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별 이야기]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을 가다
[좌충우돌 별 이야기]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을 가다
  • 김용식
  • 승인 2019.02.1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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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밤하늘 보호협회, 영양 수하계곡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

밤하늘 별을 보는 사람에게, 빛이 없는 어두운 하늘은 축복이다.

축복의 땅은 영양 왕피천 수하계곡의 ‘반딧불이 생태공원’과 주변지역이다.

바로 그곳이 국제 밤하늘 보호협회가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한 곳이다.

수하계곡은 ‘생태 경관 보전지역’, ‘영양 반딧불이 특구’, ‘영양 국제 밤하늘 공원지구’로 생태 경관 보전의 3관왕을 달성한 곳이다.

반딧불이 천문대 입구의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 안내문 ⓒ김용식

이곳을 아마추어천문학회에서 연수 장소로 정하면서, 지난 설 연휴 끝자락에 하루 밤 머무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반딧불이 천문대장의 짧고 굵은 소개와 영양 국제 밤하늘 보호 협회장의 밤하늘 보호공원 지정 과정과 보호 현황 안내,  제1기 밤하늘 해설사 자격증을 취득하셨다는 지역 주민들의 따듯한 환대까지 별빛보다 더한 정겨움이 쏟아진다.

때마침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서쪽 하늘에서 나타난다는 소식에 마당으로 뛰어나가 탄성을 쏟아냈다.

대구에서는 반달 앞을 지나는 'ISS' 촬영 소식이 들려온다.

보는 것만 생각하다 바로 카메라를 설치하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오지만, 함께 보는 즐거움이 아쉬움을 상쇄한다.

별을 찾아가는 방법('호핑')을 배우는 참가자들 ⓒ김용식

연수에 함께한 사람은 40명 정도다.

해가 있을 때는, 앞선 분들로부터 열띤 강연을 듣고, 천체관측 방법을 배운다.

해가 지고 나면, 어둠이 깊어지기를 기다리며 저녁을 먹는다.

본격적인 어둠이 들면, 각자의 천체망원경을 들고 별보기에 나선다.

오늘은 성단, 성운, 은하 찾기가 도전과제다.

별 사진 찍기를 즐겨하는 사람은 카메라를 준비한다.

영양 밤하늘 보호공원에서 한 컷으로 잡아낸 북두칠성과 북극성 ⓒ김용식

많은 사람들이 요즘은 별보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미세먼지 등 공해가 심해진 데서, 별보기 어려움의 이유를 찾기도 한다.

공해가 심해진 것은 맞다.

하지만, 한밤에도 별이 보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빛 공해 때문이다.

영양 밤하늘 보호공원의 은하수 사진. 영양군 보도자료

반딧불이 생태공원은 국제 밤하늘 보호협회(The 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 :IDA)가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한 곳이다.

영양 반딧불이 생태공원 일대 3.9㎢가 2015년 10월 31일, 아시아 최초로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IDS Park)이 되었다.

영양 반딧불이 생태공원은 IDA 밤하늘 질 측정 기준으로 하늘 밝기 측정값이 평균 21.37mag/arcsec²로 탁월한 어둠을 유지하고 있다.

밤하늘 투명도 역시 뛰어나 은하수, 유성 등 하늘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들에 대해 육안관측이 가능한 '은 밤' 등급(Silver Tier Dark Sky)을 받았다.

IDA는 홈페이지를 통해 ‘영양 반딧불이 생태공원’을 지정한 이유를 소개하고 있는데,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경상북도 영양군 왕피천(Wangpi River) 계곡에 자리 잡고 있는 이 공원은,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도인 서울에서 차로 4시간 30분 거리에 있으며, 5천만 인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원이다.

왕피천 유역 생태 경관 보호 구역 내에 설립 된 이 공원은 2005년부터 법적인 보호를 받고 있는 곳이다.

어둠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반딧불이의 보전에도 중요한 공원이며,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의 이용도 늘어나고 있다."

IDA는 영양 반딧불이 생태공원이 서울에서 4시간 반이고,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봤나 보다.

아마도 심사위원의 주류를 이루는 미국인들에게, 차로 4시간 반 남짓한 거리는 멀지 않은 곳 일게다.

KTX의 등장으로 반나절 생활권에 익숙한 우리에게, 4시간 이상을 차로 간다는 것은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나설 수 있는 거리인데도 말이다.

지정 당시인 2015년과는 달리 지금은 길이 잘 연결되어 서울시청에서 출발할 경우 중간에 한번을 쉬어도 4시간이면 도착한다.

대구에서 2시간 반, 대전에서 3시간, 부산에서 4시간, 광주에서는 4시간 반 정도의 거리이다.

올해 한 번쯤 영양 왕피천 반딧불이 생태공원의 별 구경에 도전해 보길 권해본다.

 

<참고> 

IDA가 정한 밤하늘 보호공원, 구역 및 지역은 2018년 말까지 81곳에 이른다.

한국의 영양 반딧불이 공원과 같은 ‘밤하늘 보호공원’은 호주의 워럼벙글 국립공원(Warrumbungle National Park) 등 62곳이 지정되어 있다.

‘밤하늘 보호구역’는 나미비아의 나미브랜드 자연보호 구역(NamibRand Nature Reserve) 등 13곳이다.

‘밤하늘 절대 보호지역’은 칠레의 가브리엘라 미스트랄(Gabriela Mistral)등 6곳이다.

 

아시아에서 IDA로부터 ‘밤 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된 곳은 3곳이다.

첫 번째가 영양 반딧불이 생태 공원(2015년)이고, 다음이 2017년에 지정된 이스라엘의 라몬 분화구(Ramon Crater)이다. 세 번째는 2018년 지정된 일본 오키나와현 야에야마제도의 '이리 오모테 이시가키 국립공원(西表石垣国立公園)'이다.

IDA는 1988년 "야외조명의 빛 공해로부터 벗어나 어두운 밤하늘 환경 보호“를 목표로 설립된 국제 민간비영리 단체로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시에 본부를 두고 있다. IDA의 밤하늘 보호와 관련된 활동은 홈페이지(https://www.darksky.org)를 참고하면 된다.

 

<밤하늘 보호지역 지정 기준>

• 밤하늘 보호공원 : 밤하늘 등급기준으로 밝기 측정값이 평균 20mag/arcsec²의 밝기를 유지하는 곳

• 밤하늘 보호구역 : 단위 구역의 면적이 700㎢이상이고, 밤하늘 등급기준으로 밝기 측정값이 평균 20mag/arcsec²의 밝기를 유지한 곳

• 밤하늘 절대보호지역 : 단위 지역이 50㎞이상 연속적이어야 하며, 밤하늘 등급기준으로 밝기 측정값이 평균 21.5mag/arcsec²의 밝기를 유지한 지역

 

<밤하늘 등급>

• Gold Tier Dark Sky(금 밤하늘) : 오염되지 않은 천연 자연에 가까운 밤하늘. 밤하늘 밝기 측정값 평균 21.75mag/arcsec²보다 큰 곳으로 사막지역 등이 이에 해당한다.

• Silver Tier Dark Sky(은 밤하늘) : 빛 공해 및 타 인공조명의 영향이 낮은 양질의 밤하늘. 밤하늘 밝기 측정값 평균 21.00~21.75mag/arcsec²인 곳으로 영양의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 Bronze Tier Dark Sky(동 밤하늘) : 은 밤 보다는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밤하늘. 밤하늘 밝기 측정값 평균 20.00~20.99mag/arcsec²인 곳으로, 여전히 자연의 하늘을 유지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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