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타인의 몰락을 원하는 존재 아닐까?

제대로 된 주먹다짐은 중학교 2학년 때가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 한 번도 안 했다가 40을 전후하던 때, 오랜 친구 놈이랑 서로의 안경이 날아가는 펀치가 한 방씩 오갔다. 그만큼 40이라는 숫자는 뜻 깊었던 같다. 오래된 오해의 골이 터진 셈이었다. 조그맣게 남아있던 오랜 억하심정의 해소와 다른 방식으로의 삶의 전환이라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날 이후로 친구와 나는 묘하게 그 전과 달라졌다. 그 친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와 나의 삶이 기뻐만 하기에도 모자라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것은 오랜 친구의 좋은 점이다. 아무 것도 평가하지 않고 아무 것도 비판하지 않는다. 변화가 있다면 있는 그대로의 변화를 인정하고 이해한다. 박근혜가 아름답대도 이해하고, 새누리당 좋다 해도 토 달지 않는다. 새로 시작 하겠다 해도 박수치고, 관두겠다고 해도 박수친다.

누군가가 잘 되었다고 했을 때 마음으로 축복하기 쉬울까? 사람이란 타인의 몰락을 원하는 존재 아닐까? 나의 의지로 축복한다기보다, ‘축복한다는 것이 가능하구나.’란 것을 친구들을 통해 배운다. 세상엔 이런 마음도 있구나... 축복할 수 있구나. 그래서 ‘진짜 축복’을 한다.

아주 가끔, 모여서 만날 때는 자연스레 서로에게 묻는다.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 집사람은? 애들은? 허락받았어?

- 엉, 허락 받았어. -나도. -나도. -나도.

- 오예~! 묵고 죽자, 이 자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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