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조승수 울산시장 출마 선언... 대구에는 민주당 김부겸 채비

올 지방선거에서 여야는 서울특별시장과 수도권, 강원, 충청 지역 광역단체장을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안방으로 여겨지는 호남권도 민주당과 새정치신당(안철수신당)의 한 판 전투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의 곳간인 영남은 어떠할까.

역시 새누리당의 압도적 우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그 가운데 균열의 기미가 발견되고 있다. 울산광역시부터 술렁거리고 있다. 정의당 소속 조승수 전 국회의원이 28일 울산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조승수의 특기는 '승수 쌓기'? 그동안 본선에서 불패

28일 조승수 전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울산의 통계상 소득은 유럽의 복지국가 수준이지만 울산 시민의 삶은 가난한 후진국의 도시민과 다를 바 없다."며 "오늘 울산은 새로운 꿈이 필요하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울산을 꿈꿀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조 전 의원은 울산에서 기초의원과 북구청장을 지내고 2004년 총선과 2009년 재보선에서 각각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울산북구)에 당선되었다. 


조 전 의원의 정치행보는 그간 순탄치만은 않았다.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까지 입회한 채 진행되었던 주민간담회가 2005년 선거법 위반으로 판결 나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에 대해 당시 "억울한 판결", "형평성에 맞지 않는 판결"이라는 지적이 대세를 이루었다.

이어 그는 2008년 민주노동당을 떠나 진보신당 창당으로 향했고, 2011년 진보신당에서 노회찬 전 의원, 심상정 의원 등과 탈당해 통합진보당으로 옮겼으나 당내 내분으로 다시 정의당 창당에 참여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내 경선에서 패배해 구청장 재선에 실패한 바 있고, 2012년 총선 울산 남구로 지역구를 옮겼다가 야권단일화 여론조사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경선에 약한 모습도 보였다.

정의당은 그러나 조 전 의원이 본선에 나가서 한 번도 진 적 없는 '4전 전승'의 정치인이라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조 전 의원을 두고 "반드시 홈런을 날릴 거라 저희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응원했다.

 

전직 국회의원으로 각각 대구시장과 울산시장에 도전하는 김부겸(민주당/왼쪽)과 조승수(정의당/오른쪽)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을 거친 조 전 의원은 울산 태생이자 학성고 출신 토박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고, 구청장 경력 등 행정 경험도 있어 울산광역시장에 적임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 박맹우 울산광역시장이 3선 연임으로 인해 시장직을 은퇴한다는 점, 야권의 강력한 경쟁자인 민주당 소속 송철호 변호사의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조 전 의원이 맞은 호조건으로 지목된다.

반면 뿌리 깊은 갈등관계를 맺었던 김창현 전 동구청장, 이영순 전 의원 등 통합진보당측과의 후보단일화를 추진할 수 없어 얼마간의 야권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다소 불리한 여건이다. 

김부겸이 지방선거에서 2차 정치실험 펼치게 된다면

한편 대구는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시장 출마로 가닥을 잡으며 새로운 판도를 예고하고 있다. 현직인 새누리당 김범일 시장은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현재 새정치신당에서는 대구시장 후보로 이재용 전 남구청장과 '체인지대구' 함종호 대표가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지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선전한 조명래 전 대구북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거론된다.

하지만 김부겸 전 의원이 출마하면 이들을 모두 제치고 급속히 야권단일후보로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기 군포가 과거 지역구였던 김 전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대구행을 선택해, 수성구갑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40%가 넘는 지지율로 낙선했지만 대구 지역 야권 후보 사상 초유의 선전을 펼쳤다.

그의 인기는 총선을 지나서도 상승세를 탔다. 유시민 전 장관과 달리 선거 이후 지역기반을 옮기지 않은 것도 시민들의 호감을 샀다. <영남일보> 송국건 서울취재본부장은 지난 20일 칼럼을 통해 "새로운 야권 환경에서 대구가 먼저 지역주의 벽을 깰 수 있을까"라며 '김부겸의 2차 정치실험'에 기대와 호기심을 나타냈다.

물론 김 전 의원이 출마하더라도 야권이 대구시장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40%대 득표율을 기록한다면 '대구=새누리당'의 공식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그도 다음 총선이나 광역시장 선거에서 당선에 훨씬 근접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김 전 의원이 새정치신당으로 정당을 옮기거나 무소속으로 나서면 득표력이 오를 것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한나라당을 탈당한 적 있는 그가 그런 선택을 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결국 민주당 후보로 출전하는 동시에 새정치신당 등 여타 야권의 도움을 구하리라는 예상에 설득력이 실린다.

오거돈, 무소속으로 부산시장에 도전하나

반면 부산시장 선호도 1위를 달리며 새누리당을 긴장시키고 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새정치신당도 민주당도 아닌 무소속으로 선거를 소화할 공산이 높아졌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무소속 전략과 비슷한 경로다. 오 전 장관이 부산시장에 오르게 되면 새누리당에게는 미증유의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지사 선거는 홍준표 현 도지사와 안상수 전 의원, 박완수 창원시장 등이 새누리당 공천티켓을 놓고 한 판 겨루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야권에서는 김경수 민주당 김해을 지역위원장의 경쟁력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사태를 계기로 김 위원장의 거센 추격을 받았지만, 근래 들어서는 격차를 다시 벌이고 있는 추세다.

경북도지사 선거는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관용 현 지사, 권오을 전 의원, 박승호 포항시장 등이 벌이는 새누리당 공천 경쟁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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