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이구나... 언제나 다시 시작!

10년 만에 집을 옮겼다.

땅과 좀 더 가까운 곳으로 내려왔고, 좀 더 조용한 곳으로 왔다. 이번에는 앞마당에 커다란 서재와 정원도 마련하였다. 책은 20만여 권정도 꽂혀 있고, 이 도시가 나대신 서재와 정원을 관리 해준다. 그러니까 사실은 어느 도서관 뒤편에 집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그곳에서 내 일 하기를 좋아하는 나이기도 하니까...

한동안 먹이 잡으러 여기저기 날아다니던 중에 틈틈이 나뭇가지들 모아모아 새 둥지를 꾸렸다. 나의 아버지가 지금의 내 나이 때, 식구들 살집 벽돌 쌓아올리던 모습을 자주 떠올렸다. 나와 동생들은 학교만 갔다 오면 그 모습을 구경했다.

오늘은 저만큼 올라갔다! 오늘은 우리 방문이 생겼다! 나도 아이들에게 나뭇가지 모아 둥지 되는 모습들을 시간 내어 보여주었다. 이곳에 살면서 저곳에 있는 책들을 다 읽어보면 어떻겠냐고 아이들에게 말하려다, 그러지 말고 내가 그래볼까 생각해보다가, 먹고살기 바빠서 책 볼 시간 없다는 게 진실인 걸 어떡하냐 싶었다.

아이고, 이젠 숨 돌릴 틈 생기려나 모르겠다. 아니구나, 못 다한 일들...

내가 날나리 천성인데 언제부턴가 우울할 시간 없고, 아플 자격이 없네. 다시 시작이구나. 아니, 항상 그랬지. 언제나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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