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었지만 사실 나는 위로받고 싶은가보다

만화가인 나는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조금 특수한 직업인으로서의 진로교육에 부름을 받기도 한다. 어느 날은 두 학교에 강의를 하였고, 한 학교는 조금 먼 곳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몸도 마음도 노곤하였는데, 가던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봐두었던 상큼한 롤리폴리 젤리를 담았다.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젤리들을 투명봉투에 골라 담는 일이 재미있다. 이것을 받아들 아이들의 표정을 상상하며 담게 되기 때문이다. 아... 저 ‘석기시대’ 초콜릿도. 참! 계산대에서는 담배 한 갑(아... 그만 사고 싶지만)도 주문했다.

집에 들어와 담배를 숨긴 채(큰 딸한테 걸리면 10분도 넘게 꾸중 듣는다.) 롤리폴리 젤리를 내밀었더니 두 딸이 환호의 ‘폴짝 춤’을 춰주었다. ‘롤리폴리댄스’라고 부를까 잠시 망설였다. '춰주었다.'고 말한 것은 나에게 위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위로 받는 삶을 살지 않으려 발버둥치지만 아이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내가 위로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버티었지만 사실 나는 위로받고 싶은가보다.’

그러나 다시 고개를 흔든다. 딸들에게 ‘나도 젤리 하나 주라.’하곤 입에 넣어보았다. 삶이 건조하고 고단하여도 상큼한 맛은 기분을 새롭게 해주었다. 오늘 잠을 자고, 내일이 되면 다른 사람에게 위로 받기보다 주는 삶을 살자고 살짝 다짐해본다.

나의 ‘롤리폴리 댄스’가 효과적일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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