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복도 차가운 대리석 바닥을 마주하고 앉은 톨게이트 점거 농성자들-300여명
△ 2층 복도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앉은 300여명의 점거 농성 노동자들
톨게이트 노동자들 직접고용 외치며 점거농성 돌입
△ 직접고용 외치며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9일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 승소 수납원 가운데 자회사 전환에 동의한 수납원을 제외한 노동자에 대해서만 직접 고용하겠다”라고 밝혔다. 노동자 갈라 치기, 노동자에 대한 협박은 톨게이트(나들목) 노동자들의 분노와 원성을 사는 데 더할 나위가 없었다.

이에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찾고자 한국도로공사 본사 2층 복도에서 약 300여 명, 사장실에서 20여 명이 점거 농성을 하게 되었다.

부리나케 달려가 제일 먼저 마주한 것은 119구급차량과 소방차, 그리고 경찰이었다. 이 차들이 왜 대기하고 있는 것인지, 그 뜻을 짐작했다. 참 씁쓸한 모습이다.

힘없는 노동자와 국민이 자본가와 국가 권력에 맞서는 방법은 오직 파업과 단결, 교섭권뿐이다. 이것은 국민의 대다수인 노동자에게 부여된 권리이자 생존권이다.

한국도로공사는 다른 사기업 자본가들과 마찬가지로 하청이나 다름없는 자회사를 두어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공사는 한 나라의 일차적 기반 시설(도로, 전기 설비 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면 대법원 판결에서처럼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직접 고용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2층 복도 점거 농성 노동자들 양쪽을 막은 경찰들
△ 2층 복도 점거 농성 노동자들을 막아선 경찰.
한국도로공사 정문을 막아 선 경찰들
△ 한국도로공사 정문을 막아 선 경찰들.

자회사 노동자들이 직접 고용을 외치며 점거 농성에 돌입하자 각 지역의 톨게이트 노동자들과 조합원들이 연대하고자 모여들었다. 그들이 도로공사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또 다른 노동자들이 막아섰다.

한국도로공사 본사 노동자들은 자기들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맞서고 있다. 이렇게 노동자들끼리 싸우게 한 것은 또 누구인가? 한국의 서글픈 현실이다. 도대체 왜, 경찰들이 하는 일을 노동자들이 나서 함께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들의 구호는 “우리 회사 우리가 살린다”이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노동자들이 도로공사 건물을 부수러 온 것도 아니고, 도로공사 직원들을 헤치러 온 것도 아니고, 도로공사를 망하게 하려고 온 것은 더더욱 아니다.

 

톨게이트 노동자와 연대자들을 막는 도공 노동자들
△ 톨게이트 노동자와 연대자들을 막는 도로공사 노동자들.
△ 1층 현관으로 속속들이 모이는 도로공사 노동자들.
△ 1층 현관으로 속속들이 모이는 도로공사 노동자들.

함께 살자는 것이다. 이 나라 국민이 최소한의 고용안정을 통해 먹고, 자고, 입는 것 걱정 없이 함께 잘 살아 보자는 것이다. 한 나라의 공기업이 비정규직을 대량 양산하고, 자회사를 두어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은 불법이라 나는 생각한다. 

지하철공사 외주 작업자의 죽음, 태안 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김용균의 죽음, 서울대 청소 노동자의 죽음… 그들 외에도 외주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은 아주 많이 있었다.

지난 8월 20일 이낙연 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그는 “서부발전은 산업재해 사망에 대해 원·하청 노동자 사이에 차등을 두었다고 한다"라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들의 죽음조차 비정규직이었다.

정의롭지 않은 고리를 과감히 끓자. 같이 살자. 서로 존중하고, 자기 능력대로 인정되고, 생존이 보장되는 사회로 가자. 함께 행복한 사회로 가 보자. 상생의 길로 가는 길, 그 길에 도로공사 노동자들이 함께하길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100년 통일 고속도로가 놓이고,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일은 함께 살아야만 가능한 것이다.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을 비롯하여 모든 노동자의 인식이 전환되기를 또한 바란다.

“대법원도 판결했다. 직접 고용 이행하라”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을 응원하며…

 

2019년 9월 9일 월요일

한국도로공사 점거농성장에서 속속들이 들어오는 톨게이트 노동자와 연대자를 뒤로하고 늦은 밤 집으로 가는 길, 무거운 마음으로

 

△ 한국도로공사 현관 앞에 모인 톨게이트 노동자와 연대자들. 비도 부슬부슬 오는데 노숙 투쟁을 해야한다.
△ 한국도로공사 현관 앞에 모인 톨게이트 노동자와 연대자들. 비도 부슬부슬 오는데 노숙 투쟁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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