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어떻게 갚으란 말입니까?
집에 왔더니 내일이 일곱 살 큰딸 받아쓰기 시험 치는 날, 화요일이다. 글씨 쓰기 연습시키다가 내 나이 국민학교 1학년의 받아쓰기가 생각났다. 1981년이겠다.
(뽀얗게 생겼다고...부잣집 아들인 줄 알았는지...) 임명제 반장을 맡았었다.
받아쓰기를 했더니 열 문제 중 여섯 개 정도만 맞혔는데 내가 반장이라고 선생님께서 이렇게 맞다 해주고, 요렇게 맞다 해주시더니 그 후에도 몇 번이나 백점을 맞았다.
이렇게 정확히 말하는 이유는 억울한 불공정도 기억하지만, 혜택을 본 불공정도 또렷이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해 여름 방학 때 뒷동산-두류산 평행봉에서 우연히 운동하는 선생님을 만났다.
'어이, 왔나?'
'안녕하십니꺼, 선생님!'
그 아침의 감정이 오랫동안 혼란스러웠는데 생생하게 살아있다.
이런 느낌이었다.
'뭘 어떻게 갚으란 말입니까?' ^^;;
만화가 김수박 / 뉴스풀협동조합 조합원 / [아날로그맨], [오늘까지만 사랑해], [내가 살던 용산](공저),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 사람 냄새], [만화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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