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진보정의당과 진보신당이 당대회를 열어 각각 당명을 '정의당'과 '노동당'으로 변경했다. 양당 모두 '진보'를 벗은 셈이다. 민주통합당이 '민주당'으로 개명한 것과 비교하면 당명을 석자로 정리하는 것이 '트렌드'라고도 볼 수 있다.   

진보신당의 새 당명으로는 당초 '녹색사회노동당'이 유력시되었으나 당명 개칭에 필요대의원 2/3에 찬성 대의원이 약간 못 미쳐 부결되었다. 이외 무지개사회당, 좌파당, 평등당 등이 논의되었으나 '노동당'으로 결정되었다.

'노동당'은 영국, 호주, 노르웨이의 정계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이들 나라의 노동당은 집권을 할 만큼의 주류 정당이다. 하지만 환경, 여성과 같은 현대적 이슈와의 결합에는 다소 맞지 않는다거나 '민주노동당'을 반복하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다. '노동'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실천이 관건이다.

진보정의당의 새 당명으로는 노회찬 전 대표 등의 주도로 '사회민주당' 또는 '사회민주노동당'이 유력시되었다. 유럽 복지국가를 세운 '사회민주주의' 노선을 한국에서 내세우려 한 것. 하지만 오래전부터 사회민주주의에 거부감을 가진 당내 일각의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정의당'을 선택했다.

'정의당'은 국내외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당명. 전두환 신군부가 만든 '민주정의당'과 이름이 비슷해서 '찜찜하다'는 반응이 있다. 그런가 하면 반대로, 마이클 샌델의 명저 <정의란 무엇인가>가 떠오른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여전히 '진보'를 당명에 달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당명을 유지할지,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개명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보신당(현 노동당)과 진보정의당(현 정의당)은 어떻게 생겼나?

진보신당은 2008년 초 민주노동당을 탈당한 소위 평등파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당이다. 2008년 총선에서 노회찬, 심상정 씨가 낙선하는 등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2009년 4월 재보선에서 조승수 전 의원이 당선되면서 국회 1석 원내정당이 되지만 이후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찬반을 놓고 '통합파' 대 '독자파'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당대당 통합이 무산되자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등이 통합을 기치로 진보신당을 탈당해서 새진보 통합연대를 만든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그리고 통합연대가 통합을 결의하면서 만들어진 정당이 바로 통합진보당. 

 그러나 2012년 정가를 뒤흔든 통합진보당 사태로 다시 분당을 하게 되고, 국민참여당 출신, 진보신당 탈당파 출신, 인천연합 등 민주노동당 출신 일부가 함께 진보정의당을 창당다.

 한편 진보신당에 잔류한 당원들은 사회당과의 합당을 결정한다. 당명은 일단 '진보신당'을 유지했었다. 2012년 총선 당시 비례대표 득표율 1.1%에 그쳐 정당 등록이 취소되는 바람에 재창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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