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사람에게 시비걸지 말자!

아내와 아점을 먹다가 가벼운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이번 연말파티를 처제 네랑 보내기로 했는데, 두 해 동안 우리 집에서 파티를 했으니까 이번엔 처제 네에서 하기로 했단다. 처제가 음식과 술도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도 뭘 좀 준비해서 가야되지 않겠냐고 아내에게 물었더니,

“뭐, 케이크랑... 닭 한 마리 튀겨갈게.”

라고 얘기해 두었다고 했다. 나는 닭 튀길 줄 아느냐고 물었다. 아내는 당연히 사서 간다고 말했다. 나는 당연히 치킨 집 아저씨가 튀기는 거지 자네가 튀기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아내는 당연히 돈 내고 사는 것이니 대충 좀 알아들으라고 말했다. 나는 당연히 그렇게 말하면 닭을 직접 튀긴 치킨 집 아저씨가 섭섭할 거라고 말했다.

결국 나는 시원한 욕을 한 바탕 듣고서야 정신을 차렸고, 지금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 시국이 답답하고, 생활이 팍팍하여도 옆 사람에게 시비 걸지는 말자.

해가 많이 짧아졌다. 20대에는 어둠을 좋아했다. 깜깜해진 고요함을 자주 즐겼다. 밤샘을 하고, 해뜨기 전에 나가서 동트기까지의 산책도 즐겼다. 아주 일찍 일터로 나서는 사람들을 보면서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했다.

지금은 밝은 것이 더 좋다. 어두우면 우울하고, 깜깜하면 무섭다. 깜깜한 밤에 악몽을 꾸곤, 어두운 거실로 뛰쳐나와 큰 숨을 내쉬며 공포를 잠재우는 일도 잦다. 그래서 밝음이 좋다.

분명 어제 밤의 악몽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지만 밝음은 그 음습한 공포를 금세 말려주는 것 같다. 해가 떴지만 비라도 추적추적 내린다면 그것이 마르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

사람도 밝은 사람이 좋아진다. 그러니까 긍정적인 사람, 희망찬 사람, 활기찬 사람, 항상 웃는 사람 등의 느낌과는 좀 다른, 밝은 사람. 밝은 사람이 있다. 힘들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세상은 무너져 가고 인생의 우여곡절도 많지만 그래도 밝은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음... 보고 있으면 음... 뭐랄까 음...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

그래, 당신 얘기 하는 거야. 보고 싶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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