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대림택시 노동조합, “불법 경영 택시 사업장 전수조사 촉구”
경산 대림택시 노동조합, “불법 경영 택시 사업장 전수조사 촉구”
  • 김연주
  • 승인 2019.05.1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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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택시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에 가입하여 5월 3일 창립총회를 열고, 경산시청에서 지난 8일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소한의 권리 요구에도 ‘배차제한’, ‘부당해고’, ‘수리지연’ 등의 불이익으로 대응할 뿐 참혹한 근무 환경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월 27~28일을 근무하고 기본급여는 부가세(부가세 환급금), 제 수당을 포함해서 17만 원가량입니다. 하루 12시간을 27일간 운행하고 한 달 수입은 150여만 원입니다. 더 많은 수입을 위해 과속, 난폭운전이나 사고 등은 피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사고 시 차량수리비를 기사 개인에게 법적으로 부가하지 못하게 하고 있으나 불이익이 무서워 사측이 요구하는 대로 부담하고 있습니다. 부모님 상(喪)에 당일 포함 이틀 휴무만 인정될 뿐입니다. 주유 비용, 신차 구입비 전가 등 수많은 불법 사례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택시노동자들은) 오로지 돈 벌어 오는 기계일 뿐 권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 8일, 기자회견 이상국 분회장의 발언

 

8일 경산시청 앞에서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택시지부 주최로 ‘대림택시(주) 불법 경영 폭로와 전수조사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불법 경영’ 의혹이 제기된 일반택시 사업장에 대한 ‘즉각적인 전수조사’를 경산시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요구했다.

민주노총택시지부는 “임금이 없는 불법 도급제 택시가 운행되고 있다. 택시운송사업발전법에 관한법률 제 12조에 금지된 모든 운송경비(연료비, 사고처리 및 수리비, 콜비, 신차구입비 등)를 운수노동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경산시 택시 현장은 무법천지”라며 ‘최저임금법,근로기준법, 노동관계조정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택시운송사업발전법에 관한법률 등’을 준수하지 않는 일반택시 사업장의 불법 행위에 대한 경산시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의 ‘직무유기’를 규탄했다. 

기자회견에서 이상국 대림택시 노동조합 분회장은 “기사 개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현 상황을 벗어날 수 없음을 절실히 느끼고 시민들에게 호소한다. 노예로 살기보다는 국가에서 정해놓은 법 테두리 내에서 당당하게 보호받는 노동자로 살아가고 싶다”며 “택시노동자의 권리 찾기”에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민주노총 경산버스지회 양승기 지회장은 “갑질과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던 버스노동자들이 노동권리를 찾고자 2년 전 민주노조를 결성했다. 작은 힘이나마 언제든 가서 연대할 것”이라며 대림택시 노동조합의 활동을 응원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노조 대표단은 대림택시 회사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및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관련한 진정서를 경산시에 제출하고, 담당 부서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대표단은 “택시의 공공성과 시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택시노동자들의 노동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택시 회사의 ‘불법 경영’을 경산시가 나서서 조사ㆍ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진정서를 전달받은 이희건 교통행정과장은 “시간이 걸려도 최선을 다해서 바로잡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 5월 8일 노동조합에서 경산시청에 접수한 진정서 주요 내용. 사측의 “불법 경영” 실태와 택시노동자에 대한 ‘부당 착취’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경산지역에서는 현재 총 603대의 택시가 운행 중이며(개인택시 379대, 법인 택시는 경산택시와 대림택시 등 총 224대), 경산시 행정정보 기본현황 자료에 따르면 택시 1일 이용객은 1만7천220명으로, 1일 버스 이용객 수 7만1천 명의 약 24% 수준이다.

버스나 개인 차량 등을 이용할 수 없는 시민들에게 택시는 ‘대체 불가’한 대중교통의 역할을 하고 있다. 위급한 상황에서 택시는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시민의 안녕과 복지에 기여한다. 대중교통에 대한 지자체의 관리ㆍ감독 책임이 중요한 이유이다.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2018년 <농어업인등에대한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급실에 갈 때 택시 이용률’은 농어촌에서 12%(개인 차량 61%, 구급차 26.2%)로 나타나며, 택시 이용이 상대적으로 편리한 도시지역에서는 17.7%에 이른다.

지난 3월, 법정 전염병인 홍역 감염자가 발생하자 경산시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할 것을 홍역 의심 환자에게 공지한 바 있다. 

대중교통 이용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이동권 증진을 위한 택시의 공적 기능 또한 확대되는 추세이다. “경산시 시내버스 미운행지역 마을 택시 운행 및 이용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가 2015년부터 시행 중으로, 올해 마을 택시 운행대상 지역은 이전 하양·용성 등 6개 마을에서 와촌 2개 마을을 추가한 총 8개 마을로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 5월 3일 창립총회를 개최한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대림택시분회는 8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택시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택시 운행이 이뤄지도록 활동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대림택시 사측은 기자회견 참가 조합원에게 ‘사납금 2배 인상’을 통보하고, ‘시민콜 연결을 거부’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산지역에서 택시노동자들의 민주노조 결성과 관련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