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란 얼마나 위대한가

생활이란 얼마나 위대한가.

나는 오늘 집에서 일한다. 아내가 직장에서 출장이 있어 퇴근이 늦는 날이면 집에서 일한다. 학교를 마친 큰애가 집에 오면 품어서 맞이한다. 간식으로 먹을 떡볶이와 닭 강정을 사러 같이 산책도 한다. 지나치는 아이의 친구들과 인사도 한다. 저 아이는 어떻게 해서 친해졌고, 그 아이는 어떻게 해서 친해졌는지 나에게 설명해준다.

유치원 다니는 둘째를 데리러 같이 간다. 나이를 먹고, 아이를 키우면 아이가 자라는 순서에 맞춰 나의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면 엄마가 있었다. 뭐든 먹고 있으면, 엄마는 물었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노?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것이 점점 더 귀찮았지만 그래도 아무런 이야기를 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엄마의 얼굴.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이라고 배우다가 3학년 때부터 국어, 산수, 사회, 자연... 이렇게 배운 것 같다. 그래서 시간표 외울 땐, 바바즐즐. 3학년 때부터는 국산사자^^ 저 생활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공부를 열심히 안 해서 기억이 안 나지만, 그 공부의 목표는 바른, 슬기로운, 즐거운 생활이었을 것이다.

어른이 된 지금, 공부할 내용은 달라졌어도 목표는 여전히 바른, 슬기로운, 즐거운 생활이다. 그리고 다 컸다고 공부할 필요 없는 것 아니다. 생각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반대로, ‘틀리고, 멍청하고, 괴로운’ 생활을 하게 된다.

그것이 그런 1년이 될 것이다. 그런 인생이 될 것이다. 그런 ‘나’가 될 것이다. 아무래도 큰애 교과서라도 다시 읽어봐야겠네. 처음이 중요한 거잖아. 오늘 저녁엔 ‘처음처럼’ 마시며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애들 엄마 올 시간 되었네. 일단 청소부터 하고, 글 쓰며 논 시간은 비밀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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