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질의 현장 "장애인시설 인권침해 문제 해결과 탈시설·자립생활 정책을 묻다"
경주시의회 질의 현장 "장애인시설 인권침해 문제 해결과 탈시설·자립생활 정책을 묻다"
  • 박재희
  • 승인 2018.12.2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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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인권침해·부정행위에는 강력처분 입장, 탈시설에는 미온적

지난 12월 20일, 서선자 경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올해 경주시의회 마지막 정례회에서 ‘인권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주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시정에 관한 질문에 나섰다.

서의원은 “올해는 세계인권선언을 제정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로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경주관내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인권침해와 비리행위에 대해 경주시의 행정이 “인권 보장을 위해 충분히 기능하고 있는가? 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시정질의를 펼쳤다.

서의원은 주낙영 경주시장에게 “거주인 사망 및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조치할 계획인지?”를 묻고 “시 차원에서 사전 예방하지 못한 것은 시정의 공백이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시의 대책을 요구했다.

     ▲시정질문 하는 서선자 경주시의원

주낙영 경주시장은 답변에서 “지난 7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경주시, 경주경찰서,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등 7개 기관 합동으로 13명의 조사반을 구성했다”며 “민‧관합동 인권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거주인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등 인권침해가 의심되는 사항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으며, 향후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지도점검 강화”를 약속했다.

이어 “보조금 부적정 운영에 대한 사전 예방을 위해 시설 지도‧점검 강화 및 경상북도 법인시설지도팀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며, 부정행위가 심각할 경우 시설장 교체 및 법인대표이사 해임 등의 행정처분 및 관련법규에 따른 형사처벌을 받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시장의 답변에 대해, 서의원은 “사회복지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노인, 장애인 분야 등에 대해 전담공무원 인원 확충과 함께 시설과 법인을 전담하는 팀 신설 등 전문성 제고등을 통하여 인권침해를 사전에 예방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또한, “인권침해 시설에 대한 폐쇄와 이사진 해임, 공익이사 선임 등을 검토”할 것과 “장애인 당사자가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탈시설•자립생활” 정책 실시를 요구했다.

 ▲답변하는 주낙영 시장

주낙영 시장은 추가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공무원 정원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으나 사회복지 수요를 면밀히 파악하여 인원을 확충하거나 조직개편을 통해 전담부서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어 “시설의 친인척 채용 등에 대해서는 법률 개정이 진행 중인 사항으로, 법개정이 필요하다,”며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함께 사는 문제에 공감하지만 탈시설의 문제는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부분이므로 연차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탈시설‧자립생활에 대한 경주시의 태도에 항의하는 참가단체 회원들

이날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와 경주지역사회단체 회원들은 거주시설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의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시정질의 방청을 진행했다.

방청에 참가했던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경주시장이 ‘탈시설은 예산이 많이 든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탈시설‧자립생활에 대한 이해 부족이며, 경주시가 장애인 정책을 여전히 시혜성 예산으로만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항의했다.

참가자들은 본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주낙영 경주시장을 향해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 “범죄시설 폐쇄하고, 장애인의 탈시설‧자립생활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이 적힌 펼침막을 들고, 경주시의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단체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서선자 의원은 시정질문을 마친 후 “지난 2월 한 시설에서 사망사고가 나고 인권침해와 경제적 학대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시설에서 인권침해와 비리혐의가 재발해 경주시의 행정 공백이 심각하다고 생각하여 시정질문을 준비 했다”고 밝혔다.

서의원은 “오늘의 시정질문으로 경주시 장애인 정책의 변화가 시작되고, 탈시설‧자립생활을 위한 시작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며 “장애인 단체와 사회단체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참여해 주셔서 시정질문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겨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장애인들의 인권보장과 탈시설‧자립생활 정책이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예경 경북장애인부모회 경주시지부장은 시정질문을 방청한 후 “경주시의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반복되는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여 오랫동안 해결을 촉구해 왔다” 며, “경주시의 적극적인 조치를 기대했으나 실질적인 답변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망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해수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반복되는 장애인 거주시설의 인권침해와 비리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경주시 차원의 대책을 넘어 경상북도와 정부차원에서 시설폐쇄와 탈시설‧자립생활 정책으로 장애인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재발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전반에서 인권보장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수용시설이 아닌 탈시설로, 보호가 아닌 자립생활의 방향으로 분명하게 전환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고 말했다.

글_ 박재희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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