4명의 인원이 박정희기념 사업 관련 일을 한다.
게다가 올해는 정책기획실 아래 기획예산담당관실에 ‘박정희 탄신 100주년 준비 TF팀’이 꾸려진다.(내년이 100주년임)

- 3월 28일, 구미시청 담당관실과의 면담 결과 이 TF는 문화담당관실로 옮겼다고 한다. 구미시에는 2016년~2017년에 총 8명의 공무원이 박정희관련 업무를 진행한다.

정** ☎ 054-480-6631 박대통령기념사업업무전반
김** ☎ 054-480-6632 박대통령생가주변 공원화사업, 추모사업(시설공사)
김** ☎ 054-480-6633 박대통령기념사업계 회계서무, 박대통령 추도식 및 탄신제 행사, 박정희새마을연구원 관리운영
송** ☎ 054-480-6634 박대통령홍보관 영상시스템관리, 박대통령홍보관 콘텐츠발굴, 사이버박대통령 홈페이지 관리
이** ☎ 054-480-6635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

어떤 조직의 조직 구성도를 보면 그 조직이 어떤 비전과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구미시는 박정희를 매우 중요한 ‘브랜드’ 혹은 ‘아이콘’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 이 조직도를 통해 확인된다.
(참고로 구미시에는 다른 지자체에 없는 소관부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새마을과이다. 새마을관련 담당부서는 구미시와 청도군에만 존재한다.)

그러면 이제 2016년 구미시 예산을 살펴보자.

먼저 박정희 전대통령 기념사업에 42억원의 예산이 배정되었다. 여기에는 생가주변 공원화(4.5천만원), 생가관리 및 추모사업 (15억원),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26억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

이중 역사자료관 사업은 계속 사업으로 2014년부터 200억원(국비 80억, 도비 15억, 시비 105억)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국비확보가 되지 않아 차질이 생길뻔했으나 박지원, 이철우 의원 등 국회 동서화합포럼 소속 영호남 의원들의 지원으로 국비지원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올해 투입 예산 26억원 중 시비가 11.5억원이 투입된다.(국비 10억원, 도비4.5억원)

올해 신규사업인 ‘새마을운동과 한국 현대사 연구 사업’이 눈에 띈다. 영남대에 위탁하여 실시하는 사업인데 시비가 2억이 들어간다.

그리고 생가 앞에는 ‘민족중흥관’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의 한해 전기료가 4.8천만원이다. 하이퍼돔 영상관 때문이라고 한다. 이 영상돔을 올해 1.2억원을 들여 수리(업그레이드)한다.

특히 구미시가 올해 야심차게(?) 준비하는 사업이 있다. 창작 뮤지컬제작이다. 자그마치 28억원이 투입된다. 내년도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드는 뮤지컬인데, 내년 5월 초연 예정이다.(참고로 탄신제는 11월이다)

구미참여연대는 지난 3월 28일, 구미시청 담당관실과의 면담에서 이 뮤지컬과 관련하여 두 가지 우려 사항을 전달하였다. 먼저 박정희 관련 우상화의 문제이며, 두 번째로 예산낭비 문제를 거론했다.

정부나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하여 만든 문화 컨텐츠가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 창의성과 문화적 요소보다는 정부나 지자체의 메시지 전달 의도가 강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정희’를 문화 컨텐츠화하기에는 그에게서 풍기는 이미지가 부정적인 면이 강하다. 그럼에도 구미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를 제작하겠다는 의도이다.

28억원이라는 예산은 성남시가 전체 중학생 8,900명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예산규모(25억원)를 훌쩍 넘어선다. 우리는 다시 한번 구미시가 뮤지컬제작은 반드시 철회해야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면 다행이다. 박정희와 뗄레야 뗼 수 없는 게 새마을운동 관련 사업들이다. 구미시에 의하면 '45년간 새마을 깃발을 한번도 내린 적 없는 대한민국 새마을운동 종주도시로서의 기반 강화'(2016년 구미시정 계획의 표현)를 위해 2014년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새마을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부지만 무려 7만 6천평이다. 총예산은 866억원으로 국비 295억/도비 148억/시비 423억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구미시가 부지를 매입하고,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구미시에서는 새마을의 국제화와 역사관광자원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한다.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새마을운동을 국제화하고 이를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완공후 유지 관리와 관련하여 구미시와 경상북도가 서로 등떠밀기 하고 있다는 후문이 들린다. 그만큼 완공 후 어마어마한 유지 관리비용이 든다는 의미일 것이다.

게다가 실제 구미시가 새마을 국제화를 위해 투입하는 예산은 2억원이다. 저개발국가의 마을 하나를 정해 환경개선 사업을 지원하는 정도이다. 컨텐츠와 실질적인 내용은 없이 하드웨어만 거창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생가와 인근 공원이 2만평이 넘는다고 하니 새마을 테마공원과 함께 약 10만평 이상이 '박정희'라는 이름으로 기념공원이 되는 것이다.

또한 거기에 더하여 박정희 생가와 보릿고개 체험관, 민족중흥관, 박정희 역사 자료관 그리고 새마을 테마 공원에 들어설 전시관, 글로벌관, 연수관 등 비슷한 이름의 전시관이 몇 개나 들어서있다.

요즘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무슨 사업을 하던지 경제효과가 얼마, 생산유발효과가 얼마, 관광유발효과가 얼마, 일자리창출이 몇 만개?하는 사업타당성을 제시한다. 그것조차 믿을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런데 박정희 기념사업과 새마을 관련 사업에는 이렇게 많은 돈이 투자되지만 그런 검토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대통령 생가 및 새마을운동 테마공원과 연계하여 역사관광자원화'한다는 게 그나마 경제적 효과에 대한 언급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구미시에 박정희와 새마을이라는 이름으로 투입되는 예산이 총1천억 정도인데, 이중 구미시가 부담하는 예산이 500억원이 넘는다. 40만의 중소도시가 실로 막대한 예산을 부담지고 있는 것이다.

구미시는 매우 젊은 도시다. 평균 연령이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낮은 도시다. 반면에 구미는 1인 가구가 매우 많은 도시다. 진미동의 경우 1인 가구의 수가 전국에서 1~3위를 오가는 지역이다. 근데 그것은 노인층 때문이 아니라 원룸을 중심으로 형성된 젊은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미시에는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막 신혼생활을 시작하고, 막 아이들을 낳기 시작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 인프라가 전혀 구축되지 않았다. 시립 어린이집/유치원/아동센터/ 아동병원 등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는 복지 인프라가 구미에는 거의 없다.

또한 청소년을 위한 복지 인프라도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다. 구미에는 학교가 부족해 매년 수백명 이상의 고등학생이 외지의 학교로 내몰린다. 그 현상이 십수년 계속되고 있지만 구미시는 내몰라라 눈을 감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관련 예산에는 매년 수십, 수백억이 투입되고 있다.

구미시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이 나서서 이를 계속 문제 삼아야 한다.
이에 구미참여연대는 박정희 사업관련하여 적극 문제제기하고, 구미시의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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