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핵발전소에서 일했던 일용직 노동자의 혈소판감소증(골수이형성증후군, 백혈병 일종)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질병을 인정했다.

이는 방사선 관련 종사자가 1년 누적 기준치 50밀리시버트 미만에 노출됐지만, 골수이형성증후군은 저선량 피폭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 인정을 받은 노동자 A 씨는 2009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543일 동안 경주 월성핵발전소 1호기 설비 개선 공사 때 원자로 압력관(핵연료봉이 들어가는 관) 교체 작업을 수행했다. 이 기간 동안 A씨의 방사선 피폭량은 2009년 누적 선량 24.83밀리시버트(mSv), 2010년 누적 선량 16.61mSv로 기록돼 있다. 이 선량은 0.1mSv 이하의 선량은 기록되지 않은 것이며 계측기에 기록된 것만 취합한 선량이다.

이후 A 씨는 2015년 11월경부터 코피가 나면 멈추지 않고 6시간 이상 지혈되지 않는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

 

△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 탈핵신문

A 씨는 2016년 1월 울산대학교병원에서 혈소판감소증 진단을 받고 치료하다가, 2017년 5월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검사한 결과 이 병의 발생 원인이 ‘골수이형성 증후군’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법무법인 민심(서은경 변호사)을 통해 2017년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질판위) 심의를 통해 올해 7월 3일 업무상 질병을 인정받았다. 

이 사건을 대리한 서은경 변호사는 ‘방사선 모니터링 근로자의 백혈병 및 림프종으로 인한 전리방사선 사망 위험’ 국제 코호트 연구 논문을 질판위에 제출했다. 국제원자력연구(Inworks)는 프랑스, ​​영국, 미국의 핵산업계에서 1년 이상 종사한 30만 8297명을 다국적 코호트로 조사를 수행했다.

이 조사 결과 백혈병으로 인한 531건의 사망 중 281건(53%)은 피폭이 5밀리그레이(mGy) 미만 누적된 사람들에게서 일어났다. 상관관계는 만성골수성 백혈병,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순으로 높게 나왔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판정서에 “(신청자 A 씨는) 측정된 누적 선량이 종사자 1년 기준치인 50밀리시버트 미만으로 나왔으나, 골수이형성증후군의 경우는 저선량 피폭에도 발병한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있고, 미량이지만 내부피폭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작업 중 방사선 노출로 인해서 발병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용석록 탈핵신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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