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아림환경’ 內에서도 불법 적재 “100톤 적발”
7일, 경주지역 주민들 대구환경청 집회
대구환경청, 고령 의료폐기물 소각업체 “뒤늦은 압수수색”
경주 안강지역 의료폐기물 중간처분업체(ESG경주)의 증설을 반대하는 주민 집회가 7일 오후 4시, ‘ESG경주소각장증설반대추진위원회(이하 경주소각장반대추진위)’ 주최로 대구지방환경청 앞에서 열렸다.
환경청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도심의 쓰레기를 변방에서 태우면서 피해가 생긴다. 30년 동안 폐기물 업체 때문에 발생한 다이옥신으로 암 환자가 늘어 이주까지 했다. 더 이상의 증설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안강읍민들이 똘똘 뭉쳐서 투쟁할 것”이라며 결의를 모았다.
박남수 추진위원장은 “폐기물 소각장이 밀집한 안강 지역에서 주민들이 떠나가고 있다. 고령지역 주민들과 함께 의료폐기물 소각장 증설을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소각장반대추진위에는 경주지역 30여 개 주민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두 달 동안 안강지역 전통시장에서 ‘소각장 증설 반대 서명운동’을 펼쳐왔다.
참소리시민모임 이강희 부대표는 “경주시 안강읍 두류공업지구는 현재 폐기물 처리 관련 업체만 32곳으로, 의료폐기물의 경우 전국 발생량의 21.5%를 두류리에 소재한 ‘ESG경주’에서 소각 처리하고 있다. 소각장 증설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남수 추진위원장과 경주시의회 이만우, 김순옥, 장복이, 이철우 의원(이상 자유한국당) 등은 집회에 앞서 주민 4천여 명의 소각장 증설 반대 서명지를 환경청에 전달하고, 환경관리과 장윤현 과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대표단은 간담회에서 “환경청은 폐기물을 유치하는 기관이 아니지 않나. 안강은 전국에서 폐기물 업체가 가장 많다. 많이 가져와서 더 태우도록 하는 역할을 환경청이 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하며, “주민들도 좋은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 사람과 지역이 살 수 있도록 소각장 증설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윤현 과장은 “공정거래법상, 영업장 제한을 할 수는 없다. (증설을 못하게 했을 때) 업체가 소송을 걸어서 법원으로 가면 질 수 있다”며 증설 인허가와 관련해서는 처리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구멍 뚫린 관리·감독 시스템에 대한 보완 없이 소각장 증설을 논한다는 건 어불성설”
한편, 환경청은 8일 고령군의 의료폐기물 중간처분업체 아림환경을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불법 의료폐기물 보관 및 수집·운반업체와 유착, 소각 관련 전산 조작 등 위법 사항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고령지역에서 발견된 불법 보관 의료폐기물은 총 300여 톤으로, 보도를 통해 알려진 다산면 창고에서 80톤, 성산면 창고에서 120톤 외에 아림환경 업체 내에서도 처리 시한을 넘긴 폐기물 ‘100톤’이 지난 4월 추가로 적발된 사실을 취재를 통해 확인했다.
의료폐기물 중간처분 업체에서 폐기물관리법 13조의 ‘폐기물의 처리기준’ 위반은 6개월 이내 영업정지 혹은 허가취소의 행정처분 대상이다. 의료폐기물 처분 기준이나 방법, 혹은 ‘수집·운반 기준 및 방법’ 위반에 대한 4차 행정처분은 ‘허가취소’에 해당한다.
환경청의 압수수색과 관련하여 계대욱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구멍 뚫린 관리·감독 시스템에 대한 보완 없이 소각장 증설을 논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환경청의 ‘업체 봐주기’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대기환경보전법이나 물 환경보전법 등 법 위반으로 매년 행정처분을 내렸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결과 이번처럼 (전산시스템까지 조작하는) 어마어마한 불법 행위까지 이어졌다. 이번 기회에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체, 소각업체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사태 파악과 엄정한 대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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