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 최대 규모의 총파업 앞둔 학교비정규직 3노조 지부장 인터뷰
3~5일, 최대 규모의 총파업 앞둔 학교비정규직 3노조 지부장 인터뷰
  • 손미현
  • 승인 2019.07.0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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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공공부문 총파업으로 비정규직 철폐하자!”

 

학교비정규직 3노조를 비롯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현장에서 총파업을 조직하고 있는 학교비정규직 3개 노조 지부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파업이 임박해 학교현장 조직으로 바쁜 지부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담을 나눌 조건이 형성되지 않아 개별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교육공무직본부 안명화 경북지부장, 여성노조 황성운 대구경북지부장, 학교비정규직노조 민혜경 경북지부장 모두 20여 년의 경력을 가진 급식실 조리실무사 노동자이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급식실에 근무하면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며 그 참모습을 알아가는 것이 좋다는, 학생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은 학교노동자였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로 생활하면서 차별받은 경험은?

안) 교직원 회식 때 비정규직 노동자를 빼거나 명절 때 교사, 공무원들과 선물 차별을 받았을 때 그런 느낌을 받기는 한다. 매번 선물로 받는 식용유를 그냥 버리고 싶기도 했다.

황) 비정규직 조리사들은 근무 중인데 정규직은 두 시간 정도 일찍 퇴근해서 당당하게 회식하는 것에 대해 상처를 받았다.

민) 여사님, 아줌마, 이모라고 호칭하는 경우 학교 구성원으로 존재감이 부정당하는 것 같았다. 영양사, 영양교사, 정규직 조리사가 비정규 조리사가 함께 식사도 하지 않는 상황도 있어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학교 구성원들로부터 학교비정규직 투쟁에 대해 응원받은 경험도 많다고 들었다.

황) 2012년도 일주일 정도 파업을 할 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농성장을 찾아와 힘내라고 응원해 주신 전교조 선생님과 지부장님을 잊지 않고 있다.

민) 2017년 파업이 처음이라 긴장하고 두려운 상황에서 함께 근무하는 학교의 조합원 선생님이 지지방문과 격려금을 전해주어서 힘이 났었다. 학교 내 구성원의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

안) 파업이 잘 되어 가는지 물어보거나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힘이 난다.

 

△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민혜경 경북지부장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교육부와 17개 교육청과 4월부터 공동교섭을 하고 있다. 교섭 경과는?

민) 4월 1부터 교섭을 시작했으나 절차 합의만 9차례 진행하면서 두 달 정도 시간이 걸렸다. 6월 14일 절차협의를 했음에도 새로운 안이 나오지 않아 19일 중노위 조정중지를 받아 쟁의권을 확보했고 6월 27일 11시부터 10시간 동안 교섭을 진행했다. 학비연대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이 되도록 6.24% 임금인상을 요구했는데 사용자 측은 공무원 인상률 1.8%만 제시했다. 이는 교섭 없이 자연스럽게 인상되던 것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기본급이 턱없이 낮은 상황에서 공무원 기본급의 1.8%를 대입하는 것은 부당하다. 2만 몇천 원 정도의 인상 효과만 있는 것으로, 신규입사자부터 7년 차까지는 근속 수당까지 포함해도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후 교섭이 교착상태에 있다.

교육부-교육청 공동교섭단과 공동교섭이 진행되고 있으나 사용자 측이 교섭 해태를 하고 있어 지난 5월 27일부터 경상북도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 중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차원에서 전국동시다발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경북은 임금교섭과 단체교섭이 함께 가는데 애초 7월 1일까지 천막농성을 계획했으나 지금은 교섭이 체결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 교육공무직본부 안명화 경북지부장

이번 총파업은 어떤 요구를 내걸고 있는가?

안) ‘공정임금제 실시. 제대로 된 정규직화 실시’를 슬로건으로 전 직종 기본급 6.24% 인상, 근속 수당 4만 원, 장기근속 가산금을 통한 근속급 차별 해소, 상여금 및 명절휴가비 정률제, 그리고 경력에 비례한 맞춤형 복지비로 정규직과의 차별을 해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직종별 각종 수당 및 기본급 인상을 동일하게 적용하여 직종별 차별을 없애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현장에서 총파업을 조직하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

민/안/황) 아직 조합원들이 나만 파업에 참여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느끼거나 사용자의 눈치를 보며 위축되고 있다. 파업을 조직하러 학교를 방문할 때 행정실 직원이나 영양사들과 부딪히는 어려움도 있다. 무엇보다 관리자, 학부모들이 항의하거나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는 것보다 조합원들 스스로 학생들에 대해 가지는 미안함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미래의 노동자가 될 학생들을 위한 투쟁임을 설득하는 것, 파업의 정당성을 조합원과 공감하는 것이 어렵다.

 

이전 총파업과 비교했을 때 학교 구성원의 분위기 변화나 조합원의 반응은?

황) 몇 년 전보다는 아이들을 볼모로 한다는 시선이 줄어들고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관리자, 교사, 영양사 등 지지를 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났다는 것도 체감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조합원 대부분이 아직 학교에 대한 눈치를 보거나 부담을 많이 느끼는 편이다. 특히 경북의 경우 공문을 보내 참여자를 확인하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

조합원들 스스로 파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또 사회적으로도 호응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3일간의 파업은 처음이라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투쟁의 경험에서 오는 불안감과 자신감이 공존하고 있다.

△ 전국여성노조 황성운 경북지부장
△ 전국여성노조 황성운 경북지부장

교육공무직본부는 가장 다양한 직종이 있는 상황인데 파업 조직에 어려움은 없는가?

안) 개인적인 성향도 강하고 직종이 다양해서 분과별로 요구의 편차도 있지만, 공통부분을 모아 나가며 차이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여성노조는 학교비정규직 외 다른 부문 노동자들이 있는데 파업 조직 상황이 어떠한가?

황) 조합원 2/3를 차지하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외에도 고용노동부 전화상담원, 청소원 등 모두 연대해서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에서는 지난 6월 17일 삭발했다. 삭발 이유와 삭발할 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민)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공약을 지키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다. 학교에서부터 비정규직을 없애야 한다. 삭발을 결의하며 남편이나 아이 둘, 친정어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을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웠다.

 

파업투쟁을 준비하는 지부장님에 대해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민) 제 의지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의 지지가 많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수적인 남편이지만 아내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많이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딸은 관련 기사들을 스크랩하여 보내주는 등 많은 지지를 보낸다. 큰 힘이 난다.

안) 지지하면서도 걱정하는 편이다.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힘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여러 가지 염려가 많다.

황) 남편도 공무원 노동조합에서 일하고 있기에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편이라 오히려 더 열심히 하라고 해서 힘이 난다. (웃음)

 

파업에 나서는데 학교 구성원들이 어떤 방법으로 지지해 주는 것이 가장 힘이 되는가?

민/안/황) ‘같이 투쟁’이라고 외쳐주시고 ‘잘하고 와라’며 힘 북돋아 주실 때, ‘관심 가지고 있다, 필요한 것은 요청하라,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등 같이 걱정해 주실 때 교문 밖으로 걸어나면서 정말 힘이 난다. 특히 하루 8시간 근무하면서 3만 5천 원 받으며 사실상 노동 착취를 당하고 계시는 학교 지킴이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실 때는 짠하면서 더 힘을 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또 파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립학교에서 응원과 지지의 전화가 올 때는 정말 힘이 난다.

 

조합원에게 전하는 말씀은?

안) 심사숙고 끝에 파업에 참여하실 텐데 아직 고민 중인 분들이 더 많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노동조합을 믿고 또 연대의 힘을 믿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 함께하는 파업이기에 지부장으로서 끝까지 힘차게 투쟁하겠다.

황) 더운 여름 뜨거운 조리도구 앞에서 고생하실 조합원 선생님들, 3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부담을 가지고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들께 감사드린다. 조합원들을 위해 열심히 투쟁하겠다.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사랑합니다.

민) 아이들에게 급식을 못한다는 미안함 때문에 파업 결의가 가장 어려웠다. 그동안 우리 조합원들은 열심히 해왔다. 학교에서부터 비정규직을 없애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일뿐 아니라 파업으로 이루어내야 할 일 또한 모두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한다.

황) 우리가 어쩔 수 없이 파업을 하게 된 원인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시고 아이들에게 불편하게 한 부분에 대해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지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만 일방적인 책임을 묻지 말고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 아이를 볼모로 싸운다고 비난하기 전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왜 파업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조심스럽게 시작한 세 개 노조 지부장의 인터뷰는 대화가 진행될수록 진솔하고 당당한 노동자의 목소리로 뜨겁게 채워져서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경북학비연대회의는 총파업하는 7월 3일 서울 상경 파업집회, 4일은 11시에 경북도교육청 앞에서 연대회의, 공공부문, 민주노총이 함께 총파업결의대회, 5일은 노조별, 지부별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예정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에서는 5일 학교비정규직 이야기를 주제로 한 창작뮤지컬 ‘분홍빛 인생’을 단체관람할 예정이다.

헌법과 법률로 보장된 노동자의 파업이지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회적 시민권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한 채 파업에 나선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이유와 요구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연대는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