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성명서

㈜KEC가 11월3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공모하는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 신청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사내 소식지를 통해 밝혔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는 이번 결정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나아가 ㈜KEC가 더 이상 구조고도화 사업에 미련을 갖지 말고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 회사와 노동자, 구미공단을 살리는 길이라고 확신한다.

㈜KEC는 2010년부터 2012년, 2014년 매번 이 사업에 발 벗고 나섰지만 연속해서 탈락했다.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은 KEC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회사가 구조고도화에 한눈파는 사이 공장 꼴은 말이 아니게 망가졌다. 매출은 반토막 가까이 났고, 가동 중이던 설비도 줄줄이 멈췄다. 노사관계는 파탄 났고, 노동자 수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 사업으로 최대의 이득을 챙기는 사람은 곽정소 대주주뿐이며,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폐업으로 일자리를 빼앗기는 재앙을 맞게 된다.

㈜KEC의 이번 불참 결정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실제로는 폐업과 구미공단 제조업에 연쇄적인 고용불안이 닥칠 거란 시민들의 우려가 대대적인 반대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2014년 시민들의 적극적인 반대운동이 자본의 탐욕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는 지금도 재추진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 공공연하게 추진되는 외주화와 주요공정의 해외 이전 계획은 회사의 의도를 뒷받침 한다.

KEC는 정신 차려야 한다. 공장부지에 백화점을 지어 대박을 터트리겠다는 잘못된 판단과 탐욕으로 KEC 노동자들은 지난 6년간 전쟁과 다름없는 고통 속에 보냈다. 회사는 틈만 나면 100억 적자를 들먹이며 정리해고로 겁박하고 회계를 조작하는 등 비정상적인 경영행태를 반복해 왔다. 빈번한 거짓말과 경영상태 왜곡으로 노사간 신뢰는 바닥이다. 지금도 공장안엔 연말 인원 감원의 소문들이 무성하고 노동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우리는 단언한다. ㈜KEC가 퇴행했던 10년을 되찾고 경영을 정상화 하는 첫 걸음은 구조고도화 사업의 완전 포기다. 그리고 IMF 시기에도 수백억의 흑자를 달성했던 저력을 회복하는 길은 전자산업에 대한 집중투자와 연구개발이다. ㈜KEC가 나아갈 길은 “구조고도화”가 아니라 외주화 중단과 제조업에 대한 투자의 고도화다.

2016년 11월 7일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