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종교 편향성 시비... 예산편성지침 위반 논란도

구미시가 편성한 '기독교 자료관 건립' 예산이 구미시의회를 통과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정종교에 대한 특혜성 예산이라는 논란 때문이다. 

기독교 자료관은 역사가 백 년이 넘는 교회들이 발생함에 따라 기독교 역사에서 가치 있는 자료를 보존하고 전시할 목적으로 기획된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18억9천만원이며 이중 구미시가 8억을 지원할 계획. 2014년도 예산안에 편성된 것은 1억이며 건립 예정지는 상모동 346-3번지다.

특정종교 자료관 건립비 18억9천중 8억을 시가 지원 계획

그러나 이 사업이 구미시 개신교계 일반이 요구한 사업이 아니라 특정교회가 요구해서 관철되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었다. 또 해당 교회의 관계자들은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의원을 작년과 올해 연이어 방문해 "낙선운동"과 같은 협박성 메시지를 남겼다고 알려져 더 큰 파문을 낳고 있다.


 

 

구미시가 의회 의원들에게 제출한 기독교 자료관 건립 자료(왼쪽)
오른쪽 사진은 건립예정지 스카이뷰 (김수민 의원실 제공)


작년 구미시의회 예결특위는 기독교 자료관을 비롯해 사찰 보수공사, 크리스마스 트리, 봉축탑 예산 등 종교 지원 예산을 2013년도 예산안에서 모두 삭감했다. 해당 종교계에서 자부담하라는 취지였다. 이와 같은 예산이 구미시 재정으로 지출되어왔다는 것은 시민들이 잘 알지 못했던 사항이다. 

구미시는 그러나 이번 2014년도 예산안에 종교예산 지원 방침을 고수했고, 가장 큰 논란이 되고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된 기독교 자료관을 이에 포함했다.

기획행정위원인 무소속 김성현, 새누리당 박주연 의원은 예비심사단계에서 즉각 반발했고, 산업건설위원회 소속으로 예결특위 위원이었던 무소속 박교상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의원은 최소한 기독교 자료관 지원만이라도 백지화시킬 방침이었던 걸로 전해졌다. 사찰 보수공사나 크리스마스 트리, 봉축탑 지원은 그나마 법령의 뒷받침이 있거나 과거 예산을 집행한 이력이라도 있기 때문.

하지만 예결특위에서 예산은 통과되었다. 그중 자료관 예정 지역의 의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통과를 주장했다고 알려졌다.  

무소속 소수, 새누리 소수, 녹색당 등 '예산지침 위반' 지적
새누리 다수, 무소속 다수, 민주당 등은 예산 통과 편에 서


그러나 20일 의원간담회에서 녹색당 김수민 의원은 예결특위의 통과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김의원은 "'특정 종교의 교리 전파를 지원하는 예산'은 구미시 예산편성지침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구미시에서 아니라고 부인한들 자료 자체에 교리가 담겨져 있을 것이며 건립관 안 교육시설에서 전도 행위가 없을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다.

또 김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오래된 교회들이 전부 자료관 지어달라 하면 어떻게 합니까? 성당은요? 수 백년 된 사찰들은? 내년이 갑오년인데 동학기념관도?"라고 힐난했다.

 

무소속 김성현 의원과 새누리당 박주연 의원은 기독교자료관 건립비 지원이 특정종교 특혜라며 상임위 예비심사에서부터 즉각 반발했고, 이에 무소속 박교상 의원과 녹색당 김수민 의원이 가세하면서 이는 2014년도 구미시 본예산안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결국 의원들은 2시간동안 공방을 벌인 끝에 본회의장이 아닌 간담회장에서 표결을 실시했다. 결과는 예산 통과였다. "찬반이 몇대몇이었냐"는 질문에 한 의원은 "본회의가 아닌 간담회에서 한 비공식 표결이라 결과는 공개할 수 없다"며 "예산 삭감을 주장한 의원이 극소수는 아니었다는 것만 알아달라"고 밝혔다.

상임위 예비심사와 예결특위 심사, 간담회장 논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예산을 삭감하려고 했던 의원은 무소속 소수, 새누리당 소수, 녹색당 의원 쪽으로 최소 5명 이상이었던 걸로 보인다. 반면 새누리당 다수, 무소속 다수, 민주당 의원은 예산에 찬성하거나 표결 회피 또는 불참을 선택해 통과를 이끌었다. 

종교 특혜에 시민들 격앙... 지목된 교회측은 "기독교 전체 위한 예산" 

형평성에 어긋나고 개신교계 전반의 요청도 아닌 특정교회중심의 예산이 예산편성지침 위반 시비에도 불구 통과되자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구미시민 김동진씨는 "이게(특정종교 지원 사업) 도대체 왜 내 세금으로"라며 분노했다. 김중배씨는 "허구한날 예산 타령하더니 종교편향"이라고 지적했다. 황철수씨도 "안녕하지 못한 세상사, 안녕하게 살고 싶다"며 개탄했다.  

예산 편성의 배경을 둘러싼 비판도 이어졌다. 이상두씨는 "어이가 없다. 신도수가 많은 교회는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네"라고 말했고, 김성대씨는 "이 사업도 내년 지자체 선거와 연관이 있겠네요"라고 꼬집었다.  

한편 기독교자료관 예산의 진원지로 꼽히는 모교회측은 "우리 교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를 위한 예산"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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