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결사반대 김천시민 촛불 800번째를 보내며

 

△ 800회 사드철회 김천촛불-평화광장 사람들<br>
△ 800회를 맞은 사드 배치 결사반대 김천시민 촛불집회에서, 평화광장 사람들.

사드가 성주에 배치된다는 소문과 함께 성주군민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던 그때였다.

옆 동네에 사드가 배치된다는데, ‘김천에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성주와 함께 해야한다’는 생각에 김천에서도 촛불을 들기로 한 것이다. 

그리하여 두 팔을 걷어붙이고 시작한 날이 2016년 8월 20일. 2천여 명 이상의 김천시민이 강변공원에 모여 처음으로 사드 반대 집회를 열었다.

그즈음 사드는 전국 10개 도시를 돌고 돌아 롯데골프장이 자리한 성주 소성리에 배치한다는 소문은 사실로 되었고, 김천은 매일 매일 김천역 평화광장에서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다. 그리고 오늘까지 촛불을 들고 있다.

 

△ 800회 간식 : 따끈따끈한 찐 옥수수, 과일과 빵<br>
△ 800회 간식 : 따끈따끈 찐 옥수수, 과일과 빵

2년 이상을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촛불을 들면서 청와대 앞 1인 시위, 사드 철회 범국민 평화행동,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등등에까지 참여하다 보니 지팡이 짚고, 유모차에 기대어 나오셔서 광장 옆 철도사무실 건물에 기대어 앉아 계셨던 우리의 할머님들뿐만 아니라 다른 어르신들도 농사일에 저녁에는 촛불에 참여하시느라 병이란 병은 다 생기고, 있던 병은 더 심해져 갔다. 

젊은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마음의 병과 신체의 병이 온몸에 나타났다. 특히, 농소의 운영팀 사람들은 주요 수입원인 과일 농사 등을 포기해야만 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언제까지 들어야 할지 기한이 없는 기나긴 투쟁에서 끝까지 촛불을 들고자 지금은 1주일에 2번(수요일과 일요일 저녁에) 촛불을 드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 김천 촛불 율동맘의 흥겨운 몸짓.

 △ 소성리 민들레합창단 ‘사드야 가라’ 공연.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를 하면서 사드가 진짜로 어떤 의미(한미일 군사동맹과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구축 동시에 동북아 패권을 노리는)를 가졌는지 알게 되었고, 김천·성주뿐만 아니라 한반도 어디에도 배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몸으로 배우고 익히게 되었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황교안 국무총리 대통령 대리 시절에 북핵을 핑계로 신새벽에 사드를 막는 주민을 경찰 800여 명이 군사작전이라며 무자비하게 짓밟고 도둑처럼 들어와,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불법적으로 들여놓은 사드에 관해 ’정당한 절차(주민동의ㆍ국회 동의ㆍ환경영향평가 등)’를 밟아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말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박근혜 정부와 똑같이 경찰을 동원하고 주민을 짓밟으며 사드 포대 4기를 추가 반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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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맨 왼쪽부터) 원불교 최용정 교무 노래 공양, 해고 조합원 전원복직 합의를 알리는 공공운수노조 김천시통합관제센터분회 황미란 분회장, 김천관제센터분회 몸짓패 ‘하랑’의 공연 모습.

몸 밖에 없는 우리는 쏟아지는 빗속에서,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온몸으로 사드 반입을 막으며 사드는 단순한 무기체계가 아니라 전쟁을 일으키고 평화를 위협하는 무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믿어 달라는 정부에 대한 배신감, 좌절을 당당히 딛고 서서 우리는 이제 동네를 넘어 한반도의 평화, 동북아시아의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해 사드 철회 촛불을 들어야 하는 사명을 가지게 되었고 인권운동가로 평화운동가로 거듭나고 있다.

 

“그 시간을 무려 800일을 보냈다”

유모차에 앉아 부모님을 따라 나왔던 아기들이 광장을 뛰어다닌다. 유치원생이었던 아이들은 초등학생으로 자라서 엄마·아빠의 율동을 따라 하며, 투쟁의 중심에서 촛불을 든 광장 사람들에게 웃음과 힐링을 주는 존재로 성장했다. 

전국의 노조ㆍ단체와 한국을 넘어 외국에서까지 달려온 평화운동 단체들이 다녀간 그 시간의 흔적은 광장 곳곳에 배어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4개 단체(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대표자 인사.

지금 광장에 모이는 숫자는 얼마 되지는 않지만, 김천 곳곳에서 많은 분이 마음의 촛불을 함께 들고 계시리라 나는 믿는다. 또한, 전국의 수많은 평화주의자가 뜨거운 마음을 김천·성주 소성리로 모으고 있음을 느낀다.

앞으로 언제까지 촛불을 들어야 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투쟁은 즐겁게·행복하게·질기게·건강하게”라는 4개의 구호를 처음에 참 많이 했었다. 

지치지 않고 싶어서, 지칠 수 없어서,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무거운 미사일을 등에 지고 밝힌 이제 일상이 된 촛불은 삶 속에서 꺼지지 않고 빛날 것이다.

사드 철회되고 평화 찾는 그 날까지.

 

 


< 알려드립니다 >

2019년 9월 7일, 토요일 오후 3시 김천역 평화광장에서 ‘제10차 사드 철회 기지공사중단 범국민 평화 행동’ 집회를 합니다. 전국의 평화를 외치는 분들이 광장을 꽉 메우는 모습으로 뵙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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