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예방 교육의 '챔피언'을 만나다
에이즈 예방 교육의 '챔피언'을 만나다
  • 김연주
  • 승인 2019.04.0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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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예방교육 모습. 사진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 

“교육 296회, 참가자수 1만4220명”

2018년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에서 실시한 경북지역 에이즈 예방 교육 횟수와 교육 참가 인원수이다. 학생 수가 적은 시골 학교도 마다하지 않는다. 진정성이 전해지는 활동으로 해마다 경북지역 곳곳에서 교육 요청이 이어진다.

지난달 3월 28일, 29일에는 울릉도를 방문했다. 여객선으로 3시간 반 거리를 높은 파도로 인해 다섯 시간 걸려서 도착했다. 1박 2일 동안 울릉초·천부초·울릉북중·우산중·울릉고 등 5개 초·중·고등학교에서 ‘건강한 성과 에이즈’를 주제로 학생들을 만났다. 울릉도 일주도로 개통 준공식이 있던 29일, 행사참가자와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여객터미널에서 울릉보건소와 공동으로 에이즈 예방 캠페인을 진행했다.

허향 에이즈전문강사는 “천부초 현포분교장에서 교육을 들은 선생님이 모르고 있던 부분을 알게 되어 고맙다고 했다. 아이들은 생소한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다, 질문도 정말 많았다”며 “즐겁게 성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자기 삶에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인터넷에는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넘쳐난다. 올바른 정보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편견을 넘어서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2003년부터 에이즈 교육 강사로 활동한 그는 울릉도에 가서 교육을 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 

 

▲ 28일, 울릉도에 도착해서 원두방향제, 콘돔, 밴드 등을 나눠주며 에이즈 예방 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 
▲ 4일 포항에서 열린 '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대한예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의 발병 요인이 되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전 세계적으로 항바이러스제 보급이 확대되면서 신규 감염이 감소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청소년 에이즈 감염은 확대되는 추세이며, HIV 감염 신고는 2012년 이후 2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2012년경부터 군대에서 에이즈 검사를 시행하고, 검사 시약 ‘오라퀵Ora-Quick’을 약국에서 판매하면서 HIV 감염 진단율이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김지영 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 사무국장은 “청소년기에 신체 발육이 과거보다 좋아지고 첫 성경험의 시기도 평균 13세로 알려졌지만 현재의 교육시스템은 입시 위주 교육에 편중돼 있어 인성이나 인문학적 교육, 성인지교육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꾸준한 항바이러스제 복용만으로도 HIV 감염을 막을 수 있지만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으로 검사를 꺼리면서 자신이 감염인이란 사실을 모른 채 타인에게 HIV 감염을 일으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 HIV감염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그들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다. 2017년 러브포원에서 실시한 <HIV/AIDS에 대한 20대~30대 HIV 감염인의 인식 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20대와 30대 HIV감염인의 자살 시도율은 같은 연령대의 비감염인 인구집단보다 ‘39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U=U캠페인(Undetectable=Untransmissible. ‘HIV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HIV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뜻)을 비롯한 홍보사업과 열정적으로 펼쳐온 에이즈 예방 교육에 대해 허향 씨는 “공포와 편견으로 무섭고 어두운 ‘밤길’을 걷는 에이즈 감염인들이 정확한 정보를 통해서 ‘낮길’을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장 주요한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 그는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 지원을 위한 '레드리본챔피온스 프로젝트'의 홍보 영상에도 출연한 바 있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는 2000년 9월 설립 이후 에이즈 예방 및 성교육, 에이즈전문강사 양성, 감염인 자조모임과 에이즈 전문상담실·쉼터 운영 등 HIV 감염에 대한 인식 개선과 에이즈 예방, 감염인 인권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오는 4월 7일 ‘보건의 날’을 맞아, 에이즈전문강사로 경북지역에서 13년 동안 활동해온 시정현 씨는 에이즈 예방과 HIV감염인의 인권을 위해 활동해온 공로로 경상북도지사 표창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4일 열린 ‘보건의 날’ 행사때 시상식이 있었지만 교육 일정과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지영 사무국장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소수자 혐오와 차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서 지역의 단체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며, “이주민·성소수자·여성·HIV감염인 등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과 생명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 문의는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http://aids.mymedi.net) ☎ 053-742-5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