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길러지는 꽃이 아니다. 사람이다”
“우리는 길러지는 꽃이 아니다. 사람이다”
  • 아리
  • 승인 2019.09.1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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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맨날 반말이야 중 글, 김정하 /그림, 이상윤) 장애와 인권발바닥행동 자료제공
▲ 자료 제공 :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서울에서 열린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법 제정을 위한 결의대회에서 “우리는 꽃이 아니다, 사람이다!”라는 의미를 담은 기사 제목을 봤고, 그게 가슴을 콕 하고 찔렀다. 결의대회에서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의 활동가는 말했다. 

 

“탈시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반이 만들어져야 한다. 신규 입소를 금지하고,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법을 제정해야 한다. 지금 시설 거주인들은 개인의 존중이 없는 삶을 살다 죽는다. 탈시설 정책이 없는 지역에서 자립 생활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다. 국내에서 제일 큰 시설이 꽃동네다. 사람이 화단에 심은 꽃인가?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성공하고, 실패하고, 우정을 느끼고 존재하며, 사람으로 인정하는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거주시설 입소 경위에 대해 비자발적 입소는 ‘67.9%’, 자발적 입소가 ‘14.3%’로 나타났다. 

비자발적 입소 사유로는 응답자의 44.4%가 “가족들이 나를 돌볼 수 있는 여력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그다음으로는 “잘 모르겠음(21.5%)”, “다른 시설에서 살고 있었는데 이 시설로 보내서(12.9%)” 순이었다.

시설 퇴소 희망 여부를 물었을 때는 거주인의 42.6%가 “시설에서 나가서 살고 싶다"라고 했다. 즉시 나가서 살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54.8%였다. 이 결과를 보면서 ‘탈시설 정책이 시급하다’라고 느꼈다.

 

▲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중증장애인거주시설 및 정신요양시설 실태조사” 결과 재구성.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자유와 안전을 누릴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중증장애인거주시설 및 정신요양시설 실태조사” 결과를 재구성했다.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자유와 안전을 누릴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 편집 아리.

경북지역에는 탈시설 정책과 공공 서비스 체계가 여전히 부족하다. 시설 퇴소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정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주거지와 금전 마련 등의 지원은 민간기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2017년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을 하는 대구지역 민간기관에서 경산에 거주하는 이용자에게 서비스 제공을 중단한다고 하면서, 장애인 이용자들이 경산지역에 있는 기관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이 사건을 통해 민간에서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을 운영했을 때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이나 시간이 적은 장애인은 활동지원사를 배치받기 어려웠다. 활동지원사 연결이 어려운 원인을 활동지원기관에 문의해보니 “대기 중인 활동지원사가 중증 장애인에게 활동지원을 안 하려고 해서 인력 배치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민간기관에서 활동지원사의 적은 임금과 바우처 제도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활동지원서비스가 필요한 장애인 당사자에게 부담을 주는 것처럼 보였다. 

시설 거주인들은 억압으로 시설 안에서 단 한 번도 주체성을 갖고 살아 본 적 없고, 사회적 관계망도 부족하다. 그래서 사회적 관계망이 없는 장애인에게는 지원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탈시설을 지원하는 민간센터에서 보조금 사업의 성과 및 실적이 우선되면 탈시설을 권리가 아닌 장애인 개인의 역량으로 평가하게 된다. 민간에서는 보조금 없이 운영이 안 되기 때문에, 성급하게 관계를 형성하려다 보니 관계 우선이 아닌 지원 위주로 하게 된다.

또한, 탈시설 후에도 주거·금전·활동 지원 등에 여러 복지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래서 공적으로 운영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정부가 보호라는 명목으로 수십 년간 사회로부터 격리된 시설이라는 화단을 만들고, 장애인들의 삶을 쉽게 통제해왔다. 그렇게 지나가면 지나가는 대로 밟히는 길가에 꽃처럼 배제되는 삶이 시설 거주 장애인의 일상이었다. 

연약하고 순수한 ‘꽃’ 같은 존재가 아닌, 지역사회 시민으로서 기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증증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법을 제정하고, 하루라도 빨리 탈시설 정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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