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인권'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가꾸어 갈 것


2016년 2월,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 수요시위에 우리 청소년YMCA임원들과 함께 1268차 집회에 참석했었지요. 그날도 바람이 불고 엄청 추웠어요. 소녀상 철거를 막겠다며 설날연휴에도 집에도 못가고 천막생활하는 대학생 언니의 발언에 모두 뭉클했었답니다.

2016년 봄날, 동락공원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한일외교장관합의를 알리기 위해 100여명의 회원들이 몇주동안 준비하고 캠페인을 시작했지요. 이후 일회성 캠페인 보다는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우리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상징적인 표상이 필요하다는 회원들의 의견은 자연스레 우리지역에 소녀상을 건립하자는 쪽으로 모아졌고, 2017년 새로 선출된 허인회 구미청소년YMCA연합회장은 구미평화의소녀상 추진위원회가 이미 준비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언론기사를 접하고 기사에 나온 추진위원장을 직접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결성 이후 지지부진한 추진상황을 확인하고, 청소년들이 주축이 된 건립 추진을 다짐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6월, 구미청소년YMCA연합회는 '구미평화의소녀상 건립 제안서' 발표합니다.

작년 뜨겁던 여름, 구미청소년YMCA회원들은 철거 논란이 불거진 부산 영사관 앞 소녀상을 찾았답니다. 영남권역 청소년YMCA회원들 200여명과 함께 말이죠. 그 자리에서 비록 시민들의 촛불로 정부는 바뀌었지만, 일본군'위안부'문제는 해결에 대한 가시적인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아 계시는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기자회견을 했었지요. 부산역 광장에서 '나는 나비'라는 노래에 맞춰 플래시몹도 했었습니다.

2017년 여름이 지나고 가을, 동락공원에서의 또 한번의 일본군'위안부' 캠페인이 열렸답니다. 이 자리에서는 최초의 위안부 캠페인과는 다르게 '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기금 마련을 목적으로 다양한 부스가 설치되었고 뜻있는 시민들의 참여로 수십여만원의 최초의 기금이 마련되었습니다. 이 캠페인을 준비하기 위해 동아리 임원들은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회원교육을 5개 영역으로 나누어 직접 준비해서 회원들에게 강의하기도 했지요.

이어 회원들은 각 동아리 소속( 구미고Y, 구미여고Y, 인동고Y, 사곡고Y)의 학교에서 기금마련 위한 모금을 진행했고 100여만원의 기금이 모여졌습니다. 청소년Y 회원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 모금도 추진하였는데 다음카카오의 '같이가치' 온라인 모금 사이트에 '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기금마련' 펀딩을 운영, 150여만원의 기금을 다시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청소년Y회원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어요! 회원들의 활동 소식을 듣고 함께 하고자 하는 지역 청소년들의 노력들이 이후 이어졌는데, 인동고등학교 3학년 5반 친구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을 기탁해 주었고, 상모고등학교에서도 몇몇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교내에서 기금을 모아 전달해 주었답니다. 그리고 현일고등학교 역사동아리 친구들이 이 때부터 교내외 캠페인을 통해 물심양면으로 소녀상 건립 때 까지 꾸준히 노력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작년 12월 7일, 구미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발족을 하게 되었습니다. 발족 이후, 시민들의 참여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었는데요. 프리마켓을 주최하는 시민들이 수익금을 소녀상 건립 기금에 모아주셨고, 각 기관 단체들의 참여도 이어졌답니다.

또한 김성식님을 비롯한 우리지역 대학생, 청년들(서로愛-사랑고리푸른학교)이 이 때부터 참여하여 온라인 홍보, 소녀상 기금마련을 위한 기념품(뱃지, 텀블러, 에코백) 디자인 및 제작을 맡아 꾸준히 노력해주었답니다.

추진위원회 발족 이후에도 새로 구성된 청소년YMCA연합회 임원들은 현일고 역사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지난 겨울 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 구미시내에서 소녀상 건립 때 까지 캠페인을 지속해나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99주년 3.1절, 영화 '아이캔스피크'의 실제 모델이자 '구미 평화의 소녀상'의 주인공인 이용수 할머니를 모시고 제막식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2016년 1월, 구미청소년YMCA대표자회의에서 처음 제안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이 2년여의 시간을 거쳐 청소년YMCA 임원들이 세번이 바뀌는 가운데 '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으로 정점에 올랐습니다.

청소년YMCA회원들은 이 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사죄하지 않았고, 법적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은 더더욱 요원한 이 시점에서 구미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그 시작일 뿐입니다.

소녀상이 세워진 역 후 광장을 '평화'와 '인권'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가꾸어 갈 것임을 다짐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것임을 또 한번 다짐합니다.

 

* 위 기사는 구미청소년YMCA에서 기고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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