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에도 병설유치원은 건강한 급식을 하고 싶다. 그러려면…
방학에도 병설유치원은 건강한 급식을 하고 싶다. 그러려면…
  • 권정훈
  • 승인 2019.07.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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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과 시장 실패의 문제

 

경산 ‘ㅈ’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는 여름방학 계절유치원을 준비하면서 두 주 만에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급식 때문이었다. 방학 중에는 조리원 인건비가 책정되지 않아 학교급식이 없다. 학교급식은 초등학생이 기본 대상이라 20명 남짓 되는 유치원생을 위해 급식을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2주나 3주 동안의 방학 중 계절유치원 기간에는 위탁 급식을 많이 하게 된다.

두 주전 위탁 급식 업체 점검 가자는 말을 행정실장이 꺼냈다. 그때만 해도 병설유치원 교사는 ‘지난 겨울방학 계절유치원 때 납품한 업체를 그대로 하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막상 점검을 가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겨울방학 때 납품한 업체의 위생 상태는 생각보다 좋지 못했다. 함께 간 학부모와 행정실장도 같은 생각이었다. 두 군데 업체를 더 둘러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학부모는 집에서 반찬을 가져오고 유치원에서 밥만 주는 방법도 얘기했다. 유치원교사는 집에서 반찬 가져오는 방법과 다른 업체 더 알아보는 방법을 가지고 학부모에게 의견을 물었다. 한 명의 학부모만 반찬 가져오는 방법에 찬성했다.

유치원교사가 참 난감해진 찰나에 어느 학부모가 생긴 지 오래되지 않은 위탁급식 업체를 소개해 줬다. 다시 세 명이 점검했고 결과는 만족스러웠고 유치원교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방학 때가 되면 병설유치원의 급식 고민은 되풀이된다.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납품하는 업체가 위생 규정을 다 지키면서 급식을 납품하기는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쉽지 않다. 위생도 문제지만 안전한 식재료를 이용한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는 더 어렵다.

비용의 문제로 시장에 건강한 먹거리 제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를 시장 실패라고 부른다. 

문재인 정부는 취약층의 굶주림, 식품안전을 위해 먹거리의 시장 실패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푸드플랜(Food Plan)을 제시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푸드플랜은 공공기관, 군대 급식, 국공립 복지시설 등에 지역농산물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건강한 급식의 사각지대에 있는 방학 중 병설유치원이나 지역아동센터에 건강한 급식 제공을 하기 위해 푸드플랜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푸드플랜으로 시군에 공공급식센터를 만들어 별도의 급식실을 짓기 어려운 곳에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급식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급식에서 시장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2006년께부터 만들어지고 있는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의 문제점을 알고 극복할 수 있어야만 푸드플랜이 성공할 수 있다.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의 문제점 세 가지

지난 6월27일 경북교육연대, 이재도 경북도의원, 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 포항급식연대가 공동 주최한 “식자재 유통구조의 문제점과 친환경 급식의 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여기서 경북교육연대는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가 가지고 있는 큰 문제점 세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지원센터가 지역 친환경농산물 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없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북도의회 이재도 의원이 경북도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살펴본 결과, 2019년 4월에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에서 77개 품목을 공급했는데 곡류를 제외하고는 산지 매입가격 대비 총 마진율이 40%~45%이며 광역센터의 마진율은 11%, 시군센터의 마진율은 33%로 나타났다.

 

2019년 4월 친환경농산물 공급현황: 학교급식 2차 집중토론회 자료집에서 발췌
△ 2019년 4월 친환경농산물 공급 현황. 학교급식 2차 집중토론회 자료집 발췌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전체 농축산물의 유통마진율은 40~45%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어 농산물의 유통단계로 보면 광역센터는 도매단계, 시군센터는 소매단계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지원센터가 사실상 일반 시장과 동일한 구조를 가진다는 뜻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지원센터가 지역 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하기 어렵다고 경북교육연대 관계자는 설명한다.

둘째는 지원센터가 농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농산물의 안전성은 생산단계의 안전성과 유통과정의 안전성(보관, 운반)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지원센터가 담당할 부분은 유통과정의 안전성 확보이다. 유통과정의 안정성은 세균검사, 방사능검사 등 다양한 사전 검사가 포함되어야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필요해 지원센터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운반과정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배송 차량을 직접 운영·관리해야 하지만 일부 시군센터에서는 별다른 점검이나 관리 없이 배송을 일반 업체에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운반과정의 안정성이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셋째로 센터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한다. 지원센터 관련 조례에는 경북도나 시군이 센터를 직접 감독할 권한이 있지만 제대로 된 감독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학교급식 식재료의 공급을 시장에 의존한 결과 건강하고 안전한 식재료의 확보가 어려웠던 게 현실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시장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만들고서도 지원센터를 민간에만 맡겨 시장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는 게 경북교육연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요컨대, 푸드플랜이나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민간에만 맡기는 방식이 아니라 공공성을 지킬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건강한 급식의 사각지대에 있는 방학 중 병설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등을 위한 건강한 급식 제공 방안도 제대로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급식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 이찬교 소장은 학교급식센터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8월 중에 경북도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_ 권정훈 경북교육연대 대변인, 경산 ‘ㅈ’초등학교 행정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