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부터, 다음카카오에서 독립운동가 이육사 웹툰 연재
올해 경주 팔우정에 작업실 내고 작품 활동 전념

 

△ “웹툰 이육사”. 그림 천명기 (출처 성남문화재단).

△ “웹툰 이육사”, 그림 천명기. (출처 성남문화재단)

 

천명기 작가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성남문화재단이 진행하는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웹툰 연재를 앞두고, 경주 팔우정 가까운 작업실에서 저항시인 이육사를 그리는 천명기 작가를 만났다. 


웹툰 프로젝트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이번 웹툰 프로젝트는 아주 큰 프로젝트예요. 성남문화재단에서 2년 전부터 준비했다고 해요. 독립운동가 33인의 삶을 그리는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에 33명의 작가 중 한 명으로 작업을 하고 있어요. 프로젝트에서 소개하는 독립운동가 중에는 김구 선생님, 이봉창, 윤봉길 의사 같은 유명한 분들도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도 많아요.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 기획 총괄을 맡은 이도헌 작가님한테 연락이 왔어요. “너는 국문과 나왔으니, 이육사를 그려보라”고 해서, 처음에는 당황했죠. 그래서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했고, 제가 알던 모습과 다른 이육사를 만났어요. 

전체 내용은 이육사 시인의 생애 마지막 1년이에요. 이육사 선생은 17번 감옥에 가요. 그리고 마지막 17번째는 서울에서 체포되는데, 조사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 베이징으로 이감이 돼요. 서울에서 체포되었는데 왜 베이징으로 이감했을까 하는 의문이 이번 이육사 작품의 핵심이에요. 

연보 상에는 1943년 1월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7월에 한국에 들어와서 잡혀요. 베이징으로 이감 가서 1944년 1월, 중국 감옥에서 순국하게 돼요. 왜 잡히게 되었는지, 왜 이감됐는지 이런 게 전혀 나오지 않아요. 그런 부분은 저의 상상력으로 채워 넣어야 하는 거죠. 시놉시스는 완성되어 있고, 연작마다 구상도 마무리되었어요. 24화 안에 다 담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작품 주인공 이육사는 어떤 인물인가요?

이육사 선생은 경북 안동 도산면에서 태어나요. 그리고 20대 초반에 가족이 대구로 이사한 뒤 형제들과 함께 의열단에 가입해요. 1927년 10월 장진홍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사건에 연루되어 삼 형제가 함께 잡혀가면서 처음 옥고를 치릅니다. 1931년에는 광주학생항일투쟁과 관련하여 대구격문사건으로 잡히기도 합니다. 

이렇게 16번을 잡혀가는데, 일제 경찰의 혹독한 고문에 굴하지 않고 이겨냅니다. 그때만 해도 잡혀가면 심한 고문을 받는데, 끝까지 발설하지 않고 그냥 나와요. 그 무지막지한 고문을 이겨내고 발설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죠.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이육사가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1기 졸업생이라는 사실이에요. 사격도 잘하셨다고 해요. 그 후로도 수차례 일제 경찰에 체포되는데, 일제 경찰의 기록에도 ‘요주의 인물로 수배 중’이란 기록과 ‘배일사상, 민족자결, 조선독립을 몽상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와요.

그런데 1943년 7월 모친과 형의 소상(小喪)에 참여하기 위해 귀국했다가 검거되어 베이징으로 압송이 되고, 이듬해 1월 16일 베이징에 있는 일본 총영사관 감옥에서 순국해요. 이 공백이 바로 저의 몫이에요.


웹툰 작업에 대해 소개 부탁합니다.

작업은 11월 말까지 무조건 마무리를 해야 합니다. 전체 기획은 2년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지난 12월에 준비 들어갔으니 1월부터 작업을 시작했다고 봐야겠네요. 안동에 있는 이육사 문학관에도 가고, 따님인 이옥비 여사도 만나고 하면서 준비를 했어요. 

기본적인 연보는 나와 있어서 연보를 찾아서 하나하나 따라갔어요. 이육사를 따라갔더니 윤세주가 나오고, 윤세주는 김원봉과 연결되구요. 김원봉은 김구와 연결되더라고요. 저도 이 작업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많이 연구ㆍ조사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많이 알려지지 않았더라구요. 그래서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계속 채워가면서 작업을 할 계획이에요.


팔우정에 작업실을 마련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작업은 얼마나 진행되었나요?

제 고향이 산내면 우라리거든요. 경주에서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웹툰 작업 계약이 이뤄졌어요. 웹툰 작업 기간에는 작업실로 쓰고 이후 웹툰 갤러리 등의 공간으로 사용할 곳을 찾던 중 팔우정 이쪽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웹툰 작업이 끝나면 겨울인데, 그때가 되면 시간이 많아요. 외벽에 그림도 그리고, 갤러리도 꾸미고, 웹툰 교실을 운영할 생각이에요. 전시할 작품도 구상을 해두었는데, 요즘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들이 어렸을 때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다음 작품의 기초 작업도 해두었는데, 이 공간에서 만날 수 있게 될 거예요.

웹툰 작업은 전체 24화 중, 3분의 1정도 진행 되었어요. 1화는 욕심을 내다가 120컷을 그렸어요. 이제부터는 연재가 시작되는데, 정신없을 거예요. 하루에 10컷에서 15컷을 그려야 하는 작업이에요, 최선을 다해야죠. 작업이 끝나는 11월 말까지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작업에만 집중할 거예요. 1층 타코야끼 카페(숫자 ‘⑧’이 적힌 간판이 걸려 있다)까지만 찾아오세요. (웃음)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인기 있는 연재가 되면 좋겠지만, 이번에 연재되는 웹툰은 독립운동가의 삶이잖아요. 이육사 시인만이 아니라 독립운동가 33인의 불꽃 같았던 삶을 되돌아보고, 그들의 피와 땀이 만들어낸 우리의 오늘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랬지만, 우리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어요. 누구에게 물어도 김구 선생이라든가 김좌진, 안중근, 유관순, 윤봉길 등 10여 명 정도 떠올릴 거예요. 실제 독립운동을 한 사람은 수만, 수십만 명이고, 이름도 없이 참여한 수많은 분들이 계시거든요. 

고달프고, 힘들고, 앞이 안 보이고, 일본 경찰에 쫓겨 가면서 독립운동을 하신 거잖아요. 어떤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봐요. 암울하고 외로웠을 거잖아요. 그것만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좋겠어요. 

많이 늦었지만, 독립유공자로 국가보훈처 서훈을 받은 분들이라도 대중화해야 해요. 지금부터라도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고 연구되었으면 좋겠어요.

 

공식적인 인터뷰를 마친 후에도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준비 과정에서의 고민과 작품 이야기를 들려주던 그의 눈빛에서 이육사 그리기에 혼신을 다하는 작가의 기운이 느껴졌다.

 

작업실에서 만난 천명기 작가

 

< 천명기 작가 >

경주시 산내면 우라리에서 태어나, 대학 시절 학보사 시사만화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졸업 후 생계를 위해 생활정보지 시사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지역 신문사에 입사하여 시사만평을 그렸지만, 일간지 편집 방향과 맞지 않아 1년 만에 ‘강제퇴사’ 했다. 

7년간 프리랜서 활동을 하다 대구 방천시장의 김광석 길에서 공방을 꾸려 17명의 다양한 예술인들과 함께 활동을 시작했고,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의 성공과도 함께 했다. 이후 경산에서 생활하다, 지난 2월 팔우정 근처 쪽샘지구에 작업실을 내면서 고향인 경주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는 성남문화재단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역사 속 잊혀져 있던 독립운동가 33인의 치열했던 투쟁의 발자취를 웹툰으로 담아내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준비에 들어가 다음카카오에 8월 8일부터 연재된다. 독립운동가 33인의 치열했던 투쟁의 발자취가 24화로 소개될 예정이다.

고광순, 권기옥, 김구, 김마리아, 김산, 김상옥, 김알렉산드라 스탄케비치, 김용환, 김원봉, 김익상, 나운규, 남상목, 박상진, 신채호, 안경신, 안규홍, 윤봉길, 윤세주, 윤치장, 이명하, 이봉창, 이육사, 이태준, 윤희순, 정정화, 조명하, 조소앙, 최재형, 한백봉, 허은, 홍범도, 황애시덕, 가네코 후미코 등 독립운동 열사들의 발자취를 그린다.

권가야, 권숯돌, 김광성, 김금숙, 김성희, 김수박, 김연승, 김은희, 김재성, 김재연, 김진, 김현민, 류량, 명랑, 박건웅, 박명운, 박찬호, 백성민, 별구, 손상민, 송동근, 신얼, 양광민, 오자유, 유대수, 이규석, 이루다, 이모키, 이상훈, 이정헌, 장희, 전세훈, 정기영, 정용연, 조명원, 조석신, 차성진, 차현진, 천명기, 최인선, 허영만, 홍혜림, Nicky 작가가 참여한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독립운동가 웹툰프로젝트 캐릭터 전 홍보 리플릿. 성남문화재단
△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독립운동가 웹툰프로젝트 캐릭터전 홍보 리플렛. (출처 성남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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