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디자인거리 둘러싸고 공방
문화로 디자인거리 둘러싸고 공방
  • 뉴스풀협동조합
  • 승인 2013.11.3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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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행정사무감사] "사업 철회하라" vs. "불편한 점만 시정"

28일 구미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 도시디자인과 행정사무감사장은 문화로 디자인거리에 관한 공방으로 가열되었다.

문화로 디자인거리 조성사업은 문화로(시내 2번도로)의 노면을 패턴화하고, 각종 조형물과 음향기기, 경관 조명을 설치하는 사업. 구미시는 지금까지 도비 1억4천만원, 시비 7억원 등 총 8억4천만원을 확보해 사업을 진행해왔고, 앞으로 시비 8억원을 더 들여 2014년 7월 준공할 예정이다. 또 문화로를 주말 뿐 아니라 평일에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게 된다.

그런데 그동안 문화로의 숙원과제로 꼽혀왔고 의회에서도 예산이 통과되었던 사업이 행정사무감사장에서 급격하게 논쟁거리로 부상한 것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숙원사업으로 꼽혀온 도시디자인거리, 논쟁거리로 급부상

일부 의원들이 문제 삼은 것은 공사 과정 중에 생긴 민원, 노면에 까는 황토벽돌의 성능, '차 없는 거리' 지정의 적절성이다. 이수태, 윤종호, 김춘남 의원은 취소를 주장하는 등 공사를 비판했고, 반면 김재상, 박교상 의원은 사업 취소에 동의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먼저 마이크를 당긴 이는 문화로가 위치한 원평동과 송정동, 지산동이 지역구인 이수태 의원(새누리당)이었다. 이의원은 "8월 초부터 공사를 시작해 3개월이 되었는데 아직까지 1구간도 마무리가 안 되었다. 깔았다 걷어냈다 마무리하려면 1년은 걸리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금순 도시디자인과 과장은 "처음에 1구간이 잘못 되어서 수정했으며, 모래를 여러 번 깔아야 하는 사업이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또 이의원이 "황토 벽돌은 발로 밟으면 깨진다"고 주장하자 유과장은 "모래로 아직 채우지 않아서 그렇다"고 해명했고, 이의원이 "차 없는 거리에 차 세워놓고 도로 한복판에 포크레인을 세워놔 사람이 다닐 수 없다"고 따지자 유과장은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사업의 취소를 강력 주장한 해당 지역구 이수태 의원

이수태 의원(이하 '이'): 맨홀에 스티로폼 꽂아놨다.흙구덩이도 있다. 마무리 안 하고 일만 계속 하나.내년부터 공사하지 말라. 아스콘 까는 게 낫다. 벽돌과 맨홀 차이가 5, 6cm라서 다 넘어지도록 해놨다. 지역구 시의원과 시장만 욕 먹고 있다. 여론은 수렴 안 하고 그냥 봐달라고 하면 되나.
유금순 도시디자인과 과장(이하 '과장'): 3구간 마무리하면서 심도 있게 더 검토하겠다.

이: 처음부터 황토벽돌로 한다고 설명 안 했지 않나?
과장: 전문가들 자문을 받았다.
이: (목소리 높이며) 누가 전문가인가? 사는 시민이 전문가지. 다 걷어내고 아스팔트 깔라. 차가 안 들어오니까 매출이 70% 떨어졌다. 
과장: 안내협조문도 다 받고 절차를 다 거쳤다. 향후에 고쳐야 할 부분은 재검토하겠다. 요즘 대구 동성로나 이런 곳은 황토벽돌로 하고 있다.

이수태 "걷어내고 '차 없는 거리' 취소하라" 
vs. 김석동  "주민 설명회 거쳤다. 신뢰 문제가 있다"


이: 아스팔트 깔고 말아라. 차 못 들어가니 상권 다 뺏기고 있다.
과장: 차 없는 거리는 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시작했다. 절차를 거쳐서 결정한 부분이다.

논란이 계속 번지자 건설도시국 김석동 국장이 나섰다.

김석동 국장(이하 '국장'): 저도 일주일에 한두번은 나가 본다. '차 없는 거리'는 주민들의 요구로 하는 것이다. 시에서 일방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경찰서에서 금년도 4월 2일에 '차 없는 거리' 고시를 했다. 도, 시의원과 상인 100명 이상 참석한 설명회도 했다.
이: 웬만하면 그분들 뜻을 존중하겠는데, 점포마다 동의 받았나?
국장/과장: 동의 받았다.

이: 과연 점주나 세입자가 설명회에 왔나? 관계자 아닌 사람이 7,80프로 참석했다.
국장: 100명 정도 상인과 인근 주민이 참석했다. 하지 말라 하면 안 하겠지만 상인들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공사하는 과정에서 불편했던 점은 시정하겠다.

과장: 황토벽돌은 1250도로 구운 것이다.
국장: 동성로나 부산에서 황토벽돌은 30년 이상 간다.
이: 몇년이나 가나? 재검토가 아니라 다 걷어내고 아스콘 포장해라.
국장: 주민들하고 설명회를 했던 건데 신뢰 문제가 있다.
이: 백퍼센트 수정해라.

 

문화로 상인 출신 김재상 의원은 디자인거리 사업을 지지했다.

이렇게 이의원의 감사 순서가 끝나자 회의를 진행하던 산업건설위원장인 김재상 의원(새누리당/도량, 선주원남)이 발언을 시작했다. 김의원은 "본의원도 그곳에서 25년 영업을 했다. 좀 더 폭 넓게 생각해야 한다. 공사기간이 길어졌다는 이수태 의원님의 지적은 좋다. 다시 협의할 수 있으면 협의하라"고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윤종호 "황토벽돌은 약하다" vs.
vs. 집행부 "모래 채워넣는 작업 남았다"


그러나 곧이어 감사에 나선 윤종호 의원(무소속/양포, 산동, 장천, 도개, 해평) 역시 문화로 디자인거리에 관한 사업을 문제 삼았다. 윤의원은 "공사를 마무리했는데 맨홀 두껑에 블록을 해서 블록이 다 깨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과장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맨홀을 수평으로 맞추는 작업이 남아 있다"라고 해명했다.


 

황토벽돌의 강도와 내구성이 약하다고 주장한 윤종호 의원

그리고 윤의원은 "2번도로와 3번도로 가로지르는 공간에 큰 자동차가 지나가는데, 벽돌을 1만도로 구워도 이걸 버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종호(이하 '윤')
 : 황토벽돌은 가로로 세워도 약할 것 같다. 눕혀놓으면 얼마나 약하겠는가.
국장: 아직 공사 마무리된 게 아니다. 스티로폼하고 맨홀 부분 이를 못 맞춘 부분은 아직 끝난 거 아니다. 나중에 모래가 들어가야 견고하다. 모래가 없으면 계속 밀려나간다.

윤의원은 '차 없는 거리' 지정에 관해 인근 모 호텔 쪽에 동의서를 받았냐고 따져물었고, 전영숙 도시디자인과 계장이 나서 "동의서를 받았다. 그런데 호텔은 예전에 부도가 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그 다음 발언한 박교상 의원(무소속/형곡1,2)은 대구 동성로나 서울 명동 등 유서 깊은 거리처럼 문화로의 명성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황토벽돌이 설령 깨지기 쉽더라도 차가 다니지 않는다면 계속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디자인거리 사업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 직후 김춘남, 김정미 의원까지 나서 문화로 디자인거리사업을 비판하고 난 후, 김재상 의원은 "나도 (문화로 상인으로서) 불편을 겪은 장본인"이라면서도 빠르게 불거진 사업취소론에 대해 "뭔가 흑막이 있다.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상인연합회 갔을 적에 이런 이야기를 한 마디도 들은 적 없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김재상 "지금까지 상인연합회에서 반대 나온 적 없어"

문화로 디자인거리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입장의 박교상 의원

김의원은 이어 "문화로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포항 육거리도 차 없는 거리를 하지 않았다가 이제 다시 시행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수태 의원이 김의원에게 "집행부를 옹호하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항의하며 의원간 충돌 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 가운데  '문화로 상인의 찬반 여론이 어느 정도인지', '황토벽돌이 이 사업에 맞는 자재인지'가 이 사업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반대 의원들이 내년도 추가예산을 삭감하고 사업을 철회시킬지, 아니면 공사 중 발생한 불편을 시정하는 것이 목표인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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