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변화에 건강을 더하는 한방의료 진료모임 ‘길벗’
사회 변화에 건강을 더하는 한방의료 진료모임 ‘길벗’
  • 함수연
  • 승인 2019.07.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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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리와 김천으로 한방의료연대를 오신 ‘길벗’을 소개합니다. 
길벗 단체소개와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연대 이유, 연대를 하시면서 느낀 점, 드는 생각 등등에 대해 알려달라는 부탁을 드렸습니다. 

 

소성리 사드배치반대 집회 마당에서  '길벗'들
△ 소성리 사드배치반대 집회 마당에서 ‘길벗’

안녕하세요. 저는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 14기 학생대표이자 2019 소성리ㆍ김천건강연대활동 학생 기획단장을 맡은 석민주입니다.

2005년에 만들어져 올해로 14기를 맞은 길벗은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전국 한의과대학 학생들과 한의사들의 모임입니다.

진료실에서 정성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사회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아플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질병 너머에 있는 사회 구조를 보는 안목을 기르고,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길벗 학생모임은 현재 총 5개 학교에 지부가 있고 전국 약 80명 정도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기 중 지부 활동으로는 인권, 노동, 환경, 건강권 등과 관련된 세미나와 서강대 예수회센터 더불어휴 진료소, 대전대 벧엘의 집, 성남 외국인주민센터 등에서 이루어지는 정기의료연대활동이 있습니다.

더불어 5월에는 광주로 5·18 역사기행을 다녀와 국가폭력으로 인해 민중들이 희생된 역사와 그로 인한 트라우마는 현재진행형임을 배우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 밖에 세월호 실천주간을 두어 대자보 게시, 학내 노란리본 나눔, 제주 4·3항쟁 기억 캠페인, 퀴어퍼레이드 참여 등의 활동을 합니다.

방학 중에 이루어지는 ‘건강연대활동’은 길벗의 꽃이라 불릴 만큼 길벗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행사입니다.

기존의 의료연대활동이라는 명칭에서 벗어나 건강이라는 더 포괄적인 단어로 바꾼 만큼, 민중들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우리가 떠난 이후에도 어떻게 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또한 가진 자가 없는 자에게 베푼다는 시혜적인 의미인 봉사가 아닌, 민중들의 상황에 대해 알고 공감하고 함께하는 연대를 지향합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매해 고통받는 민중들을 찾아가 연대하고 있습니다.

2010ㆍ11ㆍ17년 제주 강정마을, 2014년 평택 대추리, 2016년 백남기 농민의 고향인 보성, 2018년 파주 통일촌 그리고 노동자, 농민, 장애인, 세월호 유가족, 위안부 할머님 등 다양한 민중들을 찾아가 연대를 했습니다.

올해에는, 작년부터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고 얼어 있던 북미 관계가 서서히 풀리는 등 남북ㆍ북미 관계가 개선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위협,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소성리와 김천 사드투쟁에 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7월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박근혜 정부 뿐만 아니라, 후보 시절 사드에 반대하던 문재인 대통령 역시 당선 이후 사드 포대를 추가 배치하는 등 사드배치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드는 한반도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계)’를 완성시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그들의 패권을 더욱 강화하려는 미국의 의도에 의해 설치되었기 때문에 결코 우리 민족을 위한 무기가 아닙니다.

중국과 북한은 사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고, 이미 중국의 경제 보복이 있었던 것처럼 중국과의 관계 또한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 사드배치는 우리나라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던 정부는, 미국이 주장하는 사드 유지비를 우리나라에서 부담하라는 말에 대응도 하지 못하고 은근슬쩍 미군주둔비에 끼워 넣으려는 속셈도 보입니다.

이것은 소파협정에 어긋난 요구이고, 우리 군이 주한미군을 지키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부당한 종속관계 역시 사드배치에 따른 문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에 사드가 있는 한 평화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소성리ㆍ김천 주민들은 사드배치 반대 투쟁을 하며 사드 장비의 반입을 온몸을 이용하여 필사적으로 막았지만, 인구 150명 남짓의 마을에 들이닥친 약 만 명의 경찰을 당해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몸을 다치신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새벽에 사드가 밀고 들어오는 것을 본 일을 비롯하여 사드 공사장비 반입 등이 트라우마가 되어 밤에 잠을 잘 수가 없고, 자다가도 일어나 사드를 막아야 한다며 맨발로 마을회관으로 달려오시는 주민 분도 계신다고 합니다.

지역주민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비민주적으로 사드가 배치되는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한 국가폭력 때문에 몸과 마음이 아픈 민중들과 연대하는 것, 그리고 평화로워야 건강할 수 있다는 말을 실천하고 전하는 것이 예비의료인으로서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길벗은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성주 소성리에서 건강연대활동을 했습니다. 

소성리ㆍ김천 주민들이 왜 사드에 반대하는지, 그동안 마을에서 어떻게 투쟁해 왔는지, 사드배치의 뒤에 얽힌 한미 관계에 대해 활동가ㆍ주민과의 간담회와 자체교양 등을 통해 배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왜 소성리와 김천에 연대를 왔는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한, 7월 20일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문화제를 직접 주최하여, 각종 공연과 발언들로 주민 분들께 힘이 되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소성리 토요 문화제 기획
△ 소성리 토요 문화제 기획
         △ 소성리 토요 문화제 공연

7월 21일에는 제 790회 김천역 촛불집회에서도 율동맘과 천사들과 함께 공연을 하고, 발언도 하며 사드배치반대를 위해 투쟁하는 김천시민 분들과도 함께했습니다.

또한, 7월 20, 21일 이틀 간 소성리와 노곡리에서 진료활동을 하며 아픈데도 병원에 가기 힘드신 주민 분들을 위해 한방 진료를 실시하고 운동치료, 호흡법 등을 가르쳐 드리는 등 길벗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활용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 김천시민 촛불 집회에서
                 △ 치료하기, 진료와 상담

한의대에 입학한 이후 매년 건강연대활동을 다녔지만, 이번 만큼 마음이 많이 따뜻해지고 또 많이 울컥했던 ‘건활(건강연대활동)’은 없었습니다.

부족한 공연임에도 열렬히 응원해 주시고 반응해 주시고, 진료소에서 저희에게 감사하다고 진심이 느껴지는 말씀을 하실 때엔 우리가 작게나마 힘이 되었구나 싶어 뿌듯하고 활동에 대한 자부심이 더 커졌습니다.

오랫동안 투쟁을 하면서 지치고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에 짜증도 날 텐데, 소성리와 김천에서 만났던 주민 분들은 그런 기색 없이 오히려 얼굴에 웃음과 나눔의 넉넉함이 가득했습니다. 힘들고 아픈 투쟁의 시간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은 그 아름다운 마음이 오히려 함께하는 우리들을 눈물짓게 만드시는 것 같습니다.

부녀회장님께 들은 이야기인데, 사드가 들어오고 나서 할머님들이 울고 있다가 노래라도 해 보지 않겠냐며 평생 한 번도 민중가요라고는 불러 보지 않은 분들이 처음 배운 노래가 동지가였다고 합니다. 

한 소절 부르고 한바탕 울고, 또 한 소절 부르고 한바탕 울고 하셨다는데, ‘부딪혀오는 거센 억압에도 반드시 모이고 고통 받는 밤에 맞선, 영원한 사랑을 함께 하는 변치 않을 동지’라는 그 가사가 할머님들의 모습 그 자체이겠다 싶어 듣는 우리도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소성리 사드기지 앞 아침 지킴이 활동
△ 소성리 사드기지 앞 아침 지킴이 활동

활동을 하면서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고, 그 시간에 ‘알바’를 하거나 자기 계발을 했다면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고 사회에서 말하는 나름의 발전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방학 때 건강연대활동을 기획하는 등 이러저러한 활동을 하는 사이에 여행을 다녀오는 동기들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편한 삶 대신 투쟁하는 삶을 선택한 것이 힘든 만큼, 이런 삶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고, 그렇게 바뀐 세상은 어제보다, 오늘보다 나은 미래, 모두가 더 건강하고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그 자체로 존중받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계속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저의 신념과 의지를 이번 건강연대활동을 통해 다질 수 있었습니다.

소성리와 김천에서 받았던 따스한 마음과 투쟁의 열기를 안고 제 자리에 돌아가서도 행동하는 사람, 고통받는 민중들과 함께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성리ㆍ김천 사드배치반대 투쟁하시는 모든 분들 건강을 빕니다.

 


라는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단체에서 소성리와 김천에 연대를 오십니다. 이 연대하시는 분들에 힘 입어 소성리와 김천이 더 힘차게 사드반대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대만이 희망이다.
사드는 한반도에서 없어져야 할 1순위입니다.
함께 해요, 사드 빼는 그 날까지 뚜벅뚜벅.
사드 빼고 평화!
미군 빼고 자주!

 

2019년 7월 24일 
습도가 높아 땀이 나는 날, 소성리 수요집회를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