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비애

2월 11일!

서울행 오전 7시 20분 기차를 타기 위해 3일 전인 지난 금요일, '새벽 5시 30분' 동행콜(장애인콜택시)을 사전 예약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야간 운행(22시~07시)은 100% 예약제 운행이라 비어있는 시간을 이용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약시간 20분 전에 동행콜에서 문자가 왔습니다.

‘접수 량이 많아 운행이 지연중이다’

예약제 운행이기에 접수를 받지 않을 텐데…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겠지’하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동행콜에서 보낸 문자. 사진 김성열

추운 새벽 시간 밖에서 기다리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동행콜에 전화를 해 보니 전화는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올 거란 믿음에 장시간을 추위에 떨며 기다렸습니다.

30분 단위로 같은 문자만 반복적으로 왔습니다.

전동휠체어를 가져가야 1박 2일의 여정이 편하기에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저희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6시 20분쯤 전동휠체어를 타고 포항역까지 가보기로하고는 장갑, 목도리로 무장을 하고는 제가 콘보이 차량으로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너무 위험했습니다.

이른 새벽 시간 신호를 무시하고 쌩쌩 달리는 차들을 피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140kg 무게가 되는 전동휠체어를, 저랑 여성 활동가 분과 둘이 들어서 놓기를 수 차례 반복해서 실어보려 했지만 허리에 무리가 가서 포기했습니다.

시간은 다가오고 동행콜은 연락이 없고, 사람은 다니지 않고, 지나가는 차를 세워 부탁드려 보았지만 그 누구도 나서서 도와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를 20여 분.

산책중이시던 한 아주머니께 정중히 부탁드렸더니, 다행히도 흔쾌히 도와주셨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휠체어 의자를 눕히고 들어올렸는데 팔 받침대가 걸려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소장님 휠체어를 수리해 본 경험이 있어서, 휠체어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분해'를 했고 우여곡절 끝에 트렁크에 걸쳐졌습니다.

트렁크 문을 반쯤 열고 역으로 향했고 주차장에 근무하시는 아저씨께 부탁드려 전동휠체어를 내렸습니다.

오전 7시, 늦지 않게 도착해서 기차를 타려 할 때에 동행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새벽에 예약한 것이 맞느냐’고 묻더군요!

3일 전에 사전 예약을 했는데 확인을 그제야 합니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월요일 야간 운행이 없었는데 예약을 잘못 받았다는 말이었습니다.

'포항역으로 가는 저상버스 노선도 없고 그나마 야간에 한 대 운행하는 동행콜이 월요일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그럼 휠체어 이용자는 월요일에는 기차를 타지 못한다는 말인데, 이것이 차별이지 뭐겠습니까.

동행콜에서 보낸 문자는 자동으로 보내지는 시스템이었던 거죠.

그 말만 믿고 기다렸다간 아무것도 못했을 겁니다.

세월호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기다려라.

장애인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지금까지 평생을 기다렸는데……

 

여러분 !

장애인은 언제까지 시 관계자들의 놀음에 놀아나고 이용당해야 합니까.

장애인도 전국을 다닐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

장애인 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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