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 8주기를 맞아
[칼럼]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 8주기를 맞아
  • 권영국
  • 승인 2019.03.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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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한 지 8주년이 되는 날이다.

 
2011년 3월 11일 진도 9.0의 대지진과 해일로 인해 핵발전소 전원이 끊기고 원자로의 냉각수 공급이 중단되자 원자로 온도가 상승하고 발전소들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노심용융, 용융된 핵연료가 원자로를 뚫고 밖으로 흘러내리고, 녹아버린 핵연료가 땅을 파고 내려가는 '차이나 신드롬' 현상까지 더 이상 통제불능 상태가 되어버렸다. 후쿠시마 반경 30km 내에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렸다.
 
최근 2018년 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1년간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방출량은 9억 3300만 베크렐로, 전년(2017년 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4억 7100만 베크렐) 대비 약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후쿠시마 부지에는 방사성 오염수 100만 톤이 물탱크에 담긴 채 보관 중이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핵발전소의 사고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우리는 잊어가고 있다. 인간의 가벼운 망각 증세 속에서 우리 경북지역은 또다시 탈핵 정책을 폐기하고 수명이 다한 원전의 가동 중지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북도의회까지 나서 정부의 탈핵 정책을 철회할 것을 결의하기도 하였다.
 
나는 이분들에게 묻고 싶다. 핵이 정말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핵이 정말 청정한 에너지로 믿고 있는 겁니까? 인간이 정말 핵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북한의 핵무기에는 결사반대하면서 그보다 더 큰 위험을 안고 있는 핵발전소에 대해서는 찬성을 주장하는 이 이율배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는 이미 미국의 쓰리마일 핵발전소 폭발사고, 소련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를 통해 핵사고가 발생하면 방사성 물질로 오염되는 지역에서는 생명체의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핵마피아들은 핵발전소는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로 사고가 안 날 것이라는 안전 신화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핵발전소 폭발사고를 통해 명백한 거짓임이 드러났다. 핵발전소에서는 다른 시설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생명체를 절멸시키는 대재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핵발전소는 인류의 최첨단 과학으로도 처리할 수 없는 폐기물을 만들어낸다. 이를 ‘사용후핵연료’ 혹은 ‘고준위핵폐기물’이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이 물질은 방사능 덩어리다. 핵연료봉은 원자로에서 4년 동안 핵융합반응을 일으키며 물을 끓인 후 고준위핵폐기물이 되는데, 최소한 임시저장 수조에서 10년 이상 식힌 후 이를 다시 건식 상태에서 10만 년 이상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고 한다. 인류의 역사인 3~6만 년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는 현재까지도 고준위핵폐기물 저장시설 건설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마치 화장실 없는 아파트를 지어둔 것과 마찬가지다. 이미 월성 핵발전소 내 임시저장 시설에는 고준위핵폐기물들이 포화상태에 근접해가고 있다. 이 핵폐기물들을 어찌하려고 하는가? 대책이 없다. 고준위핵폐기물에 대한 처리방법이 없다면 만들지 않는 것이 유일한 답이다. 우리가 탈핵 정책을 훨씬 더 강력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핵발전소 가동과 핵폐기물 저장소를 유치하고 그 대가로 지원금을 요구하는 경주시의 정책은 이제 철회되어야 한다. 역사문화 도시로서의 품격 있고 안전한 도시로 발전하려면 이제 핵발전에서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그것만이 천년고도 경주시가 영속적인 안전과 발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다.
 
핵발전소를 폐기하라!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설 추진을 중단하라!
 
 
2019. 3. 11.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를 기억하며 경주에서
경북노동인권센터 권영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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