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

매미가 울기 시작할 때였다. ‘싫어, 무서워!’라는 반응을 기대하며 놀려보려고 ‘아빠가 매미 잡아 줄까?’ 했더니 옆자리의 큰딸이 말했다.

“아빠, 매미는 7년 동안 땅속에 있다가 매미가 되어서 한 달 동안 살다가 죽는대.”

학교에서 배웠나 보다. 표정을 보니 그게 그렇다.

“무섭지는 않고?”

“무섭기도 하지만...”

뒷자리에 앉은, 정보 중독자 같은 미디어 스페셜리스트 아내가 번개같이 스마트폰을 검색하여 추가 정보를 읊었다. “7년간의 땅속 생활과 ‘2주’간의 바깥생활이란 소개도 있는데?

매미의 울음소리는 수컷이 암컷을 부르기 위한 것인데, 시골보다 도시는 자동차 소리 등의 소음이 커서 매미소리도 더 크대.” 여보, 마누라! 고마운 정보지만, 우리 지금 인생 얘기 중이라고.^^

지리하게 긴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린 시절에, 이러다간 언제 어른 되나 싶던 어린 시절에, 어른들 말씀이 ‘어른 되어봐라. 눈 깜빡하면 쏜살같이 세월 다 간다.’ 그러시길래,

‘두고 보슈. 난 어른 되면 아주 그냥 내 인생 천천히 갈 겁니닷!’ 그렇게 생각하면서 세월 붙잡을 자신 있었는데, 어른 되고 보니 안 그러네. 하하하... 진짜 그러네. 하하하... 갈수록 더 그러네. 하하하...

딸들! 너네의 하루들은 오만 것들로 채워지고 있기를 바라고 바란다.

어른이 되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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