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엔 사랑의 패배자들이 넘쳐나더라
엘리엇이 4월을 왜 잔인한 달이라 그랬을까 생각해보다가 스무 살에 4월을 보내곤 내 맘대로 내린 결론이 있었다.
3월... 따뜻한 바람이 불 때부터 남몰래 키워온 그녀들이나, 그들을 향한 수많은 마음들이 4월의 봄나들이에서 고백으로 이어지더란 말이다.
그러나 거절당한 고백들... 그러니까 산수계산만 해 보아도 그 수많은 마음들에 비하자면 이어진 결실은 그 중 몇에 불과했다. 그러고 보니 4월엔 나를 포함한 사랑의 패배자들이 넘쳐나더라. 엘리엇을 맘대로 빌려(물론 그의 시에서 4월이 잔인한 이유는 이것이 아닐 것이다.)
에라이, 잔인한 달이라고 뇌까리며 우르르 모여서 소주를 들이켰다. 햇볕은 눈부시고 꽃은 또 왜 그렇게 흐드러지게 피는 건가, 잔인하게스리.
나도 그 담배 한 대 피워보자며 콜록댈 때 엘리엇은 저기 던져버리곤 유치환 시인을 들이대며 “인마, 사랑하는 것이 사랑받는 것보다 행복한 거래. ㅋㅋㅋ”라며 위로해보았지만, 스무 살 사랑의 패배자는 술에 취해 울면서 나에게, 저리 꺼져!^^
이제는 시도 읽지 않고, 사랑을 마음에 품지도 않지만... 그랬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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